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암호화폐 산업 '게임체인저'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의 증권 당국이 대표적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면서 암호화폐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가격을 추적하는 ETF를 승인함으로써 10년 이상 해당 상품 출시를 위해 노력해 온 암호화폐 업계의 판도를 바꿨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월가 자산 운용사들은 2013년부터 비트코인 ETF를 신청했지만 SEC는 시장 조작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번번이 신청을 거부했다.
그러나 지난 8월 미국 법원은 그레이 스케일 인베스트먼트의 비트코인 ETF 신청을 거부한 SEC의 결정이 잘못되었다는 판결을 내렸고, 이에 따라 SEC는 비트코인 ETF를 승인했다.
아크 인베스트먼트, 블랙록, 피델리티 등 자산 운용사들의 ETF 신청이 승인됐다. 다음은 비트코인 ETF상품의 작동 방식과 이번 승인이 큰 의미를 갖는 이유를 로이터가 질문과 답변식으로 설명한 것이다.
◇ETF는 어떻게 작동하나?
나스닥, 뉴욕증권거래소(NYSE),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상장될 예정이다. 자산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구매한 실물 비트코인으로 구성되며 코인베이스 글로벌과 같은 수탁기관을 통해 보관된다.
비트코인 벤치마크를 추종한다. 일부 상품은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의 자회사인 CF 벤치마크에서 제공하는 지수를 추종한다.
SEC가 우려하는 조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스닥과 CBOE는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함께 시장 감시 메커니즘을 조성했다.
앞서 발행사들은 광범위한 ETF 시장 평균보다 훨씬 낮은 0.20 %에서 0.8 % 범위의 수수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을 직접 구매하는 것과 다른가?
그렇다. 비트코인 현물 ETF를 통해 투자자는 비트코인을 직접 소유하는 데 따르는 복잡성과 위험 없이 비트코인 가격에 노출될 수 있다. 비트코인 직접 소유는 사이버 보안 기록도 부실할 수 있고 해킹에 취약한 암호화폐 거래소에 암호화폐 지갑과 계정까지 설정해야 한다.
지난해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하면서 설립자 샘 뱅크먼-프리드(Sam Bankman-Fried)가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는 등 일련의 스캔들도 심했다.
다른 거래소들도 미국 증권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고,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최근 미국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인정했다.
반면, ETF는 엄격한 규제를 받는 증권 거래소에 상장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의 기존 증권사 계좌를 통해 접근할 수 있으며, 이 계좌 역시 면밀한 감독을 받는다.
또 ETF 구조는 대체 자산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금지된 기관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접근성을 높여준다.
◇기존 비트코인 선물 ETF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2021년 SEC는 사전에 합의된 가격으로 비트코인을 매수 또는 매도하는 계약을 추적하는 비트코인 선물 ETF를 승인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품은 가격 변동을 정확하게 추적하지 못하며, 선물 계약 롤오버(연장) 비용이 수익을 잠식할 수 있어 많은 투자자가 선호하지 않았다.
◇캐나다와 유럽에도 현물 비트코인 ETF가 있지 않나?
그렇다. 하지만 미국은 세계 최대 자본 시장으로,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와 기관 투자자가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이번 SEC 승인은 암호화폐 산업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이벤트다.
◇비트코인 ETF는 얼마나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나?
불분명하다. 2021년 SEC가 승인한 최초의 비트코인 선물 ETF인 프로셰어스 비트코인 전략 ETF는 출시 첫날 약 10억 달러 상당의 주식이 거래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물 비트코인 ETF가 출시 첫날에 그 3배의 순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이 수치가 5년 동안 550억 달러로 늘어날 수 있다고 추정한다.
그레이 스케일 판결 이후 비트코인은 70% 상승했지만,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이 얼마나 더 상승할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금리가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단순한 자금 유입 때문인가?
암호화폐 업계에서 현물 비트코인 ETF는 암호화폐 산업의 정당성을 높이고 비트코인을 주류로 끌어올리는 큰 성과다.
암호화폐 업계와 규제당국 사이 광범위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이번 싸움에서 승자는 암호화폐 업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SEC 승인이 나오기 하루 전날 소셜 미디어 플랫폼 X의 SEC 계정에 ETF승인이라는 가짜 게시물이 올라가는 해킹이 벌어지기도 했다.
연방수사국(FBI) 및 SEC의 자체 내부 감시반을 포함한 법 집행 기관들은 이번 해킹 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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