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지 겨우 36일 만에…엄마 손에 생명 잃고 버려졌다

법원, 20대 친모 '징역 5년'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키울 자신이 없다며 생후 36일 된 남아를 살해하고 그 시신을 유기한 20대 친모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11일 뉴시스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고권홍)는 살인,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20대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태어난 지 1개월 정도 된 아이로 모든 것을 피고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저항할 수도 없는 연약한 존재로 그 생명의 가치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지키고자 했던 가치보다 중요하다"며 "피고인이 도저히 피해자를 양육할 수 없던 절박한 사정이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육아 물품 등을 구매하지 않은 것을 보면 출산 직후부터 아이를 살해하려고 계획하고 있던 게 아닌지 의심은 되나, 여러 사정에 비춰보면 부모님이 받을 충격과 주변의 비난, 미래의 두려움 등을 이기지 못하고 우발적 범행에 이르렀다고 보인다"며 "이 밖에 범행 전력이 없고 범행을 후회하고 반성하는 점, 자진 신고하겠다는 의사를 전했으나 긴급체포 돼 뜻을 이루지 못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9년 4월30일 대전의 한 병원에서 남자아이를 출산하고 같은 해 6월 초 병원에서 퇴원시킨 뒤, 주거지 인근 하천변에서 아이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출산 직후 병원에 양육 의사가 없음을 알렸던 A씨는 입양 절차를 안내받았다. 그러나 입양 시 아이에 대한 출생신고를 먼저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를 거부하고는 5월 중순쯤 아이를 데려가겠다며 퇴원 의사를 밝혔다.

그는 병원에서 퇴원을 보류하자 "부모님에게 출산 사실을 알렸다" 등 거짓말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퇴원 보류 근거가 없다고 판단한 병원이 아이를 내줬고, A씨는 출산 사실이 부모님에게 알려질 것을 염려해 아이를 살해하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피해 아동의 얼굴을 5~10분가량 끌어안아 숨을 쉬지 못하게 해 살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