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막전막후] 허리띠 졸라매는 엔씨, 조직 개조 드라이브…입 다문 '택진이형'

김완진 기자 2024. 1. 1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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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가 경영 쇄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실적 부진과 각종 논란이 잇따르는 가운데 처음으로 가족 경영 색깔 빼기에 나서는 등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데요. 

자회사를 정리하는 등 조직 개편과 함께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완진 기자와 알아봅니다. 

엔씨소프트 분위기가 여러 가지로 뒤숭숭하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속도를 내는 경영 쇄신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기자] 

계열사 정리를 시작하면서 조직 통폐합에 나섰습니다. 

일단 최근 자회사인 엔트리브 소프트 법인을 정리하기로 했는데요. 

엔트리브는 11년째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고 2016년과 2022년 두 차례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결국 적자를 못 벗어나고 폐업하게 됐습니다. 

직원 모두가 이달 중순 권고사직 형태로 회사를 떠나고 운영 중인 트릭스터 M과 프로야구 H3 등 주요 게임 서비스도 종료할 계획입니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감지됐는데요. 

지난해 1월 팬덤 플랫폼인 유니버스와 5월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클랩을 정리했고 지난달에는 수익 다각화를 목표로 시작했던 인공지능 금융 사업 전담 조직인 금융비즈센터 미등기 임원 10명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등 철수 수순을 밟은 바 있습니다. 

[앵커] 

경영진에서 눈에 띄는 변화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사실상 가족 경영의 색깔을 빼는 조치가 있었습니다. 

개발자 출신의 최고사업책임자 CBO 3인 체제로 개편하면서 김택진 대표의 아내 윤송이 사장과 동생 김택헌 부사장이 국내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됐습니다. 

다만 경영 부진 질타를 의식한 땜질 조치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는데요.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위정현 / 한국게임학회장 : 게임 비즈니스는 국내 사업과 해외 사업이 구분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해외 퍼블리싱이라는 것이 개발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 말을 할 수밖에 없고 임원 인사라든지 직간접적으로 결국 입김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윤송이 사장이 이끄는 엔씨웨스트의 경우 2012년 북미 현지에서 게임을 수급해 서비스하기 위해 만든 법인인데요. 

2015년부터 6년간 내리 적자를 내다 2021년 흑자전환 했지만 지난해 다시 적자로 돌아서면서 최근 비개발 인력 위주로 직원 20%가량을 줄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진정성 측면의 평가가 엇갈리긴 합니다만 표면적으로는 속도를 내고 있는 조직 개혁 새로운 인물의 등장과 무관하지 않죠? 

[기자] 

법조계 출신의 인수합병 전문가인 박병무 VIG 파트너스 대표를 공동대표로 영입한 것이 주요 배경입니다. 

회사가 생긴 지 26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에서 들인 경영인인데요. 

취임사나 신년사도 없었고 조직 개혁 움직임 또한 예고 없이 경영진에서 팀장, 팀원 순으로 전파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내부 구성원 사이에서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잇따를 만큼 빠르고 과감한 변화의 중심에는 박 공동대표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계열사가 아닌 엔씨소프트의 인력 감축 가능성은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엔씨소프트 측은 인위적 구조조정이나 인력 감축은 없다는 입장입니다만 지난해 10월 변화경영위원회를 만들며 내세운 목표와 지난해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73% 줄은 재무 상황을 보면 감원 단행 가능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 엔씨소프트는 시가총액이 크래프톤의 절반 수준이지만 임직원은 3배 규모로 기업가치에 비해 덩치가 크다는 평가도 받는데요. 

인건비 비중이 높은 게임사 재무구조 특성상 인력 구조조정만으로도 이익률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인력 줄이기를 고민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조직 내부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게임 서비스와 관련된 잡음도 불거졌죠? 

[기자] 

앞서 말씀드린 대로 법인 정리에 들어가는 엔트리브가 게임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도 직전까지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게 해 게이머들 사이에서 소비자 기만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또 지난달 출시한 게임 '쓰론 앤 리버티'에서는 중국과 러시아발 계정 탈취로 추정되는 피해가 지난 주말 사이 잇따르면서 논란을 빚었습니다. 

회사 측이 부랴부랴 보안 서비스 강화라는 카드를 꺼냈는데 IP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게임에 접속하는 해외 이용자들의 접근이 막히게 되면서 출시 초기부터 흥행 동력을 잃게 됐습니다. 

쓰론 앤 리버티는 지금 PC방 순위 10위권 밖에 머물면서 빨간불이 켜진 상황인데요. 

정작 김택진 대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찬가지로 부진한 실적에도 방준혁 의장이 신년사를 발표한 넷마블과 달리 김택진 대표는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아 직원 사이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는데요. 

엔씨소프트 노조위원장은 사내 게시판에 '어수선한 상황에서 회사 측 공지 하나 없다'라고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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