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중심' 클린스만호, 카타르 입성 완료, 64년 만의 우승 도전...15일부터 달린다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결전의 땅이 될 카타르에 도착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현지 시간으로 10일 오후에 카타르 도하의 하마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제 대표팀은 64년 동안 이루지 못했던 염원을 위해 대회 준비를 시작한다.
TEAM 클린스만의 전력은 한국 축구 역사를 통틀어 가장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단 월드 클래스 선수만 2명이다. 공격에서는 손흥민(토트넘), 수비에서는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다. 중원에서는 한국 축구의 미래인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활약이 기대가 된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 프리미어리그(PL) 입성 후 인생 시즌을 보내고 있는 황희찬(울버햄튼)부터 시작해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조규성(미트윌란), 이재성(마인츠) 등 유럽에서 이번 시즌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굉장히 많다.
유럽파만 해도 12명이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황희찬, 황인범, 조규성, 이재성, 홍현석(헨트),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오현규, 양현준(이상 셀틱), 김지수(브렌트포드)까지다. 신구 조화 밸런스도 좋다는 평가다.
최고참격으로는 김영원, 김태환(이상 울산 현대)이 있다. 그 밑에 손흥민을 비롯한 1992년생 라인이다. 김진수(전북 현대) 같은 선수들이 손흥민을 잘 보좌해주고 있다. 1992년생 다음이 1996년생 라인이다.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등 지난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주역이 다수 포진해있다.
어린 유망주를 선호하는 클린스만 감독답게 젊은 피도 많다. 이강인을 필두로 정우영, 오현규, 양현준, 김지수는 한국 축구의 다음 세대를 이끌어가야 할 어린 친구들이다.
선수단이 좋은 만큼 기대치는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 클린스만 감독이 파울루 벤투 감독의 후임자로 임명됐을 때까지만 해도 대표팀을 향한 여론은 의심으로 가득했다. 월드컵 16강까지 보여줬던 경기력은 사라졌고, 클린스만 감독은 계속된 해외 출장 논란에 휘말렸다.
그러나 지난 9월부터 대표팀은 부정적인 여론을 조금씩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웨일스와의 0-0무승부부터 시작해 최근 7경기에서 6승 1무라는 아주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전 1-0 승리, 튀니지전 4-0 대승, 베트남전 6-0 대승, 싱가포르전 5-0 대승, 중국전 3-0 완승, 이라크전 1-0 승리까지 챙겼다.
현재는 A매치 6연승을 달리고 있다. 6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는 동안 20골을 넣었고, 단 1골도 실점하지 않았다. 내용적으로는 여전히 보완점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결과만 놓고 보자면 최상이다.
7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은 역대 한국 축구 역사로 봐도 최고 수준이다. 연속 무실점 경기 최다 기록 역대 3위에 해당한다. 무실점 연속 경기 기록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 2015년 8월부터 2016년 3월까지 기록한 연속 10경기다. 2위는 1970년 한홍기 감독 시절에 8경기다. 그만큼 좋은 분위기로 대회에 입성한 TEAM 클린스만호다.
이제 목표는 하나다. 우승밖에 없다. 한국은 아시아의 호랑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아시안컵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1956년 아시안컵 첫 대회와 1960년 2번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로 단 1번도 우승컵에 입을 맞추지 못했다.
준우승만 4번이었다. 1972년, 1980년, 1988년 그리고 2015년까지 한국은 정상에 오를 기회를 4번이나 놓쳤다. 3위도 1964년, 2000년, 2007년, 2011년에 4차례를 기록했다. 64년 동안 이어져온 대표팀의 설움을 이번에는 반드시 해소시키겠다는 열망이 매우 강한 대표팀이다.
해외의 평가 역시 한국을 아시안컵 유력 우승 후보로 여기고 있다. 축구 통계 매체 'OPTA'는 슈퍼컴퓨터가 예측한 2023 아시안컵 우승 확률을 공개했다. 1위는 24.6%인 일본이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은 현재 경기력적으로는 아시아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 역시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 파란을 일으킨 팀 중 하나다. 독일, 스페인과 함께 묶이면서 월드컵 역대 최악의 조편성을 받았지만 독일과 스페인을 모두 잡아내면서 일본의 저력을 보여줬다.
16강에서 크로아티아와 만나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그마저도 승부차기 패배였다. 월드컵 이후로 일본은 단 1차례도 패배하지 않고 있다. 무패 행진의 수준이 아니다. 12경기 10승 1무 1패라는 미친 상승세다.
약체만 만나서 이러한 기록이 나온 것도 아니다. 우루과이전 1-1 무, 페루전 4-1 승, 독일전 4-1 승, 터키 4-2 승, 캐나다전 4-1 승, 튀니니전 2-0 승까지 일본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이라고 평가받는 팀들도 제압했다. 특히 독일 원정에서 보여준 경기력과 결과는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리기도 했다. 일본이 FIFA 랭킹 순위에서도 아시아에서 가장 높기에 우승 후보 1위로 꼽히는 건 당연했다.
일본 다음이 한국이었다. 한국은 14.3%로 2위에 자리했다. 한국 다음으로는 중동 최강 이란이었다. 이란은 11.2%였다. 4위는 10.7%를 기록한 호주였고, 5위가 10.6%인 사우디아라비아였다.
