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1981억 원 연장 혹은 트레이드" 김하성 미친듯 치솟는 가치…결국 샌디에이고 떠나나, 서울 개막 어쩌고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연장계약을 맺지 않을 것이다. FA로 풀리기 전 트레이드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단, 개막전을 치르기 전은 아닐 것이다. 미국 디애슬레틱 샌디에이고 담당 데니스 린 기자의 전망이다.
린 기자는 11일(한국시간) 팬들의 질문에 답하는 메일백 코너에서 김하성의 트레이드설과 계약 규모를 가장 먼저 다뤘다. 그에 따르면 김하성은 이번 시즌 중 다른 팀 유니폼을 입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FA 시장에 나오거나 연장 계약을 맺는다면 연평균 200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을 얻게 될 수 있다.
샌디에이고는 후안 소토(뉴욕 양키스)를 트레이드로 내보내고, FA 조시 헤이더를 잡지 않는 등 선수단 재정비와 긴축재정에 돌입했다. 중계권을 보유하고 있던 방송사의 파산이 구단 재정에 직격탄으로 돌아왔다. 미친듯이 선수를 끌어모으던 '매드맨' AJ 프렐러 사장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게다가 샌디에이고는 '스타군단'이지만 이기지 못하는 팀이었다. 지난해 82승 80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에 그쳤다.
투자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니 다음 스텝을 밟아야 한다. 타의반 자의반으로 선수단 재구성이 시작된 가운데, 김하성은 여러 팀들이 군침을 흘리는 트레이드 매물로 인정받고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김하성을 원하는 구단의 이름이 직접적으로 드러난 적도 있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트레이드를 바라면서도 쉽게 선수를 내주지는 않을 방침이다. 유격수-2루수로 평균 이상의 타격 실력을 뽐내면서 골드글러브 수비력을 보여주는데 연봉이 단 800만 달러다. '가성비' 측면에서 이만한 선수가 없다.
#김하성 트레이드 됩니까? "그렇게 되겠습니다"
린 기자는 '파드리스 팬들이 바라는 일은 아니지만, 김하성을 트레이드하는 것이 로스터의 빈틈을 채우는 신의 한 수가 될까요?'라는 질문에 "그렇겠습니다"라며 현실적인 답을 내놨다.
그는 "김하성은 이번 오프시즌 트레이드 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샌디에이고는 FA를 앞둔 김하성과 연장계약을 맺지 않을 것 같습니다. 김하성의 골드글러브급 수비력과 저렴한 연봉은 많은 팀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고 전했다.
샌디에이고는 나름대로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 린 기자는 "유망주 잭슨 메릴이 준비가 되면 저렴하게 김하성의 대체자로 내야 어디에서든 뛸 수 있을 겁니다. 또 소토와 스캇 바로우를 트레이드한 상황에서 논리적으로 김하성 역시 비슷한 움직임(트레이드)을 추진할 이유가 있습니다. 김하성은 골드글러브를 받은 수비력에 2024년 연봉까지 저렴해 실제로 소토가 트레이드 매물로 나왔을 때보다 더 많은 팀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내부적으로 샌디에이고는 관련 논의를 몇 주 동안이나 진행했습니다"고 뒷배경을 소개했다.
또한 "김하성이 3월 서울에서 열릴 개막 시리즈에 앞서 트레이드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샌디에이고는 여전히 2024년에도 상위권 경쟁을 기대하고 있고, 김하성은 800만 달러 연봉에 비해 큰 가치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선수단 구성 측면에서도 일단은 김하성을 보유하는 쪽이 샌디에이고에 유리하다. 린 기자는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높은 가치를 유지할 여력이 있는 팀입니다. 스프링캠프 때 다른 팀에 부상 이슈가 생기면 주전 중앙 내야수 수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샌디에이고 내부적으로도 부상 이슈가 있고, 메릴과 다른 유망주들도 캠프에서 준비가 될 것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아마 매니 마차도는 팔꿈치 수술에서 회복해 3루수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 김하성은 마차도의 훌륭한 대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샌디에이고는 마차도가 3월 중순 이후면 완벽히 준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그 전까지는 김하성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태입니다"라며 마차도 부상 회복 이후가 트레이드 시점이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김하성은 이미 트레이드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기자회견에서 트레이드설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처음에는 스트레스 받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다른 팀에서 필요로하기 때문에 트레이드 얘기가 나오는 거다. 어느 팀이든 내가 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상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샌디에이고가 좋다"고 덧붙였다.
#김하성 1억 달러 받습니까? "7년 1억 5000만 달러까지 예상"
또다른 팬은 '김하성의 계약은 어느 정도일까요?'라고 물었다. 린 기자는 앞서 1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맺은 두 명의 내야수가 김하성 측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린 기자는 "댄스비 스완슨이 컵스와 7년 1억 7700만 달러 계약을 맺었습니다. 트레버 스토리가 보스턴에 갔을 때 6년 1억 4000만 달러를 받았습니다. 두 선수 모두 김하성보다 성과가 많았고 타격 지표도 우위에 있기는 하지만, 김하성 측은 이 두 선수를 기준으로 삼을 가능성이 큽니다. 무엇보다 다가오는 FA 시장에서 유일한 경쟁자는 윌리 아다메스 뿐입니다"라고 답했다.
