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력 로봇 입은 60대, 북한산 등반 수월해졌다

이병철 기자 2024. 1. 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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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남성이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웨어러블(wearable·착용형) 로봇을 입고 젊은 사람에게도 쉽지 않은 등산 코스를 정복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이번 챌린지를 통해 다양한 보행환경에서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근력 보조가 가능하다는 실험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초경량·고출력 웨어러블 로봇 구동 기술과 맞춤형 AI 근력 보조 기술을 융합해 근력이 부족한 고령자의 일상 보조, 재활, 운동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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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KIST 책임연구원, 착용형 로봇 개발
걷는 동작 실시간 분석해 다리 근력 보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이 개발한 보행 보조 웨어러블 로봇 '문워크-옴니(MOONWALK-Omni)'를 착용한 한 고령자가 북한산 영봉 정상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

60대 남성이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웨어러블(wearable·착용형) 로봇을 입고 젊은 사람에게도 쉽지 않은 등산 코스를 정복했다. 웨어러블 로봇이 나이가 들면서 떨어지는 보행 능력을 보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종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연구단 선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11일 웨어러블 로봇 ‘문워크-옴니(MOONWALK-Omni)’를 입은 고령자가 북한산 정상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문워크-옴니는 초경량 웨어러블 근력 보조 로봇이다. 사용자의 움직임을 예측해 다리 근력이 부족한 고령자의 재활과 일상생활을 돕기 위해 개발됐다. 4개의 고출력 구동기를 사용해 사용자의 다리 근력을 최대 30%까지 보조해 보행을 돕는 방식이다.

기존에도 이미 웨어러블 로봇이 개발돼 있으나 부피가 크고 무거워 병원에서 환자의 재활에만 사용할 수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 수준의 가벼운 무게로 만들어져 쉽게 입고 벗을 수 있게 했다.

연구진은 일상 생활에서도 문워크-옴니로 고령자의 활동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검증하기 위해 웨어러블 로봇 챌린지를 기획했다. 젊은 시절 등산을 좋아하던 65세 고령의 참가자에게 문워크-옴니를 입히고 북한산 영봉을 등산하게 했다. 영봉은 해발 고도 604m로 비교적 쉬운 코스로 꼽히나 다른 산과 비교하면 등반이 쉽지 않은 곳이다.

문워크-옴니를 착용한 참가자는 안전하게 북한산 영봉 등산에 성공했다. 이 참가자는 “젊었을 때부터 즐기던 등산을 포기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편안하게 산을 오르니 10년, 아니 20년은 젊어진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인공지능(AI)이 사용자의 보행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경사가 완만한 흙길, 험한 바윗길, 가파른 나무계단, 불규칙한 돌계단처럼 다양한 환경에서 안전하게 근력을 보조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번 챌린지를 통해 복잡한 일상 환경에서 웨어러블 로봇의 성능과 신뢰성을 검증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이번 챌린지를 통해 다양한 보행환경에서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근력 보조가 가능하다는 실험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초경량·고출력 웨어러블 로봇 구동 기술과 맞춤형 AI 근력 보조 기술을 융합해 근력이 부족한 고령자의 일상 보조, 재활, 운동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문워크-옴니의 후속 연구로 다리 근력 강화와 함께 고관절-무릎 등 하지의 복합관절을 동시에 보조하는 ‘문워크-서포트(MOONWALK-Support)’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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