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내년 말 개 당 2.6억? [신하연의 여의도 돋보기]

신하연 2024. 1. 11. 11:2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 픽사베이.

<글쓴이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고 했나요. 어렵고 딱딱한 증시·시황 얘기는 잠시 접어두고 '그래서 왜?'하고 궁금했던 부분에 돋보기를 들이대고 하나씩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됐습니다.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현재까지 신청된 11개 상품에 대해 일괄 승인하면서 이르면 현지시간 11일부터는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을 추종하는 ETF 상품을 거래할 수 있게 됩니다.

그동안 비트코인 선물을 추종하는 ETF는 있었지만 현물 ETF는 처음인데요.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비트코인은 물론 가상자산 산업 자체가 성장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EU에서 비트코인 테마 ETF를 출시한 최초의 회사인 멜라니언 캐피털의 최고경영자(CEO) 자드 코에어는 "이는 비트코인이 대규모 전통적 투자라는 것을 인정하는 큰 이정표"라고 평가했습니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비트코인 등장) 10년 만에 출시된 이 상품(현물 ETF)는 기관 및 개인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세계 최대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잇따른 스캔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암호화폐 업계에 큰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노출'(익스포저)이 늘어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잘 와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당장 일반 개인 투자자들을 생각해볼까요? 기존에는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해서만 가상자산 거래가 가능했다면, 앞으로는 테슬라·애플 같은 해외주식을 사는 것처럼 비트코인 ETF를 살 수 있게 되는 겁니다.

현재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다양한 ETF를 거래하고 있습니다. 그 선택지 중 하나로 비트코인 가격을 추종하는 ETF 상품이 추가되는 셈이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비롯해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아크인베스트먼트, 인베스코, 위즈덤트리, 비트와이즈 애셋매니지먼트, 발키리,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 등의 초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이들이 각각 발행하는 ETF 상품의 운용보수와 초기 프로모션 등을 잘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제 제도권으로 들어온 비트코인 ETF는 기관 투자자의 투자 자산군으로도 자리 잡을 수 있게 됩니다.

과거 금 현물 ETF가 상장되며 금 매수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 자금 유입과 가격 상승의 선순환이 이어진 것 같은 효과가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기대입니다.

그동안 SEC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여 왔습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도 대표적인 회의론자였고요.

하지만 지난해 8월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에서 SEC이 내린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거부 결정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린 후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했습니다.

SEC가 법원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현물 ETF 상장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기대감이 커졌고요.

실제로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위원회는 법과 법원이 법을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 행동한다"며 "법원이 그레이스케일 명령을 무효화하고 해당 사안을 위원회에 환송한 가운데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상품(ETP) 주식의 상장과 거래를 승인하는 것이 가장 지속 가능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일각에선 미 당국이 홍콩과 이른바 '암호화폐 허브' 지위를 두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더 빨리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반대로 말하면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의미도 되겠죠.

자,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에 어떤 역사적인 배경이 있었고, 승인 이후 어떻게 시장이 변화할지도 살펴봤습니다. 투자자들에게 가장 궁금한 건 '그래서 비트코인 가격이 얼마나 상승할 수 있느냐'겠지요.

영국계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경우 올해 말까지 43만7000~132만비트코인, 현금 가치로는 최대 1000억달러(133조원) 규모의 자금이 현물 ETF에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 경우 올해 말 비트코인 가격은 10만달러(1억3200만원), 내년 말에는 20만달러(약 2억6400만원)를 찍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현재 4만6500달러에서 5배 가량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네요.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제임스 세이퍼트 애널리스트는 "이는 전통적인 금융시장과 연결되는 다리를 만든다"며 "장기적으로 돈이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11월 비트코인은 이미 6만9000달러(한화 약 9000만원)선까지 상승한 바 있습니다.

앞서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2024년 가상자산 시장 전망' 리포트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의 저변이 전통 금융권까지 확대되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라며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4조5000억~5조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습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