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진 않지만…”, 4연승 OK금융그룹의 ‘숨은 영웅’ 리베로 부용찬

배재흥 기자 2024. 1. 11.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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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부용찬이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리시브하고 있다. KOVO 제공



“눈에 띄진 않지만….”

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은 지난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와 원정 경기에서 세트 점수 3-1로 승리한 뒤 리베로 부용찬(35)을 콕 집어 칭찬했다. 오기노 감독은 “이민규가 부상한 이후 주장을 맡은 부용찬이 선수단을 잘 이끌고 있다”면서 “연습 때 특히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려고 노력하는데, 다른 선수들도 부용찬을 보고 더 잘하려는 의지가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단순히 훈련 분위기만 좋아진 것이 아니다. 지난해 12월29일 대한항공전부터 이날 우리카드전까지 4연승을 질주한 OK금융그룹은 승점 33점(12승10패)을 쌓아 리그 4위로 뛰어올랐다. 3위 대한항공(승점 38점·12승10패)과 승점 격차도 5점으로 줄였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OK금융그룹의 지휘봉을 잡은 오기노 감독은 부임 이후 늘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새로운 디그, 블로킹 시스템을 확립하는 데 주력했다. 곧장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연승의 시작점이었던 지난해 대한항공과 경기 전까지는 6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오기노 감독은 “어떤 상황에 누가 수비를 하러 갈 것인지, 블로킹에는 몇 명이 참여할 것인지 등 기존 한국 배구 스타일과는 다른 디테일한 훈련을 한다”며 “팀이 추구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선수들이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용찬(가운데)과 OK금융그룹 선수들이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KOVO 제공



부용찬은 오기노 감독의 설명처럼 OK금융그룹이 추구하는 배구를 코트에서 잘 구현한다. 최근 그는 안정적인 리시브와 끈질긴 디그로 득점 기회를 창출하는 데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우리카드전에서도 그는 리시브 13개와 디그 12개를 기록했다. 오기노 감독은 “부용찬 덕분에 서브 득점을 허용하는 일이 줄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부용찬은 코트 밖에서도 ‘리더’의 역할을 모자람 없이 하고 있다. 특히 그는 ‘주포’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의 멘털 관리도 옆에서 돕고 있다. 레오의 부진과 함께 팀이 긴 연패에 빠지자, 부용찬은 레오의 방에 직접 찾아가 대화를 시도했다고 한다. 그는 “책임감을 조금 더 느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며 “이후 레오가 동료들에게 저녁을 샀고, 훈련 때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레오는 당시를 떠올리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뒤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끔 최대한 노력했다”고 전했다. 레오는 이날 경기에서 양 팀 최다 36점을 기록했다.

부용찬은 “주장을 맡은 뒤 선수 개개인을 더 관리해주려고 한다. 원래 목소리를 많이 내던 터라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웃으며 “코트 안에서는 감독님이 바라시는 것처럼 팀에 에너지를 더 불어넣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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