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헬기 특혜 본질은 ‘목숨 값 차별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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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사람의 목숨에 값어치를 매길 수 있는가" 하고 묻는다면 아마도 이 질문을 받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아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입으로는 지역의료를 살려야 한다면서 정작 자신은 지역의료를 무시했다'는 내용과 '소방 헬기는 중증의 응급환자만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 원칙을 무시하고 헬기를 이용하는 특혜를 누렸다'는 것이었다.
홍 시장처럼 목숨 값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으나, 대다수는 사람의 목숨 값에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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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사람의 목숨에 값어치를 매길 수 있는가” 하고 묻는다면 아마도 이 질문을 받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아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2016년 9월 30일, 당시 만 2세이던 A군은 할머니와 함께 교통사고를 당해 곧장 전북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전북대병원은 할머니에 대해서는 수술에 들어갔다. 그러나 골반 골절과 발목 골절상을 입은 A군에 대해서는 소아의 발목 골절을 수술할 의료진이 없다는 이유로 이송을 결정했다. 그런데 A군의 이송을 받아줄 병원이 없었다. 무려 13개 병원으로부터 거절을 당한 후에야 아주대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었는데, 그동안 흘린 출혈량이 너무 많아 안타깝게도 A군은 수술 도중 숨졌다.
지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가덕도에서 괴한의 칼에 목을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소방 헬기로 부산대병원으로 옮겨져 CT 촬영을 통해 수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받았으나, 권역외상센터가 있는 부산대병원의 치료를 거부했다. 그러곤 소방 헬기를 이용해 서울대병원으로 옮겨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의 수술을 받았다.
이를 두고 의료계는 강력히 반발했다. 지난 9일 기준, 전국의 16개 시도의사회 중 충북과 전남을 제외한 14개 의사회가 부산시의사회를 시작으로 연이어 이 대표의 부적절한 행동을 비판했다. 비판의 내용은 두 가지였다. ‘입으로는 지역의료를 살려야 한다면서 정작 자신은 지역의료를 무시했다’는 내용과 ‘소방 헬기는 중증의 응급환자만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 원칙을 무시하고 헬기를 이용하는 특혜를 누렸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응급의료헬기 매뉴얼에는 헬기를 이용할 수 있는 대상자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시해 놨다. 여기에는 중증외상(동승자 사망 등, 3층 이상 또는 산속 추락, 총상, 관통상, 낙뢰, 감전 및 중증 화상 등 지혈되지 않는 외부출혈), 심근경색, 뇌졸중, 급성호흡곤란, 심정지, 독극물중독, 분만징후 산모 등으로 이용 대상이 제한돼 있는데 이 대표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의사들과 여권, 그리고 보수층이 이 대표의 이송 과정을 비판하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나섰다. 그는 “제1 야당 대표는 국가 의전 서열상 총리급에 해당하는 일곱 번째 서열에 있다”면서 제1 야당 대표의 소방 헬기 사용 특혜를 비판하는 것은 유치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A군과 제1 야당 대표의 목숨 값이 다르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의사들은 단순히 특혜를 요구한 행동을 비판한 게 아니다. 의사들이 염려한 것은, 이 대표의 행동이 초래할 부정적 영향이었다. 의사들은 ‘이 대표의 서울대병원 이송으로 인해 응급 현장의 원칙이 무너졌으며, 환자들이 너도나도 응급의료 소방 헬기를 이용하게 해 달라는 요청이 빗발칠 것’이라고 예견했는데, 사건 직후부터 현실화하고 있다. 홍 시장처럼 목숨 값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으나, 대다수는 사람의 목숨 값에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국민의 일반적 생각이다.
한 사람의 생각을 더 정확히 반영하는 것은 그 사람에게서 나오는 말보다는 행동이다. 그리고 위급한 상황에서 나오는 행동에서 더욱 정확한 생각을 알 수 있다. 이번 사건이 그 좋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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