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다른 검찰 출신 임원 영입 'KT'…"준법 역량 강화 차원" 일각에선 잡음도

김세형 2024. 1. 1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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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최근 임원 인사를 두고 안팎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8월 김영섭 KT 대표 취임 이후 혁신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다른 모습이라는 게 골자다. 주요 핵심 임원 자리에 법조계 출신 인사를 주로 영입, 현 정권에 코드 맞추기식 인사를 진행한 게 아니냐는 게 일부 직원들과 정치권의 지적이다. 일단 KT는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한다. 다만 김 대표가 내부 인재 중용을 강조했던 만큼, 외부 인재 영입에 따른 갈등 봉합 문제 등이 임기 내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내부 인재 중용한다더니' 커지는 비판 목소리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내부에서 김 대표 취임 이후 검찰 출신 인사가 주요 보직에 임명되고 있는 점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계현황 기준 전제 가입 회선 수에서 KT가 LG유플러스에 추월을 당하며 통신업계 3위를 기록한 가운데, 사업과 밀접한 전문가 영입을 통한 업계 내 위상 회복 관련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배경에서다.

KT는 최근 신임 감사실장(전무)에 추의정 변호사를,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상무)에 허태원 변호사를 영입했다. KT는 과거 윤리경영실을 감사실과 컴플라이언스추진실로 분리했고, 해당 핵심 보직에 검찰 출신을 임명했다. 추 신임 감사실장은 2006년 검사로 임관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검사, 대검찰청 반부패부 검찰연구관, 대구지검 김천지청 형사 1부장을 지냈다. 이후 지난해 9월부터 법무법인 광장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허 신임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은 2004년 임관해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 등에서 근무했고, 법무법인 김앤장과 법무법인 율정 및 법무법인 아인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추 신임 감사실장은 KT의 주력 사업인 통신· IT와 관련해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추 신임 감사실장은 검찰 재직 시절 방송통신위원회 법률자문관으로 파견되어 1년간 미디어·빅테크·플랫폼 등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했다. 허 신임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은 과거 넷마블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을 지냈다.

KT의 검찰 출신 핵심 임원 영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인사에 앞서 지난해 11월 법무실장(부사장)에 검찰 출신 이용복 변호사를 영입한 바 있다. 이 법무실장은 박근혜 정부 관련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했던 특별검사보 중 한 명이다.

KT 내부 일각에선 김 대표가 내부 인재 기용을 통한 혁신을 추진하겠다던 취임 일성과 달리 외부 인사를 주요 핵심 보직으로 영입하는 것을 두고 혁신이 아닌 정권과 코드 맞추기에 신경을 쓰고 있는 듯 보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잇다른 검사 출신 영입의 경우 KT가 일감몰아주기와 쪼개기 후원 등 문제를 겪었던 만큼 향후 전현직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수사에 대응하고,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사법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정치권도 비슷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은 지난 4일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KT의 최근 검사 출신 핵심 임원 영입과 관련해 "김영섭 KT 대표 체제 이후 검사 대통령, 검사 방통위원장에게 코드를 맞추기 위한 것으로밖에 달리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KT "인정받는 전문가 영입, 역량 발휘 기대"

KT는 핵심 임원 영입 인사 관련 내외부의 부정적 평가에 대해 지나친 우려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예전부터 해당 부분 인사는 검찰 출신이 주로 왔던 자리"라며 "최근 인사의 경우 업무영역이 전혀 관련이 없다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감사실과 컴플리언스추진실은 법조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곳으로 특이할 점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법조계에서 인정받는 외부 전문가를 감사실장과 컴플라이언스실장으로 영입, 향후 공정성과 객관성을 바탕으로 컴플라이언스 강화에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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