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누명 벗은' 이상보 "연기로 마약 해프닝 잊혀지게 만들 것" [인터뷰②]
[OSEN=하수정 기자] 이상보가 일련이 해프닝을 겪고 생긴 배우로서 2가지 목표를 공개했다.
배우 이상보는 최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우아한 제국' 종영 소감을 비롯해 마약 누명을 씻고 복귀하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이상보는 2006년 KBS2 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로 데뷔해 드라마는 '루갈', '사생활', 영화는 '메피스토'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내공을 쌓았다. 무엇보다 2021년 7월 종영된 KBS2 일일극 '미스 몬테크리스토'에서 주연으로 활약해 호평받았다.
2년 전 인생을 송두리째 흔드는 사건이 발생해 힘든 시간을 겪기도 했다. 2022년 9월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상보의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해 증거가 없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의사에게 정식으로 처방받은 우울증 약을 복용한 것을 두고 오해해 이같은 일이 벌어졌으며, 경찰은 이상보가 마약을 투약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결론짓고, 무혐의에 검찰 불송치로 사건을 종결 짓기로 했다. '마약 투약' 배우로 잘못 보도됐다가, 억울한 마약 혐의 누명을 완벽하게 벗은 셈이다.
힘든 마음을 추스르고 선택한 KBS2 일일드라마 '우아한 제국'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전작 '미스 몬테크리스토' 박기호 감독과 재회이면서, 지상파 복귀를 앞당겨 준 작품이기 때문. 이상보는 극 중 우아한 제국 엔터테인먼트에서 독립해 NA 엔터테인먼트를 이끄는 본부장 나승필 역을 맡았다. 우아한 제국 엔터테인먼트 회장 장기윤을 향한 강한 적개심과 복수를 꿈꾸는 인물로 극을 흥미진진하게 이끌어 나가는 주요 캐릭터다.
그러나 캐스팅 단계부터 호흡을 맞춘 주연 배우 김진우(장기윤 역)가 극 초반 일신상의 이유로 갑자기 하차하면서 또 한번 위기를 맞았다. 새로운 배우 이시강이 대타로 합류했고, 이 과정에서 대본과 스토리 방향도 많이 바뀌었다고. 특히 장기윤은 나승필과 대립각을 이루며 복수를 하는 상대인데, 배우가 교체되면서 당초 기획의도 역시 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아한 제국'을 찍으면서 실제 상황과 너무 겹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당황했었다는 이상보. 그는 "나승필이 초중반까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긴급 체포되고, 구치소까지 가서 수감된다. 그 장면을 찍는데 사실 많이 힘들더라. 아무리 소품이고 세트장이지만 불과 1년 전 있었던 내 일과 유사성이 있었다"며 "더운 여름날이라 찍기도 힘들었다. 여러 생각들과 트라우마들이 오버랩되면서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 장면들이 빨리 넘어가길 바랐다. 동시에 그게 또 약이 됐는데, 촬영할 때 내가 아이디어를 냈다. '긴급체포 되기 전에 수갑찬다'고 말씀 드렸다. 드라마에선 생략됐는데, 경험해 보면 진짜 차고 있다고 했다.(웃음) 덕분에 현장 분위기를 유하게 만들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상보는 20년 가까이 활동하면서 마약 오보 이슈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는데, 분명한 득과 실이 있었다. 이름 앞에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 마약 관련 수식어가 부담이지만, 많은 응원과 격려를 받으면서 재기할 수 있었고, 전화위복이 된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지만, 그때 당시는 죽을만큼 힘들었다고.
이상보는 "그동안 해왔던 배우 활동보다 가장 큰 이슈를 받고 주목 받은 게 이때다. 내가 죄를 지은 건 아니지만 그걸로 화제가 되니까 날 몰랐던 분들도 많이 알게 됐다. 격려와 응원이 감사하지만, 카메라 앞은 부담되니까 이런 얘기조차 '배부른 소리'라고 비춰질까 봐 걱정했다"며 "그때 어떤 선배님이 '그 사건이 전환점이자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 감추거나 불편해하지 말고 너한테 좋을 수도 있다'고 표현해주셨다. 여전히 조심스럽지만, 혼자 갇혀있지 말고 더 떳떳하게 행동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두 가지 목표가 생겼다는 이상보는 "첫 번째 목표가 '이제 무슨 일이든 책임감을 갖고 해야겠다. 날 보는 눈이 훨씬 많다'라는 점이다. 내가 정말 앞으로 언제까지 배우 활동을 할지 모르겠지만 헛되지 않게 해야될 것 같다"며 "두 번째는 그 사건을 뒤엎을 만큼 연기적으로 준비해서 사람들한테 보여주는 것이다. 그 해프닝이 잊혀질 수 있게끔 말이다. 두 가지 욕심이 강하게 생겼다. 배우로서 책임감과 직업으로 인해서 자연히 묻힐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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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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