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투 삼달리'에는 허투루 등장하는 캐릭터가 없다
JTBC 토일드라마 ‘웰컴투 삼달리’(극본 권혜주, 연출 차영훈, 제작 MI, SLL)엔 허투루 등장하는 캐릭터가 없다. 모든 인물들이 삼달리 안에서 만들어내는 케미스트리와 관계성은 드라마의 재미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한다. 이에 시청자들 역시 용필(지창욱)과 삼달(신혜선)의 짝꿍의 역사뿐 아니라, 각양각색 케미들에 폭발적 반응을 보내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갓벽’한 케미 열전 베스트3을 꼽아봤다.
#. 붕어빵 母子 ‘독수리 오형제’ 이재원-배명진-강영석X‘해녀 삼춘’ 백현주-김미화-윤진성
‘독수리 오형제’ 왕경태(이재원), 차은우(배명진), 부상도(강영석)와 각각 이들의 엄마인 ‘해녀 삼춘’ 오금술(백현주), 양부자(김미화), 전혜자(윤진성)는 외모도 성격도 ‘붕어빵’처럼 똑 닮아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모자 관계로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연속극보다 100배 더 재미있는 용필X삼달 러브 스토리의 열성 팬이자 모전자전 ‘투머치토커’로 삼달리 공식 확성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경태X금술, 푸근한 이미지답게 둥실둥실하고 순하며 특유의 긍정 파워로 웃음을 잃지 않는 은우X부자, 돈이 없어 힘들었던 가정사에도 모난 곳 없이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상도X혜자까지, 모자의 캐릭터도 각양각색이다.
그리고 그 케미스트리는 지난 11회 방송 중 삼달리vs.남달리 해녀 삼춘들의 한판 승부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금술은 싸움을 말리러 온 경태가 상대편에게 머리를 잡히자, 구해주는 듯 되려 아들의 머리를 낚아채 구석으로 날려버렸고, 은우는 풍채에서 나오는 힘으로 엄마를 들고 끌고 갔다. 그런 와중에도 발차기를 힘 있게 날려보는 부자였다. 상도는 혜자를 업어서 말려 보려 했지만, 오히려 그 상태로 남달리 해녀에게 멱살을 잡히며 밀려나, 등에 업힌 엄마의 도움으로 겨우 벗어났다. 그야말로 모전자전 캐릭터와 한바탕 소동극이 만나 안방극장에 포복절도를 유발한 순간이었다.
#. 애어른 엄마 강미나X애어른 딸 김도은
붕어빵 모녀도 있다. 바로 ‘3달 시스터즈’의 막내 조해달(강미나)과 아홉 살 딸 차하율(김도은)이다. 어려서부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해야 할 말은 똑 부러지게 했던 해달을 꼭 빼 닮은 하율. 아이가 똑 소리나게 팩트를 짚어내니 어른들의 할 말을 잃게 하며 시선을 강탈했다. 심지어 본인보다 나이는 많지만, 어떻게 보면 아직 애 같은 엄마와 이모들을 보살피느라 바쁜 하율은 인생 2회차가 아닐까 의심되는 ‘애어른’ 면모로 이따금씩 주변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게다가 눈치까지 빨랐다. 엄마와 ‘돌고래 아빠’ 공지찬(김민철)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기류를 감지하고 해달더러 일부러 “이모”라 부른 것. 심지어 지찬 보란 듯 진짜 이모 진달(신동미)에게는 “엄마”라 외치며 품에 안겼다.
그럴수록 엄마 해달은 속이 상했다. “저 바당이 울 할망 데려가면 울 엄만 누가 지켜줄까요”, “나는 아직 꼬마니까 엄마를 지켜줄 수가 없잖아”라는 마음에 심장이 아픈 할머니 미자(김미경)가 물질을 하지 못하도록 잠수복을 숨긴 걸 알게 되자 더욱 마음이 아팠다. 해달은 아홉 살 하율이 제 나이에 맞게 “그냥 내일 뭐하고 놀지, 뭐 먹고 싶은지” 그런 것만 생각하면 좋겠는데, 하율은 벌써부터 엄마를 지킬 생각하는 속깊은 딸이었다. 이에 “엄마는 지킬게 있잖아. 아무도 엄마 지켜주지 않아도 엄마는 10배는 더 강해. 원래 지킬 게 있는 사람이 더 센 거야”라며 부둥켜 안고 우는 두 모녀는 시청자들마저도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성장시키고 있는 해달과 하율은 때로는 친구 같고 또 때로는 자매 같은 ‘모녀 케미’를 자랑하며 안방극장을 따뜻하게 물들이고 있다.
#. 허당 대표 양경원X오른팔 비서 강길우
AS그룹 대표 전대영(양경원)과 그의 오른팔 비서 고철종(강길우)의 티키타카는 깨알 재미를 선사하며 작품에 없어서는 안 되는 씬스틸러 조합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영은 한 그룹을 이끄는 대표지만, 2% 부족한 허당끼 때문에 말 실수를 할 때가 많았다. 그때마다 고비서는 마치 자애로운 엄마처럼 이를 짚어주며 웃음을 안겼다. 전처 진달의 고향을 보고 “데자와를 느낀다”는 대영에 “데자뷰”라고 차분히 고쳐줬고, 삼달리를 “수달리, 후달리”라 하자 조용히 손으로 숫자 3을 만들어 힌트를 주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이름을 기억해냈을 땐 몹시 뿌듯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런 고비서도 대영이 답답할 때가 있었다. 예를 들어, 남달리에서 AS 테마파크 사업을 엎고 삼달리로 가져온 만큼 일을 꼭 성사시켜야 했는데, 주민들이 “동네 환해서 어떵 자나”, “맹수 무서워 어찌 살꼬”라는 이유로 야간 산책로와 사파리 월드 조성을 반대하자, 대영이 “불 꺼!”, “맹수 빼!”라는 터무니 없는 해결책을 제시했을 때다. 옆에서 보면서 속이 터지는 고비서는 결국 조곤조곤 ‘팩폭’을 날릴 수밖에 없었다. 어쩐지 ‘엄마’ 고비서의 어수룩한 ‘아들’ 전대표 양육기를 연상케 하는 두 사람에 남은 4회에서는 또 어떤 케미스트리를 선보일지 기대감을 높인다.
‘웰컴투 삼달리’는 매주 토, 일 밤 10시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준수 기자 (junso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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