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 일주일새 600만원… 정치 유튜버 ‘혐오 돈벌이’

전수한 기자 2024. 1. 1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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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2찍(국민의힘 지지자)'이라 못 간다." "피습이 아니라 암살 미수다."

지난 10일 흉기 피습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퇴원하던 서울대병원 앞에는 좌파 성향의 유튜버 '황기자'의 라이브 방송이 진행됐다.

좌파 유튜버들은 이 대표가 입원해 있는 병원 앞에 진을 치고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면서 경찰과 국민의힘을 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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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우 불문 ‘혐오 사업자’ 기승
시청자들이 실시간 보내주는
‘슈퍼챗’ 노리고 자극적인 발언
“경찰이 배후” “민주당 자작극”
가짜뉴스·음모론 무차별 유포

“부산은 ‘2찍(국민의힘 지지자)’이라 못 간다.” “피습이 아니라 암살 미수다.”

지난 10일 흉기 피습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퇴원하던 서울대병원 앞에는 좌파 성향의 유튜버 ‘황기자’의 라이브 방송이 진행됐다. 누적 10만 명의 시청자가 몰린 가운데 쉴 새 없이 시청자들의 격앙된 채팅이 쏟아졌다. “서울대병원 입원한 게 뭐가 잘못됐냐고!”라는 발언이 나오자 시청자들은 현금을 쏘는 ‘슈퍼챗’으로 화답했다. 황기자는 이날 3시간 남짓 방송을 하고 약 4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경찰이 이 대표 습격범 김모(67) 씨의 범행 동기를 ‘정치적 신념에 의한 극단적 범행’으로 결론 내고, 김 씨가 평소 유튜브에서 보수 성향 정치 관련 영상을 찾아봤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극단적 주장과 가짜 뉴스를 확대·재생산하며 높은 수익을 올리는 정치 유튜버들에 대한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다.

11일 문화일보가 유튜브 데이터 집계사이트 플레이보드를 통해 정치 유튜버들을 분석한 결과, 이 대표 피습 사건이 일어난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이들 다수가 사건 관련 영상으로 수백만 원의 슈퍼챗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이 대표 피습 사건은 정치 유튜버들의 ‘먹거리’였다. 좌파 유튜버들은 이 대표가 입원해 있는 병원 앞에 진을 치고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면서 경찰과 국민의힘을 욕했다. 우파 유튜버들은 “민주당의 자작극”이라는 취지로 온갖 음모론을 나열하며 돈을 벌었다. 황기자는 이 대표 피습 후 약 일주일간 ‘비추는 방송(현장 카메라)’ 시리즈를 통해 총 600만 원가량의 슈퍼챗 수익을 올렸다. 보수 논객을 표방하는 ‘젊은시각’ 채널도 같은 기간 100만 원이 넘는 슈퍼챗을 받았다.

방송이 자극적일수록 더 많은 팬층이 형성된다. 유튜버들이 점점 더 강도를 높여 편향적인 방송을 하게 만드는 구조라는 것이다. 김 씨가 습격 전 한 경찰관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고발한 한 좌파 유튜버는 “경찰이 피습 배후”라고 주장했다. 같은 영상을 본 또 다른 우파 유튜버는 “민주당 측 자작극”이라고 반박하는 모순도 연출된다. 한 우파 유튜버는 “정치 유튜버는 반대 진영에서 신고를 넣어 조회 수 수익 창출이 막히는 경우가 많아 라이브 방송 슈퍼챗이 주요 수입원이 된다”고 전했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슈가 생기면 빠르게 영상을 만들어 수익을 올리는 ‘사이버 렉카’ 중에서도 ‘정치 렉카’가 가장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공론장에서 ‘혐오 비즈니스’를 형성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수한·조율·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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