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 끼고 다니며 알려줘” 레전드 잠수함의 부탁…마지막이 다가오는 불혹 2루수, 캡틴 후계자로 생각한 선수는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4. 1. 1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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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정신적 지주’ 박경수의 뒤를 이을 차기 캡틴은 누가 될까.

KT 위즈 불혹의 내야수 박경수는 2024년에도 KT 캡틴으로 그라운드를 밟는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만났던 박경수는 “감독님께서 주장을 하는 조건으로 연장 계약을 제안해 주셨다. 개인적으로 감사하다. 연장 계약을 제안해 주셔서 더욱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한다. 야구 선수는 야구를 잘 하는 게 우선인 만큼, 비시즌 최선을 다해 몸을 만들려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사진=MK스포츠 DB
2014시즌 종료 후 4년 총액 18억 20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KT로 넘어온 박경수는 KT에서 꽃을 피웠다. KT에서만 1105경기에 나서 타율 0.255 785안타 118홈런 472타점 391득점을 기록했다. 2015시즌부터 2020시즌까지는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2018시즌에는 데뷔 후 최다 25홈런을 때렸다. 2021시즌에는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과 함께 부상 투혼을 선보이며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몇 년 사이 공격에서는 힘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수비력은 여전하다. 또 주장으로서 후배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다. 현재로서는 대체불가한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리더. 2016년부터 2018년, 2022년부터 지금까지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코칭스태프도 박경수의 존재감을 대체할 선수가 없다고 보고 있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박경수만을 바라볼 수는 없는 노릇. 2루 수비, 플레이만 놓고 보면 지난해 말 전역한 천성호와 오는 6월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심우준이 있다. “2024년에 우준이가 돌아오고, 천성호라는 선수도 상무에서 굉장히 잘하고 돌아왔다”라는 게 박경수의 말이었다.

박경수. 사진=천정환 기자
그러나 주장은 또 이야기가 다르다. 그라운드 안팎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 야구를 잘하는 건 물론이다. 팀을 이끌 줄 알아야 하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사이의 가교 역할도 할 줄 알아야 한다. 또 팀의 역사를 이해하고, 동료들에게 때로는 조언을 때로는 쓴소리도 할 줄 알아야 한다. 팀을 위해 선한 역할을 맡을 때도 있지만, 악역을 맡아야 할 때도 있다. 신경 쓸 게 많다.

박경수 역시 생각하고 있는 차기 주장이 있을 터. 박경수는 “지금 젊은 친구들 중에서는 (배)정대”라고 이야기했다.

성남고 출신인 배정대(29)는 2014 2차 1라운드 3순위로 LG 트윈스 지명을 받은 뒤 2015년부터 KT에 몸을 담고 있다. KT에서 740경기 타율 0.264 542안타 34홈런 238타점 319득점을 기록 중이다. 2020시즌부터 2020시즌까지 3년 연속 전 경기 출장이라는 기록을 달성한 철인이다.

지난 시즌은 시즌 개막 전 불의의 부상으로 출발이 늦었지만 6월 2일 돌아와 97경기 타율 0.277 86안타 2홈런 38타점 48득점을 기록했다. 주전 중견수로 활약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더했다. 플레이오프서 5경기 타율 0.375 6안타 2홈런 8타점 4득점, 한국시리즈 5경기 타율 0.375 6안타 2타점 4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배정대. 사진=천정환 기자
박경수는 “일부러 정대를 부주장도 시켜놓고, ‘이것 좀 해줘, 저것 좀 해줘’라고 부탁을 많이 하고 있다. 감독님께서도 ‘네가 옆에 끼고 다니며 알려줘’라고 하시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경수는 지난 시즌 넘어온 김상수도 주장 후보군으로 포함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이강철 감독의 존재라고. 박경수는 “감독님 같은 분이 계셔야 우리 팀은 돌아간다. 감독님이 주장, 베테랑들과 소통을 원활하게 하셨다. 덕분에 나도 좋았다.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생각이 들 정도로 감독님 방에 자주 갔다. 물론 그게 선을 넘으면 안 된다. 감독님이 주장의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해 주시면, 나 역시 선수들에게 책임감 있게 말을 할 수 있게 된다”라고 말했다.

박경수의 마지막은 다가오고 있다. 언젠가는 박경수의 뒤를 이을 주장 재목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이를 생각하기 전에 박경수는 다가오는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는 “늘 내려놓을 준비를 하고 야구를 한다. 내가 더 노력해야 한다. 중요한 부분이 주장 역할인데, 내가 해왔던 거 그대로 하면서 팀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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