더불어 "김하성은 유격수와 2루수 골드글러브 후보로 지난 2시즌 동안 fWAR(팬그래프스 기준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8.1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10월 29살이 됩니다. 김하성은 스토리와 달리 던지는 어깨 등과 관련한 부상 이슈가 없었습니다"라고 썼다.
최근 FA 시장의 몸값 폭등 현상도 김하성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린 기자는 "만약 샌디에이고가 예상 밖의 결정을 내린다면, 김하성과 2024년부터 7년간 1억 3000만 달러(약 1717억원)에서 1억5000만 달러(약 1981억원) 수준의 연장 계약을 맺을 수도 있겠습니다. 연평균 2000만 달러는 최근 FA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할인가일 수도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하성과 동료였던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 계약을 맺었습니다. 여기에 1800만 달러 이상의 포스팅 금액이 더 듭니다"고 언급했다. 메이저리그 데뷔도 하지 않은 25살 선수도 2000만 달러를 받는다면, 김하성 같이 검증된 선수에게 그정도 투자는 당연하게 여겨진다는 얘기다.
김하성은 타격에서 점점 발전하는 선수였지만, 반대로 꾸준히 활약한 적은 없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린 기자는 "김하성이라는 주식이 2024년 시즌에 타격에서 고전해 타격을 입을 수는 있지만, 그의 내야 수비 유틸리티 능력과 다른 기여 방법 등이 그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더 높게 평가하게 만듭니다"고 호평했다.
#열기 뜨거워지는 서울시리즈
린 기자의 의견 가운데 '서울시리즈'에 대한 언급이 눈에 띈다. 샌디에이고가 한국인 스타 김하성을 개막 시리즈까지는 보유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실제로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에게 '서울시리즈'를 위해 만든 기념 모자까지 씌워가며 개막전 홍보에 나섰다. 서울 곳곳의 풍경 속에 김하성이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1일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출전할 가능성이 큰,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이 될 수도 있는 '서울 시리즈'의 경기시간을 확정했다. 3월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열릴 샌디에이고와 다저스의 개막 시리즈인 '서울 시리즈'는 2경기 모두 한국 시간 저녁 7시 5분에 플레이볼에 들어간다. 미국 시간으로는 새벽 3시 5분이다. 시간대는 한국에 맞춰져 있지만 오타니 쇼헤이의 다저스 데뷔전일 가능성이 큰 만큼 벌써부터 빅매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SPN이 미국 전국에 중계한다.
한국과 일본에서도 큰 관심을 모으는 경기다. 샌디에이고의 김하성과 고우석, 다저스의 오타니와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이번 시리즈 홍보에도 선두에 있는 선수들이다.
샌디에이고는 LG 트윈스 마무리투수였던 고우석과도 2년 400만 달러와 바이아웃 50만 달러, 3년차 무추얼 옵션과 출전 수당 등 인센티브가 붙은 '최대 3년 94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MLB네트워크 등 미국 현지 언론은 고우석이 마쓰이 유키, 로버트 수아레스와 함께 샌디에이고의 새로운 필승조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조시 헤이더가 FA가 되면서 생긴 뒷문 공백을 메울 후보로 고우석을 점찍었다.
고우석은 지난 6일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서울에서 데뷔전을 치를 수도 있다'는 얘기에 "그런 점이 신기하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 경쟁을 해야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내가 메이저리거라고 말하기에는 성급한 면이 있다. 몸 잘 만들어서 서울에서 첫 경기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샌디에이고에는 먼나라 이웃나라 일본인 선수도 있다. 베테랑 다르빗슈 유는 샌디에이고 투수진의 정신적 지주다. 여기에 라쿠텐 골든이글스 마무리 출신 마쓰이가 샌디에이고와 5년 2800만 달러에 계약해 메이저리그 데뷔를 바라보고 있다.
상대 팀인 LA 다저스에는 더 굵직한 이름들이 기다린다. 오타니가 다저스와 무려 10년 7억 달러라는 전세계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오타니는 지난해 프로 데뷔 후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고 올해는 타자로만 뛸 수 있다. 다른 구단보다 먼저 열리는 개막전이라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는데, 입단 기자회견에서 이미 기술훈련을 시작했다면서 "스프링트레이닝 시범경기 준비가 잘 되면" 개막전에 문제 없이 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3년 연속 사와무라상을 수상한 일본 최고 투수 야마모토는 12년 3억 2500만 달러로 게릿 콜(뉴욕 양키스)이 갖고 있던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액 계약을 넘어 신기록을 세웠다. 12년은 투수 최장기간 계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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