'OPTA'는 한국의 전력을 평가하면서 "일본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월드컵 토너먼트 단계까지 진출했던 팀이다. 뮌헨 수비수 김민재와 PSG 스타 이강인을 포함한 재능 있는 스쿼드를 자랑합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를 수놓고 있는 손흥민과 황희찬을 콕 찍어서 이야기했다. "두 명의 유능한 프리미어리그 포워드도 그들의 옵션 중 하나입니다. 토트넘의 손흥민과 울버햄튼의 황희찬은 이미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2골을 넣었다. 인상적인 명단이고 한국은 지금이 그들의 때라고 느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64년 만에 우승을 향한 한국의 첫 걸음은 오는 15일부터 시작된다. 한국은 FIFA 랭킹 86위인 바레인, FIFA 랭킹 130위인 말레이시아, FIFA 랭킹 87위인 요르단과 조별리그를 치른다. 공은 둥글다고 하지만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는 분명 한국보다 전력이 2단계는 아래인 팀이다.
첫 경기는 바레인이다. 요르단, 말레이시아 순으로 만난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말레이시아전에서는 한국 국가대표팀 성공에 크게 이바지한 김판곤 감독과 만나게 된다.
한국은 현재 E조 1위가 제일 유력하다. E조 1위로 올라서게 될 경우 D조 2위와 격돌한다. D조에는 일본, 이라크, 베트남, 인도네시아가 포진해있다. 일본이 조 2위로 떨어진다면 16강에서 한일전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지만 일본이 조 1위를 놓칠 전력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예상대로 조 1위로 올라서 16강도 잘 마무리한다면 C조 1위와 A, B, F조의 3위 중 승리한 나라과 8강에서 격돌하게 된다.
클린스만 감독 역시 이번 대회를 어떻게 치르는지에 따라서 평가가 극명하게 바뀔 수 있다. 64년 만에 우승으로 이끈다면 부정적인 여론은 완벽히 사라지겠지만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면 경질 압박에 시달려도 이상하지 않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의 전력을 두고는 "상당히 많은 선수들이 성장했고 어린 선수들도 많이 합류했다. 특별한 선수도 나타났다. 가장 말씀드리고 싶은 선수는 이강인이다. 너무나 특별한 재능을 지녔다. 마요르카에서 PSG으로 이적해 출전 시간이 늘어나면서 많이 성장했다.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황희찬도 마찬가지다. 손흥민은 세계 최고의 선수다. 해리 케인이 떠나 주장을 맡으면서 성장했다. 중요한 건 선수들이 지금 소속팀에서 펼치는 좋은 활약을 대표팀에서도 펼쳐주길 바란다. 팀이 잘 준비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월드컵 이후 일 년 만에 아시안컵을 치른다. 팀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며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 대표팀 부임 직후부터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있었던 클린스만 감독이다. "선수 시절 월드컵 3번,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번, 1988 서울 올림픽까지 출전했지만, 아시안컵 같은 큰 대회는 타이밍 같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타이밍이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은 각자 소속팀과 주요 리그에서 정말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감독으로서 좋은 느낌과 에너지를 받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이번이 우승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다.
이어 "(마지막 우승이) 64년 전이다. 대한민국에 있어 64년은 너무 길다. 대회를 치르다 보면 많은 일이 있을 것이다. 운도 따라야할 수 있다. 토너먼트에선 단두대 매치가 펼쳐진다. 선수들이 부상 없이 합류해 그 자신감을 대표팀에서 이어가 시작을 잘 한다면, 약속드린 대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자신감도 있다. 64년 동안 이루지 못한 우승을 반드시 이루고 올 기회라 생각한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클린스만 감독이 제일 경계한 상대는 역시 일본이다. 그러면서도 일본과의 결승전을 상상한 클린스만 감독이다. "이번 아시안컵은 호주, 우즈베키스탄, 이란, 카타르 등 좋은 팀이 많다. 이 팀들 역시 우리에게 있어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일본은 우리 라이벌이다. 아주 특별한 경기가 될 것 같다. 독일 대표팀 시절엔 독일과 네덜란드, 독일과 잉글랜드, 미국 대표팀 시절엔 미국 멕시코 등 라이벌 관계가 있었다. 특별하고 기다려진다"고 경계했다.
동시에 "결승에서 일본과 만나길 희망하고 꼭 이루어지길 바란다. 일본 경기는 지속적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최근 몇 년 동안 성장세가 뚜렷한 라이벌이기에 기대된다. 다만 일본뿐만 아니라 아시안컵에 출전할 국가들 전부를 지켜보고 있다.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는지다. 반복적으로 말씀드리지만, 지금 선수들 컨디션과 퍼포먼스를 보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 이 선수들과 함께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면서 우승에 대한 확신을 보여줬다.
[2023 AFC 아시안컵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최종명단]
GK(3) : 김승규(알 샤밥), 조현우(울산), 송범근(쇼난)
DF(9) : 김영권(울산), 김민재(뮌헨), 정승현(울산), 김주성(서울), 김지수(브렌트포드), 설영우(울산), 김태환(울산), 이기제(수원), 김진수(전북)
MF(12) : 박용우(알아인), 황인범(즈베즈다), 홍현석(헨트), 이순민(광주), 이재성(마인츠), 이강인(PSG), 손흥민(토트넘),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황희찬(울버햄튼), 문선민(전북), 박진섭(전북), 양현준(셀틱)
FW(2) : 조규성(미트윌란), 오현규(셀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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