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유인원 멸종한 이유…친척들과 달리 환경 적응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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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거대한 유인원으로 알려진 '기간토피테쿠스 블래키'는 29~21만년 전 지구에서 돌연 자취를 감췄다.
과학자들이 약 30만년 전 기간토피테쿠스 블래키가 살았던 시기의 토양 환경을 재현해 멸종한 원인을 밝혀냈다.
분석 결과 기간토피테쿠스 블래키가 등장했던 230만년 전 중국의 남부에는 울창한 숲과 수풀이 조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같은 분석 결과를 통해 기간토피테쿠스 블래키의 멸종 원인이 당시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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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거대한 유인원으로 알려진 '기간토피테쿠스 블래키'는 29~21만년 전 지구에서 돌연 자취를 감췄다. 키 3m, 몸무게 200~300kg의 거구를 자랑하던 이 유인원이 갑자기 멸종한 이유는 그간 학계의 수수께끼였다. 당시 비슷한 지역에서 서식하던 오랑우탄 등 다른 유인원들은 현재까지 무사히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이 약 30만년 전 기간토피테쿠스 블래키가 살았던 시기의 토양 환경을 재현해 멸종한 원인을 밝혀냈다. 기후 계절성이 커지면서 변화한 식생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키라 웨스트어웨이 호주 매쿼리대 교수와 장잉치 중국과학원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기간토피테쿠스 블래키가 살았던 중국 남부 동굴에서 채집한 화석과 꽃가루 등을 분석해 멸종 시기와 원인을 알아낸 연구결과를 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기간토피테쿠스 블래키는 현재까지 발견된 영장류 중 가장 큰 영장류다. 200만년 전부터 멸종할 때까지 중국 남부 지역에서 살았다.
연구팀은 기간토피테쿠스 블래키가 사라진 시기에 지구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중국 남부 지역 동굴 22개에서 이 유인원의 화석과 꽃가루, 토양 등을 수집했다. 수집된 샘플에 6가지 연대 측정 기법을 사용해 157개의 방사성 동위원소 측정 결과를 도출했다.
또 기간토피테쿠스 블래키의 식습관 특징을 확인하기 위해 이 유인원의 가장 가까운 친척에 해당하는 유인원인 중국 오랑우탄의 치아 화석과 비교 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기간토피테쿠스 블래키가 등장했던 230만년 전 중국의 남부에는 울창한 숲과 수풀이 조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적 변동이 크지 않아 먹이와 물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29만5000~21만5000년 전 기후 계절성이 갑자기 커지면서 이 지역 일대의 식물 구성이 뒤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숲 대신 초원 환경이 확대되면서 먹이를 구하는 환경에 큰 변화가 생겼다.
기간토피테쿠스 블래키는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중국 오랑우탄은 식생이 변화한 후에도 환경에 잘 적응했다. 나무 새싹과 잎, 곤충, 작은 동물로 먹이를 확대했다. 양질의 식단을 섭취하면서 남아있는 치아 화석에는 큰 손상이 없었다.
반면 기간토피테쿠스 블래키는 이 시기부터 영양 섭취에 어려움을 겪으며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규칙적인 물 섭취가 감소했으며 영양가가 낮은 나무껍질을 섭취하면서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치아 마모 흔적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같은 분석 결과를 통해 기간토피테쿠스 블래키의 멸종 원인이 당시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과제로는 실제 기간토피테쿠스 블래키의 실제 외형을 복원하는 것을 꼽았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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