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로 가는 길[오후여담]

2024. 1. 1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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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로 가는 길(getting to Denmark)'이란 영어 표현이 있다.

여기서 덴마크는 덴마크라는 나라가 아니라 덴마크처럼 자유민주주의가 뿌리내리고 부패가 적은 나라를 상징하는 개념으로, 자유민주주의가 번창한 나라를 뜻한다.

덴마크로 가는 길이란 숙어는 자유민주주의를 완성하는 방법 정도로 번역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속담이 있듯, 모범적인 덴마크 왕실 덕분에 '덴마크로 가는 길'이란 표현이 나온 게 아닌가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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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덴마크로 가는 길(getting to Denmark)’이란 영어 표현이 있다. 여기서 덴마크는 덴마크라는 나라가 아니라 덴마크처럼 자유민주주의가 뿌리내리고 부패가 적은 나라를 상징하는 개념으로, 자유민주주의가 번창한 나라를 뜻한다. 덴마크로 가는 길이란 숙어는 자유민주주의를 완성하는 방법 정도로 번역된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는 “덴마크로 가기 위해선 민주주의 제도 정착과 부패 근절, 평화적 정권 교체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덴마크는 인구가 서울의 60% 수준인 580만 명에 불과한 비교적 작은 나라지만 북유럽 복지 국가의 대표 모델로 통한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만8000달러에 달하는 선진 부국으로, 탄탄한 복지 제도를 바탕으로 한 높은 교육열과 삶의 질을 자랑한다. 안락하고 아늑한 상태를 의미하는 ‘휘게’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덴마크식 라이프 스타일을 상징하는 단어다. 덴마크는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의 2023년 ‘세계행복’ 순위에서 핀란드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조사 대상 137개국 중 57위였다.

이런 이유로 덴마크는 후쿠야마 같은 민주주의 연구가뿐만 아니라, 행복권을 추구하는 국내 진보 진영 인사들 사이에도 관심이 높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2013년부터 “덴마크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덴마크 시민사회·학교 탐사 여행을 주도하면서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란 책도 냈다.

덴마크 마르그레테 2세(83) 여왕은 지난해 말 송년연설 때 프레데릭 크리스티안(55) 왕세자에게 양위하겠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권력은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나누기 힘든 것이라는 게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사후 왕위에 오른 찰스 3세 사례에서도 입증됐지만, 마르그레테 2세는 즉위 52주년 기념일인 오는 14일 퇴위한다. 덴마크 왕실은 유럽의 여느 왕가와 달리 소박하고 검소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속담이 있듯, 모범적인 덴마크 왕실 덕분에 ‘덴마크로 가는 길’이란 표현이 나온 게 아닌가 생각도 든다. 프레데릭 왕세자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 방한한 적이 있다. 마르그레테 2세의 퇴위로 유럽의 여왕 시대도 막을 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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