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택시기사 모욕' 혐의 운수회사 대표, 법정서 "사망에 책임 없어"

김도균 기자, 이승주 기자 2024. 1. 1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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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체불에 항의하고 완전월급제 도입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다 분신해 숨진 택시기사에게 폭언을 가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 운수회사 대표가 첫 재판에서 "사망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근로기준법 위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모욕, 상해, 특수협박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해성운수 대표 정모씨(52)는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최선상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보석을 요구하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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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에서 열린 방영환 열사 투쟁승리를 위한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서울고용노동청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임금 체불에 항의하고 완전월급제 도입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다 분신해 숨진 택시기사에게 폭언을 가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 운수회사 대표가 첫 재판에서 "사망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근로기준법 위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모욕, 상해, 특수협박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해성운수 대표 정모씨(52)는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최선상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보석을 요구하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정씨는 지난 4일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다.

정씨는 지난해 3월24일 해성운수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고(故) 방영환씨의 턱을 손으로 밀치고, 4월10일에는 고인 등에게 폭언과 욕설을 한 혐의를 받는다. 8월24일에는 1인 시위 중인 방씨에게 화분 등을 던지려고 위협하는 등 집회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방씨는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해성운수 분회장으로 지난해 9월26일 오전 8시30분쯤 분신을 택해 열흘만인 지난해 10월6일 숨졌다.

정씨는 또 방씨가 사망한 지 한달 여 뒤인 지난해 11월3일에는 회사 회의 중 언쟁을 하던 해성운수 전 직원 A씨(72)의 얼굴을 주먹으로 치고 소화기로 위협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얼굴 뼈가 부러지는 전치 4주 이상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의 변호인은 "(정씨 때문에) 방씨가 상해를 입은 것도 아니고 재산적 피해를 입은 것도 아니고 가벼운 폭행·모욕 정도만 입었다"며 보석 신청 사유를 밝혔다. 또 그는 A씨 폭행에 대해서는 "합의했고 탄원서까지 받았다"고 했다.

반면 검찰 측은 "방씨를 지속적으로 괴롭혀 분신 사망에 이르게 하고 한달도 되지 않아 A씨를 (폭행했다)"며 "권력을 남용해 사회적 약자인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갑질 범죄"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폭력 사건, 임금 체불로 13회에 걸쳐 형사 처벌을 받은 이력이 있음에도 반인륜적인 행태를 자행했다"며 "재범 우려가 상당하므로 중형 선고가 예상되나 (혐의) 상당 부분을 부인하면서 자신은 아무런 책임이 없고 유가족에게 사과할 생각도 없다며 범행 부인하고 있어 증거 인멸할 가능성이 크다"며 보석을 불허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방씨의 딸은 이날 법정에 서서 "정씨가 석방(보석)돼 다른 근로자를 구타하지 않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정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25일 오전 10시30분에 열릴 예정이다.

재판부는 정씨 보석 허가 여부를 숙고한 뒤 결정할 전망이다. 구속 피고인의 보석 청구 이후 법원은 7일 이내 해야 한다는 훈시 규정이 있으나 사실상 지켜지지 않고 있어서다.

한편 정씨는 지난해 7월15일 고속도로에서 보복 운전을 해 다른 운전자에게 위협을 가한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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