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도 보이네"…'솔로지옥3' 데이트 즐긴 곳, 외국인도 몰려왔다

제주=김소연 기자 2024. 1. 1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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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소연 기자

'딸깍'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드넓은 통창에 제주 하늘이 푸르게 들어찼다. 높이 2.7미터(m) 통유리를 통해 보이는 파노라마 뷰로 하늘에 떠 있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는 사이, 창공을 가로지르는 비행기가 눈에 들어왔다. 36층, 제주도 최고층 호텔답게 하늘과 가까운 이곳에서라면 생활 속 스트레스를 한 번에 날릴수 있을 듯했다. 낯설면서도 익숙한 이 공간은 화제의 넷플릭스 시리즈 '솔로지옥 3' 내 '천국도' 배경이 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그랜드 하얏트다.

지난 4일 찾은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해외에서 찾아온 연인, 가족 단위 관광객들로 들떠 있었다. 특히 2층에 위치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평일 저녁 8시임에도 불구하고 카지노를 즐기려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테이블 절반 이상이 차 있었다. 주말 오후 10~11시면 테이블이 만석이라는 직원의 말에 절로 수긍이 갔다. "어제 제주 S리조트에 200여명을 태운 크루즈가 1박 하러 도착했습니다. 카지노 고객들은 한 곳만 가지 않거든요. 이제 시작이에요."

드림타워 카지노/사진=김소연 기자


롯데관광개발이 야심차게 선보인 이 리조트는 지상 38층, 지하 5층, 높이 169m의 제주 최고층 리조트다. 두 번째로 높은 롯데시티호텔(89m)에 비해 약 2배 높이로, 남다른 뷰와 웅장함을 자랑한다. '올 스위트' 콘셉트로, 일반 객실도 방이 넓고 탁 트인 통창에서 한라산까지 조망이 가능해 제주도 좀 다녀본 여행객 사이에는 입소문이 났다.

공항 10분여 거리인 제주 최대 번화가 노형동에서 호텔(그랜드하얏트제주)과 카지노(드림타워카지노), 유명 레스토랑과 야외 인피니티풀, 쇼핑몰(한컬렉션)까지 총 망라해놓은 만큼 제주 청정자연에 도심관광의 매력을 한 스푼 더한 관광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관광 지형을 반영해 단체관광객은 물론, K콘텐츠와 K푸드를 직접 체험하길 원하는 개별관광객까지 모두 만족시킬 스케일로 갖췄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입구/사진=김소연 기자

특히 최근 넷플릭스 화제작 '솔로지옥 3'에 '디플로매틱 스위트' 객실을 비롯해 다양한 부대시설이 데이트 장소로 등장, 마카오와 싱가포르에 버금가는 글래머러스함을 뽐내면서 K콘텐츠 인기 속 글로벌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솔로지옥 3는 넷플릭스 비영어권 TV부문 글로벌 순위 7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홍콩과 대만, 싱가포르에서 연일 1~2위를 지키고 있다.

2022년 6월부터 재개된 제주도 무사증(무비자) 정책에, 오는 2월 춘절을 앞두고 중화권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제주 직항 항공편도 속속 늘고 있어 올해 롯데관광개발의 흑자전환 기대감이 크다.

이미 지난해 3분기 제주 드림타워의 선전을 바탕으로 롯데관광개발은 복합리조트 개장(2020년12월18일) 이후 첫 흑자전환의 쾌거를 이뤘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 속 지난 4분기 카지노 부문 순매출은 519억원으로, 2분기 연속 500억원대를 돌파했고 12월 외국인 호텔 투숙도 1만5333실로 전년동월대비 164% 상승했다. 외국인 점유율이 58%에 달하는 호텔은 국내에서 유일하다.

그랜드하얏트 야외 온수 인피니티풀/사진제공=롯데관광개발

2월 춘절을 앞두고 중화권 단체관광 재개 기대감 속 제주공항 국제선 정기편도 증가했다. 당장 이달 중국 베이징(주 3회, 제주항공)과 타이베이(주 7회, 이스타항공) 정기노선을 비롯해 마카오(주 2회, 제주항공)도 운항을 재개했다. 현재는 중국 난징과 닝보, 베이징 다싱·서우두 선양, 정저우, 텐진, 푸동, 항저우를 비롯해 일본 오사카, 싱가포르, 홍콩 등에 직항노선이 열려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제주공항 항공편수는 지난해 11월 약 7200 여편으로 회복되긴 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만8000여편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올해 신규 제작 항공기 증가, 항공 인력 증가 등으로 제주도 항공편수가 1만편 수준을 회복하고 대형 크루즈 선박의 기항도 늘어 제주도 외국인 입도객이 120 만명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이낸스 리스크도 덜었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해 11월 7800억원 규모의 대규모 리파이낸싱에 성공한 상태다. 4~5%대였던 금리는 담보 순위에 따라 현 시장 금리 수준으로 조정했지만, 만기를 1년으로 줄였고 6개월 조기상환 수수료도 없다.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 안정적인 1금융권으로 대환할 가능성이 높다.

리스크는 덜고, 매력은 더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 상태다. 10일 롯데관광개발 주가는 전일대비 70원(0.70%) 오른 1만원을 기록했다. 최근 닷새 연속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52주 최저가(9060원)에 가깝다.

이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주가 하락 원인은 리파이낸싱 불확실성과 예상보다 저조한 중국 단체관광 기대실적 때문"이라며 "리파이낸싱 문제는 해결됐고 제주공항 무사증 제도로 항공편수가 회복되면 롯데관광개발 실적도 비례해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주=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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