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박수현 전 수석·유엔해비타트 한국위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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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산하기구를 사칭해 기부금을 모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에 사업비 명목으로 4억원 가까이 지급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1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와 박수현 전 회장, 최기록 현 회장을 사기죄로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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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동 사장 "국회 허가 단체라 의심 어려웠다"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유엔 산하기구를 사칭해 기부금을 모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에 사업비 명목으로 4억원 가까이 지급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1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와 박수현 전 회장, 최기록 현 회장을 사기죄로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서울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한데 이어 이날 고소까지 진행하면서 본격적인 법적 다툼의 시작을 알렸다.
SH공사는 유엔해비타트 한국위가 유엔해비타트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았다고 판단, 김세용 전 사장 재임 시절인 2020년 8월 업무협약을 맺고 청년 대상 사회공헌활동인 'SH 어반스쿨'을 공동 추진했다. 3년 간 SH공사가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에 지원한 예산은 약 3억9800만원이다.
SH공사는 지난해 7월6일 유엔해비타트 한국위가 공식 인가를 받지 않은 사단법인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업무 협약을 해지했다. 국회사무처는 유엔해비타트 한국위가 이후에도 유엔해비타트와 정식협약을 맺지 못하자 지난해 11월 이들의 비영리 법인을 취소했다.
김 사장은 "처음 (유엔기구가 아니라는) 소식을 접하고 25년 간 시민운동 해온 것이 오버랩 되면서 분노가 치밀었다"면서 "경실련에서 집값 폭등, 무주택자들의 잃어버린 꿈과 함께해 온 저로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2019년 출범해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초대회장으로 내세운 유엔해비타트 한국위는 그동안 여러 기업들로부터 기부금 44억원을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모든 자료와 근거를 공사 직원들이 그대로 믿고 지난 3년 간 사회공헌활동 행사를 (함께) 해왔다. 내부적으로 여러 검토를 거쳐 오늘 고소장을 접수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주장대로라면 사기를 당한 셈인 SH공사는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와 협약을 체결하기 전 박 전 수석 등의 이력 등만 믿고 특별한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단체의 공식 인가 여부 확인 없이 사업 계약을 체결한 절차에 대해 김 사장은 미숙함을 시인하고, 감사를 통해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박 전 수석이) 국회의장 비서실장을 지냈고, 단체는 국회의 승인을 받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축전을 보내주셨고, 많은 의원들이 참여한 대대적인 출범 행사를 벌여 실무진들이 별의심 없이 협약을 진행한 것 같다"고 말했다.
SH공사 관계자는 "실무차원에서 자체적으로 (다른 사업의 협약까지) 들여다봤는데 문제는 없었다. 감사실에서 조만간 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필요하다면 외부 감사도 하겠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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