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에 내린 자원입대 결정, 내 인생 최고의 선택”

정충신 기자 2024. 1. 1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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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대학 2학년생이던 21세에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어 "태극기가 새겨진 대한민국 군복을 당당하게 입은 군 복무 경험은 제게 정말로 소중하며, 내 가슴 속에 태극기를 더욱 깊이 아로새겨 주었다고 믿기에 나는 절대로 후회하지 않고, 앞으로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군인으로서 복무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국적회복과 입대를 한 스스로가 정말로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내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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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수국적자 나성원 예비역 병장… 자원입대 8000명 넘어
“한국인 피 흐르는데 軍안가고
대한민국을 조국이라 부르겠나
‘태극기 군복’ 입은 경험 소중
저의 결심, 절대로 후회 안 해”
미국 시민권자로 군에 자원입대한 나성원 예비역 병장의 군복무 시절 모습. 그는 “태극기가 새겨진 대한민국 군복을 당당하게 입은 군 복무 경험은 제게 정말로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소개했다. 병무청 제공

“브라운 대학 2학년생이던 21세에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어머니가 미국 시민권자라 태어날 때부터 한국·미국 국적을 동시에 보유한 선천적 복수국적자인 나성원(2공병여단 도하중대 복무·사진) 예비역 병장은 미국 아이비리그 소속 대학재학 시절 군 입대 결정을 회상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황금 같은 청춘의 2년을 왜 군대에서 버리려 하느냐. 남들은 어떻게든 안 가려고 하는 군대를 왜 자원해서 가냐며 후회할 것이라 충고했지만,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데 병역의 의무를 하지 않고 대한민국을 나의 조국이라고 당당히 부를 수 있겠는가’라는 생각에 고민했다”고 당시 심경을 설명했다.

선천적 복수국적자인 미국 시민권자 나성원(왼쪽 3번째)씨가 2021년 11월 3일 광주에서 있었던 ‘제 92주년학생독립운동 기념식’ 행사에서 가족들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병무청 제공

하지만 이어 “태극기가 새겨진 대한민국 군복을 당당하게 입은 군 복무 경험은 제게 정말로 소중하며, 내 가슴 속에 태극기를 더욱 깊이 아로새겨 주었다고 믿기에 나는 절대로 후회하지 않고, 앞으로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군인으로서 복무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국적회복과 입대를 한 스스로가 정말로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내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나 씨는 일제강점기 항일독립 만세운동을 주도한 증조 외할머니가 독립유공자로 지정돼 다시 국적을 회복할 기회가 찾아오자 부모와 주위 반대에도 21세에 대한민국 국적을 3년 만에 되찾고, 6개월 뒤인 2021년 2월 논산훈련소에 입대했다.

병무청은 나 씨처럼 대한민국 군인이 되지 않아도 되지만 입대한 영주권자 자원 입대자가 2023년 누적기준 8000여 명을 돌파했다고 11일 밝혔다. 병무청은 “‘영주권자 등 입영희망 신청자 제도’를 처음 도입한 2004년 자원자는 38명에 불과했지만 2020년 704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며 “K-팝 등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우리 문화와 국가 경쟁력 향상 등 교민사회의 모국에 대한 자긍심과 다양한 온·오프라인 홍보 활동을 통해 병역이행 정보를 적극 제공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병무청이 올 초 발간한 자원병역 이행자 체험수기 ‘2023 대한사람 대한으로’에는 ‘내 인생에서 되찾은 나의 태극기’ 수기로 최우수상을 받은 나 씨 등 6명의 사연이 소개됐다. 장려상 수상자인 오창윤 일병(1510부대 2작전지원중대)은 “‘나이 서른’ ‘미국 생활 17년’ ‘외국계 금융회계사’ ‘안정적인 삶’ 등 미국에서 자리 잡아놓은 많은 것들을 뒤로하고 ‘군 입대’를 선택하자 가족, 친구 모두가 만류하기 바빴다”며 “이 결정에는 사실 심금을 울릴 만한 애국심에서 비롯했다기보다 큰 굴곡 없이 살아온 인생에 한층 변화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으며 소대장 훈련병이 된 뒤 언제나 함께 맞서 싸울 수 있는 ‘전우’들을 알게 돼 군 복무에 감사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병무청은 “해외에 체재 중인 병역의무자의 편익을 확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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