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 · 반중 · 중도… ‘색깔론’에 지배 당한 대만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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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총통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중국의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대만 선거판에서도 중국과의 관계 설정이 최대 쟁점이 되고 있다.
국민당 출신의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신뢰를 강조하고 나서자, 집권 민진당은 물론 제2야당 민중당도 비판 수위를 높이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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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당 마잉주 전 총통 인터뷰서
“시진핑 신뢰” 강조발언에 논쟁 격화
‘중국 위협론’ 민진당 라이칭더
“중국 선거개입 심각 믿어선 안돼”
‘중도’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는
“시진핑보단 스스로를 믿어야 안전”
베이징 = 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대만의 총통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중국의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대만 선거판에서도 중국과의 관계 설정이 최대 쟁점이 되고 있다. 국민당 출신의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신뢰를 강조하고 나서자, 집권 민진당은 물론 제2야당 민중당도 비판 수위를 높이고 나선 것이다. 미국은 총통선거 직후 대만에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해 대만을 둘러싸고 미·중 간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0일 대만중앙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 전 총통은 전날 공개된 도이체벨레(DW)와의 인터뷰 예고편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가 좋아지기 위해서는 무력보단 평화적인 대화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시 주석을 신뢰해야 한다”고 밝혔다. 총통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중국의 행보에 여론이 좋지 않자 대표적 ‘친중’ 인사인 마 전 총통이 중국 위협론을 반박한 것이다.
이에 중국 위협론을 강조해오던 집권 민진당과 민중당은 크게 반발했다. 라이칭더(賴淸德) 민진당 후보는 이날 먀오리(苗栗) 유세 현장에서 “(마 전 총통의 발언처럼) 정말로 시 주석을 믿을 수 있느냐”며 “믿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대만 신뢰(信賴臺灣·라이칭더를 믿는다는 의미로도 사용)와 시진핑 신뢰 간의 대결”이라며 “중국이 온갖 문화·군사·경제적 위협으로 선거에 개입하고 있는데 이 공작이 성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때 국민당과 단일화를 추진했던 커원저(柯文哲) 민중당 후보도 “시 주석보단 자기 자신을 믿는 게 안전하다”고 마 전 총통을 비판했다.
비판적 여론이 높아지자 국민당의 허우유이(侯友宜) 후보는 “나와 마 전 총통의 대중국 노선은 조금 다르다”며 “(나는) 중국에 대해 불가능한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같은 당 부총통 후보인 자오샤오캉(趙少康)도 “무조건 신뢰가 아닌 조건부 신뢰”라며 의미 축소에 나섰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대만의 선거 직후 전직 고위 관리로 구성된 사절단을 대만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초당적 사절단에는 민주당 소속의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차관과 공화당인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스티븐 해들리가 임명됐다. 전문가들은 총통 선거 직후 사절단을 파견하는 것은 과거에 없던 일로 중국의 반발을 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중국이 추가적인 군사적 압박이나 강압으로 대응하기로 선택할 경우 중국이 도발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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