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힘들었다, 버거웠다…” 공룡들 35세 클로저의 ERA 7.71 미스터리, 이젠 말할 수 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체력적으로 버거웠다. 막판에 많이 힘들었다.”
이용찬(35, NC 다이노스)은 2023년 포스트시즌서 팀의 승승장구와 별개로 곡예피칭을 이어갔다.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결정전서 1⅓이닝 3실점,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경기서 3이닝 2실점,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3경기서 2⅔이닝 1실점했다.
7경기서 7이닝 6실점 평균자책점 7.71. 1~2경기 정도 제외하면 매 경기 아슬아슬했다. 블론세이브는 없었지만, 좋은 투구를 했다고 보긴 어려웠다. NC로선 별 다른 대안이 없었고, 강인권 감독은 믿음으로 메시지를 대신했지만, 이용찬으로서도 괴로운 시간이었다.
이용찬은 지난 8일 창원NC파크에서 신년회를 마친 뒤 “체력적으로 버거웠다. 막판에 과정들이 안 좋았다. 체력이 소진됐다. 막판에 많이 힘들었다. 저도 그렇고 (류)진욱이도 (김)영규도 그랬다. WBC 준비를 빨리 해서 그런 것인가 싶기도 하고. 올해는 공을 평소보다 늦게 던지려고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정규시즌 때 이미 체력이 완전히 소모됐고, 포스트시즌서 투구밸런스가 흔들렸다는 게 자체 진단이다. WBC 준비 때문에 예년보다 투구 페이스가 빠르기도 했고, 그만큼 오랫동안 공을 던지기도 했다. 사실 정규시즌서도 60경기서 4승4패29세이브 평균자책점 4.13으로 다소 아쉬웠다.
에너지 방전이 결정적으로 찾아온 계기는 항저우아시안게임이다. 김영규가 대표팀에 소집되면서 그 몫을 자신과 류진욱이 분담하느라 더 많은 힘을 쏟았다는 회상이다. 이용찬은 “7~9회를 셋이 나눠서 던지는데, 영규가 없으니 진욱이와 내가 어느 순간 타이트해졌다. 갑자기 (체력이)확 떨어졌다”라고 했다.
이용찬은 10월8일 창원 SSG전(2피안타 1피홈런 1볼넷 3실점 패전)을 떠올렸다. 당시 아웃카운트를 1개도 올리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전반기 성적이 안 좋아서 후반기에 절치부심, 원 상태를 만들었는데 그 경기 하나로 공든탑이 무너졌다. 부여잡던 체력이 고꾸라지면서 포스트시즌서도 실점하고 그랬다”라고 했다.
이용찬은 또 하나 배웠다. 국제대회가 있을 때 좀 더 세심하게 몸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그는 “휴식해왔고, 공을 던지는 걸 빼면 운동도 해왔다. 공은 슬슬 던지려고 한다. WBC 때문에 공을 잡는 시기가 빨랐다”라고 했다.
작년 2월 투손 스프링캠프 취재 당시, 이용찬은 후배들보다 불펜에서 훨씬 오랫동안 공을 던지며 땀을 뻘뻘 흘렸다. 충분히 투구수를 가져가야 페이스가 오른다는 지론이었다. 그러나 그 강도를 줄이겠다는 게 아니다. 시기를 늦추겠다는 얘기다. 이용찬은 “그건 항상 유지하려고 한다. 대신 투구에 들어가는 시기를 컨디션을 봐서 결정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올 시즌 역시 NC의 클로저는 이용찬이다. 그는 “내가 후배들보다 뒤에 나가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년엔 조금 불안한 부분이 몇 경기서 나왔다. 좀 더 생각을 하고 준비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