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K-무기, 걸프국 FTA 체결로 경제·군사협력 길 넓어졌다

조재연 기자 2024. 1. 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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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시장 개척에 나선 한국 방산업계에 날개가 달렸다.

지난달 말 한국이 중동 6개국 협력 기구인 걸프협력이사회(GCC)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하면서 'K-방산'의 중동 수출길이 한층 넓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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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동 ‘석유없는 미래’ 준비한다 <5>
오일머니로 무장한 세계적 방산시장… ‘新중동붐’ 기회
쿠웨이트·UAE·오만 등 6개국
한국 무기 수출관세 단계적 철폐
무기수입 사우디 2위·카타르 3위
韓, 세계 4대 방산수출 달성 기대

중동 시장 개척에 나선 한국 방산업계에 날개가 달렸다. 지난달 말 한국이 중동 6개국 협력 기구인 걸프협력이사회(GCC)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하면서 ‘K-방산’의 중동 수출길이 한층 넓어지게 됐다. 2027년까지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에 진입하겠다는 중장기 목표의 달성도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전망이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에 최종 타결된 한-GCC FTA가 실제 발효되면 품목 수 기준으로 한국은 89.9%의 관세를, GCC는 76.4%의 관세를 철폐한다. 이에 더해 GCC 측은 4.1% 상품의 관세를 감축한다. 그동안 GCC 국가에서 내연기관 자동차, 자동차 부품, 기계류, 무기류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에 붙이던 5% 관세가 최장 2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특히 무기류 가운데 로켓 발사기, 미사일, 탄약, 포, 전차·장갑차 등 대부분 제품에 붙던 관세가 사라진다.

관련 업계에선 GCC와의 이번 FTA 체결 합의로 최근 중동에 대한 방산 수출 상승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CC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 6개국이 포함된 중동 국가들의 지역협력기구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세계 무기 수입 상위 10개국 가운데 사우디가 2위, 카타르가 3위에 오를 만큼 방산 시장 규모가 거대하다. 하지만 FTA 체결까지 걸어온 길은 절대 쉽지 않았다. 한-GCC FTA는 2008년에 첫 공식 협상이 열렸지만, 2010년 GCC 측이 FTA 정책을 재검토한다며 한국은 물론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호주 등과 진행하던 협상을 일괄 중단했다. 이번 FTA 타결은 10년 이상을 기다린 끝에 2022년 협상을 재개한 결과물이다.

전문가들도 향후 한국과 중동 주요국이 협력할 수 있는 유망 분야로 방산을 꼽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중동 주요국과의 경제협력 과제 연구 보고서’에서 대한상의는 한국과 사우디, UAE, 카타르 등 중동 주요 3국의 유망 협력 분야로 미래에너지, 전기차, 그리고 방산을 지목했다. 중동은 현재 전쟁에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뿐 아니라 수니파-시아파 갈등 등으로 분쟁이 잦은 데다, 오일머니가 풍부해 세계 최대의 무기 수입 지역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에서 유광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전문연구원은 “한국의 무기는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며 무기 납품 속도가 매우 빨라 중동 시장에서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한국의 경우 반도체·정보통신 분야에도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방산 분야와 연계 시 중동 지역 내 한국 무기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지난해 10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카타르와 함께 ‘방산·군수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 관련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번 MOU를 통해 한국은 주요 방산 수입국의 하나로 부상한 카타르와 방산 정보 교환 및 공동위원회 설립에 합의해, 향후 구체적 성과를 실현할 토대가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한국이 사우디에 이어 카타르와도 방산 협력 논의에 들어가며, 양국 관계의 지평이 에너지 수입·수출에서 신산업과 안보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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