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등 서방 "러, 우크라에 北미사일 사용 규탄"…러 "증거 없어"

김현 특파원 2024. 1. 1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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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우크라 전쟁 관련 회의서 공방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2023.07.18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10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선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조달한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사용한 것을 놓고 미국 등 서방과 러시아간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은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가 북한에서 조달한 미사일을 사용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러시아는 증거가 없다며 미국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버트 우드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안보 유지'를 주제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는 북한으로부터 무기 및 관련 물자 조달과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은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여러 차례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우드 차석대사는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핵심 인프라를 파괴하고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살해하기 위해 추가로 미사일을 더 발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유엔 헌장을 지키고 우크라이나에서 2년간 지속되고 있는 끔찍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러시아의 안보리 결의 위반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도 회의에서 "러시아는 불법적인 침략 전쟁을 벌이고 국제 인도주의 법을 위반하는 것 외에도 북한이 불법으로 제공한 무기에 의존하고 있다"고 북한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 및 발사대를 수출한 것과 러시아의 북한제 탄도미사일 사용을 강력 규탄하면서 북러간 군사협력 중단을 촉구했다.

황 대사는 또 러시아의 북한제 탄도미사일 사용은 북한에 귀중한 기술적·군사적 통찰력을 제공해 다른 나라에 탄도미사일을 수출이 더 장려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에서 사용되는 북한의 미사일은 우리의 공동 대응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안보리의 비상한 노력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한미일을 비롯해 영국·프랑스·몰타·슬로베니아·우크라이나 등 8개국은 이날 안보리 회의에 앞서 공동성명을 내고 "지난달 30일, 올해 1월 2일과 6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파괴적인 공습을 가해 수십명이 죽고 수백명이 다쳤다"며 "이런 극악무도한 공격은 부분적으로 북한에서 조달한 탄도미사일과 발사대를 이용해 이뤄졌다"라고 지적했다.

8개국은 "이는 북한으로부터 무기 조달 및 수출을 김지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행위"라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이런 위반에 기꺼이 가담하는 것은 그 지위를 명백히 악용하는 것"이라고 러시아를 강도 높게 규탄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이 관련 증거도 없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맞섰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회의에서 "서방 안보리 이사국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군사작전에 북한제 미사일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 정보는 며칠 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언급한 것이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이같은 사실에 대한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고 구체적으로 밝혔다"고 주장했다.

네벤자 대사는 "미국은 이를 사전에 확인하는 수고를 거치지 않고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에 역공을 가했다.

네벤자 대사는 나아가 서방이 제공한 무기를 이용해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 등지의 주거 지역에 표적 공격을 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향해 '전쟁범죄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자 세르게이 끼슬리쨔 주유엔 우크라이나 대사가 "1월 6일에 발표된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검찰청의 보고서에 따르면, 1월 2일 하르키우 시를 공격한 탄도미사일 중 한 발은 시각적, 기술적으로 러시아 미사일과 구별된다"며 해당 미사일은 러시아 이스칸데르 미사일보다 직경이 약간 더 크고 노즐, 내부 전기선, 후방 부분이 북한 미사일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끼슬리쨔 대사는 그러면서 이 미사일의 출처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 북한산 미사일로 추정되는 증거라며 잔해를 공개한 바 있다.

드미트로 추벤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검찰 대변인은 해당 미사일이 북한에서 제공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북한이나 다른 국가가 이 미사일을 러시아에 제공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밝혔었다.

커비 조정관도 지난 4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수십발의 탄도미사일과 발사대를 제공받았으며 그중 일부를 이미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커비 조정관은 전날 브리핑에서도 러시아가 지난 6일에도 북한산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우크라이나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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