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가 행세하며 사기 결혼해 5억여원 가로챈 女…알고 보니 유부녀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재력가 행세를 하며 연기자를 고용해 거짓 결혼식을 올리고 5억700여만원을 뜯어낸 유부녀가 2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1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광주고법 형사2-3부(고법판사 박성윤·박정훈·오영상)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피해 남성인 B씨로부터 신혼집 구입 자금 명목 등을 이유로 38차례에 걸쳐 5억7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017년 A씨는 주점에서 만난 B씨에게 자신을 한국 무용을 전공하고, 광주의 한 강습실에서 한국무용을 가르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또 부친 유산으로 재산을 많이 물려받아 아파트와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후 이들은 만난 지 4년째인 지난 2021년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A씨는 사실 이미 혼인신고를 한 유부녀였고, 자녀까지 있었다. 무용 전공과 강습소 운영도 거짓이었고, 직업과 부동산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

결혼을 준비하며 상견례 등에서 B씨가 만난 장모는 A씨가 돈을 주고 고용한 가짜 연기자였고, 결혼식장 하객들도 돈을 받고 지인 행세를 한 아르바이트생들이었다.

B씨는 이런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결혼식에서 받은 축의금까지 A씨에게 줬다.

A씨는 신혼집을 마련한다며 받은 수억원, B씨가 저축하라고 건넨 4000만원 등을 유흥비로 쓰는 등 모두 탕진했다.

1년 남짓 유지된 신혼생활 동안 매달 생활비도 수십 차례 받아 38회에 걸쳐 총 5억700여만원을 가로채, 모두 개인적으로 소비했다.

결국 A씨의 사기 행각은 모두 밝혀졌고,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돈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그에 대한 신뢰까지 잃어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받았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혼인 사실을 숨기기 위해 역할대행 아르바이트생까지 고용해 결혼식을 치르고 거액을 가로챘다"며 "대부분의 피해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는 점 등 모든 양형 조건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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