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운의 ‘퀴즈’…“아이돌·트로트 양분화, 나 같은 사람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MK★인터뷰]
“정신없이 보냈던 데뷔 초…정신 차리니 데뷔 7주년”
타이틀곡 ‘Quiz’ “선우정아와 협업, 고등학교 때부터 정말 좋아했다”
가수 정세운이 20개월의 공백기를 깨고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지난 4일 여섯 번째 미니 앨범 ‘Quiz’(퀴즈)를 발매한 정세운은 미니 앨범임에도 정규 앨범 못지않은 풍성한 8곡을 들고 컴백했다. ‘나’라는 존재를 찾아 새로운 여정을 떠나는 앨범의 타이틀곡 ‘Quiz’는 세상 모든 것에 의문을 가진 정세운이 자신의 방식 대로 해답을 제시하는 미디엄 팝 스타일의 곡이다.
“정규앨범으로 생각하고 작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곡 수는 8곡이지만, 정규는 부담스러운 느낌이 있지 않나. 명함같은 느낌이니까. 정규를 하면 구상하고 만들고 했을 것 같다. 처음부터 미니 앨범을 생각하고 만들게 돼서 미니 앨범을 선보이게 됐다.”
정세운은 아직 정규 1집 뿐이다. “요즘에 제가 생각하는 것은 정규랑 미니 앨범의 차이가 희미해진다고 느꼈다. 아무리 좋아하는 뮤지션이 10곡을 내도 ‘그 자리에서 다 들을 수 있냐’고 물었을 때 저도 아닌 것 같다. 정규의 의미가 있으니까 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앨범을 미니앨범으로 생각했고 공백이 길지도 몰랐다.”
고등학생부터 좋아했던 뮤지션과 협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제가 정말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뮤지션이다. 인터뷰를 통해 여러 번 이야기해서 선우정아 님도 알게 되셨고, 그 이후로 라디오 등에서도 만나며 조금씩 접점이 생겼다. 선우정아 님이 ‘버팔로’라는 곡을 냈는데, 소띠들에 대한 곡이다. 같은 소띠라 저에게 피처링을 요청해주셔서 수락했는데, 그때 자신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을 주셨다. 지금이라면 내가 같이 작업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예전에 함께 작업을 했어도 좋았겠지만, 스스로 배우는 것이 적었을 것 같았고, 지금이 딱 적기 같았다. 곡 작업을 함께 해보고 싶다는 연락을 드렸는데 흔쾌히 수락해 주셔서 함께 작업을 하게 됐다.”
중독성 넘치는 팝송 ‘sharpie’(샤피)는 미국 얼터너티브 팝 밴드 Nightly(나이틀리)와 함께 협업한 곡이다. 해외 아티스트와 첫 협업은 새로운 도전이었을 것 같다.
“해외 아티스트와 협업하고 싶다고 회사에 말했고 회사에서 연결해준 팀이 나이틀리였다. 함께 작업하면 재미있게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도 순탄하게 작업이 이뤄졌다. 짧은 영어 실력이지만 줌으로 대화도 나누고 연락을 서로 주고받았다. 이 곡의 의미는 사실 제가 이번 앨범에 이미지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가져갔다. 짧은 머리를 중학생 이후로 처음 해봤는데, 그런 것을 비롯해 예측 불가능한 재미를 주고 싶었다.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해외 아티스트와도 협업하고 영어 가사를 쓰기도 했다.”
“연필로 쓰는 걸 제가 좋아해요. 종이에 연필로 쓰는 감성이 있거든요. 놓칠 수 없는 감성을 좋아해서. 그리고 제 이미지가 도시, 일렉이랑 잘 안 어울리지 않나. 수필, 연필이랑 잘 어울려서 회사에서도 좋아하고 저도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앨범 만들 때 활용하는 편이다. 가사 작업을 할 때 쓰거나 썼던 낙서를 모아서 앨범에 녹였다.”
“손가락 안무는 챌린지를 겨냥했다. 챌린지가 필수부가한 항목이 됐더라. 쉬는 동안 챌린지를 생각하게 됐고, 손 안무를 넣는 게 어떠냐고 해서 챌린지도 찍고 음악방송에서도 보이는 색채가 강한 무대다 보니까 그런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손안무를 넣었다. 챌린지는 저는 만나는 사람마다 물고 늘어질 거다. 파이팅 해서 용기내서! 그런 걸 먼저 하는 성격이 아닌데 꼭 해보고 싶고 저랑 안 어울리는 힙합 뮤지션을 만날 기회가 있으면 찍어보고 싶다.”
“오히려 그게 그래도 나 같은 사람은 한 명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이쪽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분명히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양분화된 음악에서 제 음악이 독특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긍정적으로 다 생각하려고 하고 있다.”
“저는 팀 정세운이라는 별명이 있다. 댄스 담당, 보컬 담당, 색소폰, 라디오, 작가 담당. 제가 책도 썼다. 그런 면에서 정말 다양한 모습이 있는 것 같다. 사실 저는 한정적인 사람이었거든요. 멀티테스킹이 안되는 사람인데 계속 변화의 계기가 찾아왔다. 거절하고 제껏만 하면 되는데 저는 다 받아들였다. 그러다 보니까 빨간색만이 아닌 초록색도 낼 수 있는 것 같다. 악기도 하니까 그게 저의 색채인 것 같다. 발라드로 나오든 댄스로 나오든 이상하지 않은 게 저의 색깔이었으면 한다. 여러 가지 하면 어중간할 수 있는데 깊은 색을 내는 것이 제가 지향하는 부분이다.”
정세운에게 유의미한 해가 될 것 같다. 벌써 데뷔 7주년이다. ‘K팝스타’부터 ‘프로듀스 101’ 시즌2, 솔로 데뷔까지 바쁜 활동을 되돌아본다면, 그 7년은 어떤 의미일까.
“정신없이 보냈던 것 같다 데뷔 초에는. 적응하기 바쁘고 나 스스로에 대한 정리하는 게 부족했던 것 같다. 여유로워지고 적응도 되니까 정신 차리니까 7주년이 됐더라. 앞으로도 빨리 흘러가겠지만 흘러가는 속에서 제가 때로는 하기 싫은 걸 마주해도 해낼 수 있어야 한다. 저는 늘 변화를 선택했는데 바람이 불더라도 새롭게 시도를 계속할 것 같다. 그럼에도 뚝심이 생긴 것 같다.”
“5개 국어 목표에서 영어를 하고 있다. 영어 다음을 찾아보고 싶다. 각 언어당 5년씩 보고 있다. 영어가 완벽하진 않지만(웃음). 음악적으로도 계속 공부하는 게 목표다. 음악이 2024년에도 재미있었으면 한다. 음악을 계속하면서 재미를 느끼기도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다행히 아직 음악이 재미있어서 2024년에도 이어지고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지금은 저라는 음악을 만들지만 먼 미래에는 하나의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고 아티스트를 만드는 것으로 확장되지 않을까, 근데 너무 먼 미래다. 회사는… 쉽지 않을 것 같고 레이블을 꿈꾼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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