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 위에 '금룡'…구름 몰고 다니다 머문 곳 [e갤러리]

오현주 2024. 1. 1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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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 대신 금룡이다.

발톱을 바짝 세운 유연한 몸을 휘감으며 밤하늘로 튀어오르는 중이다.

구름인 듯 꽃인 듯 오색찬란하게 피어오른 배경은 이미 천상계 그대로다.

여기에 슬쩍 얹은 덤인 양, 입에서 떨어뜨린 여의주는 하늘 아래 사는 사람들을 위한 몫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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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은의 '떠오르는 용'
용그림 그리며 '용 세계' 끝없이 변주·확장
고려불화 정통성, 현대미술의 감각에 얹고
구름 속 용, 부귀영화 상징 '모란'에 접목해
권지은 ‘떠오르는 용’(Rising Dragon Ⅰ& Ⅱ·2023), 종이에 채색·금박, 36×22.5㎝(2점 각각)(사진=장은선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청룡 대신 금룡이다. 발톱을 바짝 세운 유연한 몸을 휘감으며 밤하늘로 튀어오르는 중이다. 구름인 듯 꽃인 듯 오색찬란하게 피어오른 배경은 이미 천상계 그대로다. 여기에 슬쩍 얹은 덤인 양, 입에서 떨어뜨린 여의주는 하늘 아래 사는 사람들을 위한 몫인가 보다. 그 기운을 고르게 퍼뜨려 땅 위의 행운까지 만들어줄 생각인 건지.

작가 권지은(한국전통문화대 전통미술공예학과 교수)은 ‘용 그림’을 그려왔다. 변주한 용과 확장한 용의 세계를 끊임없이 발굴해왔다고 할까. 상상력을 바탕으로 형체를 만들어야 하는 용이지만 근원과 바탕이 있다. 고려불화다. 고려불화의 정통성을 현대미술의 감각에 얹어내는 독특한 채색화를 만들어내는 거다.

화려하지만 군더더기 없는 화면이 작가 작업의 특징이다. 5∼7회에 걸쳐 레이어를 덧씌우는데도 붓끝이 빚은 형상은 그렸다기보다 스며든 것처럼 담백하다. ‘떠오르는 용’(Rising Dragon Ⅰ& Ⅱ·2023)은 2024년 용의 해를 맞아 제작한 신작. 구름 사이로 솟구치는 용을 묘사하는 ‘운룡도’에 전통 채색화에서 주로 부귀영화를 상징해온 ‘모란’을 접목해 새해 새날의 새로운 기운과 새로운 희망을 염원했다.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운니동 장은선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청룡시대! 다 이루리라’에서 볼 수 있다. 용을 그린 회화작품 25점을 걸었다.

권지은 ‘화룡’(花龍Ⅰ·2023), 종이에 채색·동박, 40×57㎝(사진=장은선갤러리)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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