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인터뷰] LG전자 조주완 "올해 1∼2개 M&A…B2B·신규사업 집중"

장하나 2024. 1. 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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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경쟁력 강화에 연간 10조원 투입…해외영업본부 신설해 성장 시장도 공략
10주년 맞은 웹OS, 조 단위 매출 목표…메타버스 사업도 가시화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LG전자가 올해 '한계 돌파'를 경영 키워드로 내걸고, 미래 경쟁력 강화에 연간 10조원을 투입한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수·합병(M&A) 대상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아직 갖고 있지 않은 역량을 확보해야 하므로 기업간거래(B2B), 신규사업 영역 쪽에 집중돼야 할 것"이라며 "올해 1∼2개 정도는 시장에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 중인 조주완 LG전자 사장 [LG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LG전자는 올해 신규 투자를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올해 미래 경쟁력 강화에 투입될 10조원 가운데 연구개발(R&D)에 4조5천억원을 투자하고, 2조원은 전략적인 자본 투자와 M&A 투자에 투입할 계획이다. 나머지 3조5천억원은 시설투자에 투입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기존 사업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한편, M&A, 조인트벤처(JV), 파트너십 등의 기회도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조 사장은 "M&A는 대상 기업의 조직을 몽땅 인수하는 경우가 있고 상당 부분 인수해 경영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며 "2030년 '7·7·7'(연평균 성장률·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어서 관심을 갖고 직접 개입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2030년 매출 100조원' 달성 목표와 관련, 내부에서 역량을 키우고(Build) 남의 역량을 빌려오거나(Borrow) 사오는(Buy) 등 '3B 전략'을 언급하며 "2030년 전에 달성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따라 전장과 냉난방공조(HVAC), 빌트인, 사이니지 등 B2B 사업이나 웹(web)OS 플랫폼 사업과 같은 고성장·고수익 핵심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충전과 로봇 등 유망 영역에도 투자를 이어간다.

LG전자는 앞서 포트폴리오 전환과 사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2030년까지 50조원 이상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LG전자 기자간담회 [LG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조 사장은 최근 조직 개편에서 해외영업본부를 신설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전체 매출의 3분의 2가량을 책임지고 지역과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특화 전략을 수립해 해외 사업 성과를 극대화하고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조 사장은 "해외에도 충분히 새로운 사업 방식이 적용될 시장과 고객이 많다고 보는 것"이라며 "그동안 선진국 중심으로 성장해왔다면 앞으로는 성장 시장에 맞는 제품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LG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와 함께 올해 10주년을 맞은 스마트TV 운영 체제인 웹OS 플랫폼 사업도 가속한다.

웹OS 플랫폼 사업은 올해 조 단위 매출액을 내는 것이 목표다.

간담회에 배석한 박형세 HE사업본부장은 "북미와 유럽에 집중된 디지털 광고 사업을 인도나 중남미 쪽으로 확대하면 분명히 조 단위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소위 보급형 시장 쪽에 웹OS를 확대하는 것을 협업하고 있고 중국 업체들과도 얘기 중"이라고 설명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 [LG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공지능(AI)과 혼합현실(MR) 등 게임체인저 영역도 중점을 둔다.

조 사장은 메타버스와 관련, "생성형 AI가 나오면서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 보였다가 다시 생성형 AI와 메타버스의 협업 모델, 시너지가 얘기되고 있어 주의 깊게 봤다"며 메타버스의 성공 요인으로 플랫폼과 콘텐츠, 디바이스를 꼽았다.

이어 "그동안 최고전략책임자(CSO) 차원에서 (메타버스를) 인큐베이팅했고 사업이 가시화하는 모습을 보여서 실제 개발하고 속도 내는데 사업부를 옮기는 게 좋겠다고 판단해 HE사업본부로 옮겼다"며 "올해쯤 되면 뭔가 말씀드릴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증강현실(AR)은 B2B 애플리케이션(앱)이 빠를 것 같아서 파트너십 협업 모델을 검토 중이고, MR은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모델로 보고 있는데 게임이 주가 될 것 같다"며 "고객 경험 차원에서 어떤 차별화를 제공할지 검토해서 제품에 적용할 생각"이라고 첨언했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LG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LG전자는 이번 CES에 AI 로봇인 '스마트홈 AI 에이전트'(코드명 Q9)를 내놨다.

류재철 H&A사업본부장은 "AI 에이전트는 집사 로봇, 반려 로봇, 영어 튜터 등이 될 수 있다"며 "올해 내에 베타 버전이지만 시장에 낼 것이고, 내년 초에는 본격 양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구독 모델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사장은 "로봇 사업은 상업용, 산업용, 가정용이 있는데, 집중 영역은 배송과 물류 등 상업 영역에서 하고 있지만 로봇 발전 방향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며 지분 투자나 M&A 가능성을 열어두고 그때가 왔을 때 중요한 플레이어로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0년 만에 주력 사업으로 부상한 전장(차량용 전기·전자장비) 사업의 경우 작년 잠정 실적 기준으로 매출은 10조원이 넘었고, 수주잔고는 90조원 중반대를 기록했다.

은석현 VS사업본부장은 "최근 2∼3년간 수주를 많이 했고 100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고 있지만 전동화 흐름이 바뀌진 않을 것 같고 우리 사업도 전동화에만 집중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선제적으로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은 본부장은 "2030년 (전장) 매출 20조원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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