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해변으로 이름난 삼척, BTS 조형물 다 빠지는 이유
방탄소년단(BTS)의 앨범 재킷 사진 촬영지로 유명해 ‘BTS 해변’으로 불리는 강원 삼척 맹방해변에서 BTS 관련 조형물들이 모두 철거된다.
11일 삼척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맹방해변 BTS 포토존에 설치된 조형물을 이달 중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연말 BTS 소속사 하이브 측에서 삼척시에 지식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관련 조형물을 모두 철거해 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하이브는 “삼척시는 맹방해변에 당사의 등록 상표인 ‘BTS’와 아티스트의 성명, 저작물 등을 허가 없이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해당 지역에서 당사의 지식재산권 관련된 물품을 모두 철거해 달라”고 요구했다.
맹방해변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1위를 차지한 BTS의 대표곡 ‘버터’의 싱글 표지 촬영지다. 삼척시는 2021년 맹방해변에 앨범 재킷 콘셉트인 파라솔과 선베드, 비치발리볼 시설, 서핑보드 등을 그대로 복원했다. 이후 방문객이 급증했다. 한국관광공사가 내비게이션, 카드사 매출 등을 기준으로 산출한 강원권 중심관광지 순위에서 맹방해변은 포토존 설치 전인 2020년 14위에 불과했지만 BTS ‘버터’ 앨범이 발매된 2021년에는 6위로 뛰어올랐다. 포토존 설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2022년에는 3위까지 올랐다.
그만큼 BTS 포토존은 삼척지역의 대표 관광자원으로 여겨져 왔다. 지난해 10월에는 5000만원을 들여 BTS 포토존 시설을 재정비하는 등 지금까지 보수‧유지에만 1억원 상당의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정부 부처‧지자체‧공공기관 등에서 당사 소속 아티스트 이름 등 당사의 지식재산권을 이용하는 거리 조성, 조형물, 벽화 제작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허가하지 않고 있다”며 예외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아티스트 지식재산권 보호와 더불어 관리 소홀로 인해 설치물들이 노후되거나 훼손될 경우 아티스트 이미지에도 좋지 못하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하이브는 관광산업 활성화를 염두에 둔 지자체의 지식재산권 활용 요청에 지금까지 한 번도 응하지 않았다. 광주 북구청이 BTS 멤버 제이홉의 이름을 딴 ‘제이홉 거리’ 조성을 시도한 적이 있긴 하지만, 소속사 측과 사전 협의 없이 이뤄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무산됐다.
한적했던 해변을 북적이게 만든 BTS 조형물 철거 소식에 지역 주민들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다만 가요계에서는 소속사의 허락 또는 양해를 구하지 않고 관광객 유치용 조형물을 설치하는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척시 관계자는 “소속사가 워낙 강경한 입장이라 조만간 조형물 철거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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