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무대 오른 셀트리온 父子 “100조 헬스케어 펀드 조성”

2024. 1. 1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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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100조원 이상 규모의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정진 회장이 보유한 지주회사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8.5%의 일부를 상장시켜 약 5조원 재원을 마련한 후, 이를 통해 지주사가 '투자사' 역할을 하면 투자자들이 참여해 100조원 이상이 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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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서 운영계획 발표
전 세계 트렌드 ADC·바이오시밀러도 집중
지주사 ‘투자사’ 역할 확대, M&A는 선 그어
서정진 셀트리온 그룹 회장(오른쪽)과 서진석 통합 셀트리온 대표가 10일(현지시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100조원 이상 규모의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목표 규모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셀트리온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를 이르면 올해 말 상장시켜 투자사로 역할을 확대, 대규모 헬스케어 펀드를 운영하겠다는 전략이다.

유망한 기업 지분 투자나 경영권 확보는 공격적으로 추진하되, 기업 인수&합병(M&A)은 안 할 것이라고도 선을 그었다.

특히 이날 발표에선 서정진 회장과 그의 장남인 서진석 통합 셀트리온 대표가 함께 세계 투자자를 상대로 한 무대에 올라 이목이 집중됐다. 서진석 대표가 취임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오른 것으로, 서진석 대표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바이오시밀러(동등생물의약품) 등을 셀트리온의 주요 미래 경쟁력으로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주회사 상장 이후 헬스케어 펀드 100조 이상 조성=서정진 회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MHC에서 “셀트리온그룹 지주사 지분 98.5%를 가지고 있다”며 “빠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상장해 100조원 이상의 헬스케어 펀드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앞서 그는 헬스케어 펀드 조성을 수차례 밝힌 바 있으나, 구체적인 규모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정진 회장이 보유한 지주회사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8.5%의 일부를 상장시켜 약 5조원 재원을 마련한 후, 이를 통해 지주사가 ‘투자사’ 역할을 하면 투자자들이 참여해 100조원 이상이 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정진 회장은 “콘퍼런스에 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와 있을 것”이라며 “저희가 앵커 기업(특정 산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현장에서도 서정진 회장은 스위스에서 온 피부 재생 스타트업 대표인 다니엘라 마리노 등 투자 유치에 나선 관계자 등을 직접 만나 “언제든 한국을 방문해 달라. 미팅하자”고 말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투자는 항상 고려하지만 M&A는 안 한다”=서정진 회장은 이날 질의응답에서 M&A와 관련해 “투자는 항상하겠지만 M&A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망 기업의 지분 투자 등은 지속적으로 고려하겠지만, 기업을 인수하거나 합병하는 건 오히려 비효율적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제약바이오산업의 재산은 바로 일하는 사람”이라며 “일을 하는 게 중요하지 회사를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JPMHC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ADC와 관련해서도 “여기(JPMHC)에서 보니 ADC 기업을 사오는 게 유행인데, 기업은 기업의 전문성을 가지고 성장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ADC 외에 바이오시밀러도 셀트리온의 주요한 미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서정진 회장은 “너도 나도 ADC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현재 바이오 의약품 쓰는 것은 70억 인구 중 10억명 밖에 없다. 60억명은 가격이 비싸서 약을 못 쓴다”고 했다. 이어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을 환영한다. 우리 모두 경쟁해서 가격을 내리자”고 강조했다.

▶서진석 대표, 셀트리온 미래 경쟁력 설파=지난해 12월 28일 통합 셀트리온 대표 자리에 올랐던 서진석 대표도 이날 서정진 회장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서진석 대표는 전 세계에서 모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셀트리온의 미래 비전과 목표 등을 직접 설명했다. 그는 ▷바이시밀러 전문 기업으로서 탄탄한 포트폴리오 ▷고형암, 혈액암, 면역 체크포인트 등 신약 개발 ▷디지털치료제·여러 헬스케어 관련 온라인 서비스 등 공동 개발 및 투자 참여 등을 강조했다.

서진석 대표는 “셀트리온은 신약의 경우 질환별·모달리티(치료접근법)별 주요 트렌드에 기반해 개발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2022년 기준 매출 2조3000억원, 영업이익률 29%를 달성했다. 22개 제품이 출시된다면 매출 11조원, 영업이익 3조3000억원(영업이익률 30%)이 예상된다”고 자신했다.

ADC 산업과 관련해서도 “고형암의 경우 ADC 프로젝트를 가장 우선시해 진행하고 있다”며 “지금 공개된 포괄적인 적응증으로 셀트리온의 개발 전략을 유추할 수 있을텐데, 내년에 동물실험 결과가 나오면 공개할 예정”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서정진 회장도 서진석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서정진 회장은 “투자자, 환자,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이라며 “제가 활동을 못 하게 되면 큰아들이 같은 생각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고재우 기자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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