우리금융, IT 개편으로 비금융 신사업 강화…"성과로 보여주겠다"

김도엽 기자 2024. 1. 1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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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IT 거버넌스 개편방안/자료=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이 그룹사의 IT 부문 운영방식을 그룹사 간 위·수탁 방식에서 개별회사가 직접 수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디지털 역량 제고를 통해 비금융 신사업 진출을 위한 동력도 강화했다.

옥일진 우리금융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은 11일 오전 우리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은행과 우리카드가 IT 업무를 자회사인 우리FIS에 위탁하지 않고 직접 수행하도록 개편했다"고 말했다.

IT 업무 개편을 위해 지난해 말 우리금융은 우리FIS 직원 950여 명 중 780여 명을 우리은행, 170여 명을 우리카드 소속으로 이적시켰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이번 개편을 통해 개발 기간이 최대 50% 단축되며, 외주 개발 최소화와 중복요소 제거에 따라 연간 150억원 수준의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또 은행, 카드 등 그룹사의 자체 IT 개발역량 강화를 통해 △New WON 슈퍼앱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생성형AI/빅데이터 △디지털자산(STO/CBDC) 등 핵심 디지털 사업의 동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마포구 상암동 우리FIS에 있던 은행과 카드의 IT 개발인력이 각각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과 종로구 중학동 우리카드 본점으로 오면서 개발과 기획의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옥 부사장은 "상암동 우리FIS에서 은행과 카드 본점까지는 1시간 가량 걸렸는데 물리적 격차를 해소했다"라며 "이전 후 일주일 동안 현재까지 사고나 장애가 단 한 건도 없어 초기정착은 성공적이다. 향후 화학적 통합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IT 거버넌스 개편을 기점으로 비금융 신사업 부문의 추진 동력도 제고됐다. 우리금융은 구체적으로 모빌리티, 부동산, 통신, 유통, 여행 등 분야에서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과 제휴를 논의 중이며 일부 사업은 직접 추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빌리티 등 검토 중인 신사업 분야가 금융 고객 관점에서 IT 기술의 발전에 따라 금융 부문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고 봤다.

옥 부사장은 "필요한 경우 전략적 제휴를 위해서 지분 투자와 JV(조인트 벤처) 설립도 진행할 수 있다"며 "특정 업종은 우리금융이 직접 추진하는 것도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6월 우리금융캐피탈은 타다대우상용차와 합작사를 설립해 자동차 금융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한 바 있다.

실제 국내 금융권에서는 IT·디지털 부문의 강화로 모빌리티 분야에서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 통신 부문에서는 KB국민은행의 알뜰폰 'KB리브모바일' 등이 새로운 비이자수익 창출 모델로 제시된 바 있다.

디지털 부문을 중심으로 신사업 동력 확보를 위해 조직개편도 진행했다. 지주의 디지털 혁신 부문 내에 신사업 기능을 이관했다. 또 은행의 경우에는 디지털 그룹 내에 신사업 제휴 추진부를 설립했다.

전략적 제휴를 통해 월간 활성 고객수(MAU)를 늘리겠다고도 밝혔다. MAU는 금융 소비자들이 영업점 방문보다 비대면 방식의 서비스를 선호하며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주요 성과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경쟁사인 KB국민은행의 MAU는 1100만명을 넘어섰고 신한은행도 10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옥 부사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은행의 MAU가 820만명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비금융 플랫폼 사업자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신규 고객을 유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측은 이번 IT 운영방식 개편을 위해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의 사례를 벤치마킹했다고 설명했다. DBS는 2016년 IT 운영방식을 자체수행(Insourcing)으로 전환한 후 도약의 전기를 맞았다. 시가총액은 2.2배 증가했으며 디지털 기술력을 앞세워 인도,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시장 개척에도 성공했다.

옥 부사장은 "본격적으로 디지털 전쟁에 뛰어들었고 이제 앞서 나갈 준비를 마련했다"며 "올해는 본격적으로 성과로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11일 오전 우리금융 본사. 옥일진 우리금융지주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이 우리금융의 IT 거버넌스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김도엽 기자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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