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AI·로봇으로 ‘건설 혁신’ 선도할 것” [CES 2024]
바다→땅으로 혁신 대상 확장
정기선 부회장 ‘Xite’ 비전 제시
AI플랫폼·건설장비 실시간 연결
회사내 AI전문가만 100명 보유
“인공지능(AI)과 디지털, 로봇 등 첨단 기술이 더해진 HD현대의 사이트(Xite) 혁신은 인류가 미래를 건설하는 근원적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기조연설에서 “건설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미래 혁신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 육상 비전을 선포했다. 지난해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제시했던 정 부회장은 바다에서 땅으로 기술 혁신 대상을 확장했다. ▶관련기사 4·5·10·12·18면
정 부회장이 무대에 등장하자 전 세계인이 모인 1800석의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정 부회장은 이날 ‘흙’을 연상시키는 베이지색 재킷을 입고 무대에 섰다.
HD현대가 CES에 참가한 지 3년 만에 기조연설 무대에 나선 정 부회장은 “건설 산업은 인류 문명의 토대를 마련했지만 기술과 혁신에 있어 가장 느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안전과 안보, 공급망 구축, 기후 변화 등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협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건설 산업의 근원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 해결 방안으로 정 부회장은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을 제시했다. Xite는 물리적 건설 현장을 뜻하는 ‘Site’를 확장한 개념이다.
건설 장비의 무인·자율화, 친환경 및 전동화 등 미래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 건설 현장을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3대 혁신 비전으로 정 부회장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안전성 확보 ▷생산성 향상을 위한 무인 자율화 ▷에너지 밸류체인 구축과 탈탄소화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비전 달성을 이끌 혁신 기술인 ‘엑스 와이즈(X-Wise)’와 ‘엑스 와이즈 사이트(X-Wise Xite)’를 CES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엑스 와이즈는 장비 운영 안전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해 무인 자율 작업에 이르게 하는 AI 플랫폼이다. HD현대는 모든 산업 솔루션에 엑스 와이즈를 적용할 예정이다. 엑스 와이즈 사이트는 엑스 와이즈 기술이 적용된 건설 장비들을 실시간으로 연결, 최적의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현장 관리 솔루션이다. HD현대 관계자는 “두 가지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새로운 글로벌 생태계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HD현대는 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구축, 역사적인 변화에 앞장설 계획이다”이라며 8분여간의 오프닝 연설을 마쳤다.
정 부회장의 오프닝 연설을 시작으로 HD현대 파트너사들의 설명이 이어졌다. 윈타 베레켓 디벨론 마케팅 매니저는 AI 적용 건설 장비로 현장의 무인 자율화를 앞당길 HD현대의 기술력을 소개했다.
이어서 등장한 그라비스 로보틱스 창업자인 마르코 후터는 자율형 4족 보행 로봇에서 출발한 자율 굴착기 개발 목적과 건설 장비 로봇의 가능성을 발표했다. 최근 HD현대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구글 클라우드의 필립 모이어 부사장은 이정민 HD현대 책임매니저와 함께 생성형 AI를 활용한 양사의 협업 로드맵을 소개했다. 이동욱 HD현대사이트솔루션 CTO(최고기술책임자) 사장은 친환경 생태계 조성을 향한 HD현대의 기술력에 대해 설명했다.
마지막으로는 가다 알라무드 사우디아라비아 산업자원부 국제관계 자문위원이 등장했다. HD현대는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에서 건설기계, 전력기계 수주를 이어가는 등 사우디와 긴말한 협업 관계를 갖고 있다. 알라무드 자문위원은 “HD현대는 사우디에서 가장 많은 건설장비를 공급하는 기업”이라며 “오늘 기조연설에서 보여준 차세대 건설 장비와 현장 운영 솔루션은 ‘사우디 비전 2030’ 추진 속도를 가속화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 부회장은 다시 무대에 등장하면서 “HD현대가 지속가능한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여정에 여러분 모두를 초대한다”고 마무리했다. 이후 정 부회장은 HD현대 부스에서 기자와 별도로 만나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는 이미 HD현대의 무인 솔루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사우디는 미래 도시 프로젝트인 네옴 시티를 구상하면서 혁신적인 솔루션을 도입하기를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는 사우디에 건설기계, 전력기계를 수주하는 등 사우디와 오랫동안 협업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 부회장은 HD현대의 무인 건설 솔루션과 사우디의 네옴 시티 건설이 좋은 파트너십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여기에는 이날 정 부회장이 미래 비전으로 제시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이 적극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인 자율 작업을 구현하는 AI 플랫폼 ‘엑스 와이즈(X-Wise)’와 건설 장비 초연결을 지원하는 ‘엑스 와이즈 사이트(X-Wise Xite)’가 핵심이다.
정 부회장은 향후 AI 전략에 대해서는 “그동안 회사에 AI 인력이 많이 없는 줄 알았다”며 “지난해 말 그룹 AI 조직을 통합해보니 AI 전문가가 100명 가까이 돼 이 정도면 충분히 해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인력이 있는 만큼) 하나씩 일을 진행할 것이고 가시적인 성과도 이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건설기계 분야에서 향후 목표에 대해서는 “가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한 기조연설에 대해 정 부회장은 “지난해 CES에서 HD현대는 프레스 콘퍼런스를 진행했는데 올해는 기조연설에 사우디 네옴시티, 구글 클라우드 등의 (발표자) 라인업이 보강돼 잘 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라스베이거스=한영대 기자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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