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영입 막바지’ 2024 테마는 스미스 악몽 탈출, 부상과 전쟁[SS포커스]

윤세호 2024. 1. 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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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시즌 외국인선수 영입 현황(1월 10일 기준)
한화 버치 스미스가 2023년 4월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전 3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부상으로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100% 성공은 없다. 모든 건 열어봐야 안다. 아무리 커리어가 화려해도, 지난해 빼어난 활약을 펼쳤어도 장담은 못 한다. 그래서 늘 어렵다. 2024시즌 판도를 결정할 외국인 선수 영입이 막바지 단계다.

10구단 중 8구단이 영입을 마무리했다. 외국인 타자 한 명이 남은 NC, 외국인 투수 한 명이 남은 KIA 외에 새 시즌을 앞두고 캠프에서 마주할 28명의 외국인 선수가 확정됐다. 15명이 재계약을 맺었고 남은 15명은 새 얼굴로 채워진다.

KT 로하스와 두산 라모스처럼 2023시즌 이전에 다른 리그에서 뛰다가 KBO리그로 돌아온 경력자도 있다. 로하스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동안 KT에서 활약했다. 2020시즌에는 타율 0.349 47홈런 135타점 OPS 1.097로 MVP를 수상했다.

KT 로하스가 2020년 11월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의 플레이오프 2차전 3회말 2사 두산 선발 최원준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라모스는 2022시즌 초반 KT에서 18경기를 소화했으나 부상으로 조기에 이탈했다. KT는 한국 무대를 정복했던 로하스와 재회했고, 두산은 부상에서 회복한 라모스에게 기대를 건다.


험난한 영입 과정이었다. 성공을 확신할 수 없어도 구단은 가장 가능성이 높은 외국인 선수를 선택한다. 후보군을 추리고 영입이 가능한 선수 중 여러 부분에서 가장 적합한 선수와 계약을 맺는다.

하지만 이번 겨울 외국인 선수 시장이 최악이었다. 투수가 특히 그랬다. 메이저리그(ML)가 투수난에 시달리는 여파가 고스란히 KBO리그에 영향을 끼쳤다. KBO리그 외국인 투수는 곧 선발 투수다. 그런데 현재 ML에서 가장 부족한 보직이 선발 투수다. ML 구단 대부분이 선발 유망주 육성에 애를 먹는다. 잦은 부상과 수술로 한 시즌 로테이션을 돌 수 있는 선발 투수가 그 어느 때보다 부족하다.

그래서 어려웠다. 예전 같았으면 ML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을 투수가 여전히 로스터에 남았다. 혹은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거나 프리에이전트(FA)가 된 투수가 투수난을 알고 빅리그 구단의 콜을 기다린다. 빅리그 최소 연봉이 오르고, 마이너리그 대우가 좋아진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한 구단 단장은 이번 겨울 외국인 투수 영입에 대해 “늘 그렇지만 이번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매년 시장 상황이 안 좋아지는데 이번에 특히 더 안 좋다. 아시아로 오지 않고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는 선수들도 점점 늘고 있다”고 밝혔다.

완벽한 투수를 찾는 것은 아니다. 완벽한 투수는 ML나 일본을 선택한다. 그래도 건강하고 구위가 KBO리그에서 통할 수준이면 후보군 리스트 상단에 자리한다. 문제는 이 두 가지를 충족시키는 투수도 얼마 없다는 점이다.

구위가 뛰어나면 최근 부상 전력이 있다. 최근 꾸준히 로테이션을 돈 투수들은 구위에서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 외국인 투수 활약이 선발진 운명을 좌우하는 KBO리그다. 즉 외국인 투수 영입이 가장 어려운 과제가 됐다.

KIA가 영입한 윌 크로우, NC가 영입한 다니엘 카스타노는 구위에 있어 KBO리그 기준 만점 수준이다. 다만 둘 다 어깨 부상 전력이 있다. 크로우는 ML 피츠버그에서 2021시즌 25경기 선발 등판, 2022시즌 필승조를 맡아 60경기를 소화했다. 하지만 2023시즌 중간 투수로 5경기만 등판하고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다. 작년 7월 방출 통보를 받았다.

윌 크로우가 7일 KIA와 계약을 맺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 KIA 타이거즈


NC의 새 외국인 투수 다니엘 카스타노. 사진 | NC 다이노스


카스타노도 어깨 부상으로 빅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2020시즌 마이애미 소속으로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는데 이후 3년 동안 등판 경기가 많지 않다. 이 기간 두 차례 어깨 부상을 당했고 2023년 10월 FA가 돼 한국땅을 밟는다. 키움이 영입한 헤이수스 또한 지난해 부상으로 풀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키움과 2024시즌 계약을 맺은 좌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사진 | 키움 히어로즈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지난해 한화와 SSG 또한 부상보다는 구위에 기대를 걸고 모험을 택했다. 부상 리스크에서만 벗어날 수 있다면 특급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면서 한화는 버치 스미스, SSG는 에니 로메로를 영입했다.

결과는 기대와 정반대였다. 시범경기에서 막강한 구위를 뽐낸 스미스는 개막전에서 우려했던 부상 리스크가 터졌다. 3회를 채우지 못하고 통증으로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스미스의 마지막 KBO리그 경기가 됐다. 로메로는 미국 플로리다 캠프 중 이상을 느꼈다. 미국에서 회복과 재활을 마치고 합류하려 했지만 끝내 SSG에 돌아오지 못했다.

2023년 2월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 당시 SSG 외국인 투수 에니 로메로의 모습. 사진제공 | SSG 랜더스


2024시즌 판도도 외국인 투수의 건강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크로우, 카스타노, 헤이수스가 건강하면 KIA, NC, 키움 선발진도 순항할 수 있다. 반대로 부상이 재발하면, 그 순간부터 선발진에 적신호가 켜진다. 외인 투수 부상 악몽에서 얼마냐 벗어나느냐가 순위표를 결정할 전망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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