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부셔 못 자겠다" 늘어나는 '빛공해'…체감형 기준 마련 착수
연간 빛공해 민원 6000건…"국민 체감도 높여"
옥외조명 사전 심사제도, 전국 지자체로 확대
공공분야 입찰시 빛공해 방지 기술 조명 가점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늘어나는 '빛공해' 피해에 환경부가 조명 기준을 마련해 국민 생활 편의 체감도를 높인다.
환경부는 '제3차 빛공해방지종합계획(2024~2028)'을 수립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종합계획은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에 따라 인공조명으로부터 발생하는 빛공해를 방지하고 건강한 빛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5년마다 수립하는 국가기본계획이다.
지난 2차 계획이 빛공해 방지 정책의 제도적 기반 확보에 집중했다면, 이번 계획은 일상과 밀접한 분야에 대한 빛환경 개선을 통해 국민의 체감도를 높이는 점이 특징이다.
환경부는 이번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학계, 관계부처, 지자체 등 관계 기관 협의 및 의견 수렴을 비롯해 빛공해방지위원회 의결을 거쳤다.
환경부에 따르면 연간 빛공해 관련 민원이 600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이번 계획은 '국민이 편안한 빛, 일상을 비추는 빛'이라는 비전 아래 4대 추진전략과 12개 세부과제로 구성됐다.
주요 내용을 보면 먼저 현재 조명의 물리적 밝기 수준(조도·휘도)만을 관리하는 체계에서 국민 체감형 빛공해 기준 연구를 추진해 눈부심 등 시각적 불편함이 반영된 조명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도 빛공해방지법에 따라 지자체가 지정한 조명환경관리구역 내의 공간·광고·장식 조명의 경우, 빛방사허용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다만 17개 지자체 중 12개 지자체만 조명환경관리구역을 지정하고 있고, 실질적으로 민원이 줄어드는 효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 9일 사전 설명회에서 "빛공해 발생원 규제 위주 정책에서 새로운 체감도 지표 개발 등 기준을 마련해서 조금 더 국민 체감도를 높이고 민원을 줄이는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할 계획"이라며 "빛공해 체감도 기준 같은 경우에는 정부 주도로 연구를 선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한 골목길을 비추는 보안등 등 사회 안전 용도의 조명과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경관 조명 등의 경우에는 현장 상황에 맞는 유연한 밝기 기준을 적용하되, 옥외 체육시설 등 국민 불편이 발생하고 있는 신규 조명의 경우에는 합리적인 조명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빛공해로 인한 농작물 생산량 감소 등 농축산 분야의 다양한 빛공해 피해 연구를 확대해 농어촌 지역의 빛공해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농작물 피해 같은 경우는 현재 배상 기준도 있는데, 더 다양한 작물이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빛공해 영향에 대한 연구를 선행할 예정"이라며 "다른 부처나 관계기관들과 함께 2026년부터 추진할 계획이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과학적 근거하에 적절한 기준 마련이나 정비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빛공해 사전 예방 체계 강화를 위해 현재 일부 지자체에서만 시행하고 있는 옥외조명 사전 심사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옥외조명 사전 심사제도란 신규 조명기구 설치 시 빛방사허용기준 준수 여부 등을 사전 확인 후 승인하는 제도다.
환경부는 옥외조명 사전 심사제도 대상 및 심사 항목 등에 대한 안내서를 마련하는 등 지자체의 제도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환경부는 빛공해 방지 정책 추진과 기술 개발 과정에서 민간과 지자체의 참여를 강화한다. 공공분야 입찰·조달 시 빛공해 방지 기술을 사용한 조명 등에 가점을 부여하는 등 혜택 방안을 마련하고, 빛공해 방지 기술 개발에 대한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자체와 협력해 스마트·고효율 조명기술 현장실험실을 시범 조성하고 빛공해 문제를 현장 맞춤식으로 해결하는 등 지자체와 민간의 역량을 활용한다.
마지막으로 지자체 빛공해 민원 담당자의 전문성을 높이는 교육을 강화하고, 대학, 연구기관 등과 협력해 빛공해 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전문 교육과정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한 우수한 생태 관광 지역과 조명을 활용한 지역 행사 등과 연계해 좋은빛 체험 과정을 개발하는 등 좋은빛 우수사례를 선보인다. 이를 통해 과도한 조명을 남용하는 것은 지양하고 주변 환경과 조화로운 조명 사용의 중요성을 전국으로 확산시킬 예정이다.
이창흠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은 "이번 3차 계획은 빛공해 영향에 대한 연구 및 기술 여건 향상에 따라 기존의 관리 체계를 고도화했다"며 "빛공해 방지와 관련된 기술 개발은 물론 좋은빛 문화를 선도해 국민 모두가 편안한 빛환경 속에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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