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억 FA' 안치홍이 왔는데…문현빈은 2루 내줄 생각 없다 "경쟁 기대, 잘할 자신 있다"
[OSEN=이상학 기자] 골든글러브 3회에 빛나는 2루수 안치홍(34)이 새로 왔지만 문현빈(20)은 한화 2루를 내줄 생각이 없다. 선배들과 선의의 경쟁을 다짐하며 2년차 시즌을 준비 중이다.
한화는 지난해 11월 FA 시장에서 내야수 안치홍을 4+2년 최대 72억원에 영입했다. 타선 강화에 목적을 두고 검증된 강타자 안치홍을 데려왔지만 포지션 교통정리라는 숙제를 안았다. 한화 2루에는 2021년 골든글러버 정은원과 함께 지난해 성공적인 데뷔를 한 문현빈까지 있다. 안치홍이 들어오면서 2루수 자원만 3명으로 늘었다.
문현빈은 지난해 2루수(54경기 42선발 358이닝), 유격수(9경기 5선발 48이닝), 3루수(1경기 1이닝) 등 내야보다 중견수(70경기 64선발 519이닝)로 외야에서 더 많이 뛰었다. 내외야 멀티로 충분히 경험을 쌓았다. 2018년 입단 후 내야를 벗어난 적이 없는 정은원은 지난해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때 중견수 테스트를 받으며 외야 적응에 나섰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최 감독은 “안치홍이 2루뿐만 아니라 1루수, 지명타자 자리를 채은성과 같이 맡을 수 있다. 그러면 2루는 정은원, 문현빈이 경쟁할 수 있다”며 경쟁을 통해 다양한 구도를 그리고 있다. 만약 문현빈이 2루수가 된다면 안치홍이 1루로, 정은원이 외야로 갈 수 있다. 2월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부터 경쟁이 시작된다.
지난해 주로 중견수로 나서다 8월말부터 주전 2루수로 고정된 문현빈은 2루를 떠날 생각이 없다. 문현빈은 “외야 연습도 생각하고 있지만 그래도 2루에 욕심이 난다. 2루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감독님께서 선택을 해주실 것이다. 좋은 모습을 보이면 감독님께서 2루로 기용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2루 사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학창 시절부터 주 포지션이 2루수였던 문현빈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야구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지난해 정은원과 경쟁한 데 이어 올해 안치홍까지 가세하면서 끝없는 경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회로 받아들인다.
“안치홍 선배님이 오셔서 너무 좋다. 지난해 (채)은성 선배님 덕분에 한 시즌을 다 완주할 수 있었다. 은성 선배님 안 계셨으면 아마 1군에 계속 있지 못했을 것이다. 마인드나 기술적인 면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말한 문현빈은 “안치홍 선배님에게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좋은 기회라는 생각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경쟁은 무조건 자신 있다. 작년보다 잘할 자신이 있고, 준비도 잘하고 있다. 올 시즌 내가 얼마나 경쟁력 있는 선수인지 알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북일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문현빈은 시즌 전부터 끝까지 1군에서 보냈다. 스프링캠프를 시작으로 시범경기를 거쳐 개막 엔트리에 들었고, 한 번도 빠짐 없이 1군 등록 일수 199일로 꽉 채웠다. 성적은 137경기 타율 2할6푼6리(428타수 114안타) 5홈런 49타점 47득점 33볼넷 84삼진 출루율 .324 장타율 .362 OPS .686. 신인으로는 빼어난 성적이다.
무엇보다 고졸 신인으로는 역대 7번째 100안타를 돌파했다. 시즌 최종 114안타는 고졸 신인 중 2017년 넥센 이정후(179개), 2018년 KT 강백호(153개), 1994년 LG 김재현(134개)에 이어 역대 4위 기록. 공을 맞히는 능력을 확실히 보여줬고, 작지만 단단한 체구(174cm 82kg)에 강한 스윙으로 장타도 곧잘 생산했다. 매 순간 전력 질주하는 승부 근성으로 한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시즌 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대체 선수로 발탁돼 국제대회 경험도 쌓은 문현빈은 자신의 보완점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모교 북일고가 전지훈련을 떠나면서 서울의 트레이닝센터로 옮겨 훈련할 계획인 문현빈은 “유연성 강화에 초점을 맞춰 운동하고 있다. 시즌 때 조금씩 아픈 부분이 있었다. 100% 상태로 아프지 않았으면 더 좋은 퍼포먼스가 있었을 것이다”고 돌아봤다.
이어 “힘이 세지기 위해 웨이트도 열심히 하고 있다. 힘이 세져야 배트를 강하게 돌릴 수 있고, 강한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래야 좋은 타구, 더 많은 안타를 칠 수 있다”며 “체력적으로 137경기를 뛰는 내내 항상 전력으로 해왔다. 입단 후 마무리캠프, 신인캠프, 스프링캠프까지 계속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시즌 막판에는 페이스가 빠르게 떨어지더라. 그런 부분을 직접 경험하면서 느꼈기 때문에 올해는 페이스 관리에도 신경쓸 것이다”고 말했다.
겨우내 전력 보강을 이룬 팀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문현빈은 “안치홍 선배님뿐만 아니라 김강민 선배님, 이재원 선배님까지 우승 경험이 있으신 좋은 선배들이 오셨다. 우리 팀에는 무조건 플러스 요인이다. 기대된다”며 새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에 대해서도 “영상을 봤는데 잘 치더라. 내가 좋아하는 짧고 강한 스윙을 하더라. 페라자를 만나면 적극적으로 얘기해봐야 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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