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승리에도 웃지 못한 선수, 언니들 응원 받으며 힘을 내보는데...타나차가 살아야 도로공사가 살아난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화성 유진형 기자] 올 시즌 IBK기업은행만 만나면 작아졌던 한국도로공사가 네 번째 맞대결 만에 승리했다. 하지만 팀 승리에도 웃지 못한 선수가 있었다. 그녀는 타나차였다.
한국도로공사는 9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IBK기업은행과의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4-26, 25-17, 25-14, 25-17)로 승리했다. 한국도로공사의 이날 승리는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는 값진 승리였다. 시즌 상대전 전패를 끊어냈고 이윤정 세터와 부키리치의 호흡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잘 맞았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보여줬던 끈끈한 수비와 날카로운 서브가 살아난 모습이었다.
하지만 단 김종민 감독과 타나차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타나차는 승리 하이파이브를 하면서도 걱정이 많은 모습이었다.
이날 한국도로공사는 부키리치(35점, 공격 성공률 44.59%)와 배유나(21점, 44.12%)가 맹활약했다. 하지만 공격 분포를 보면 부키리치가 있는 오른쪽에 너무 치우쳐있었다. 배유나도 중앙 속공과 오른쪽 이동공격을 하기 때문에 한국도로공사의 왼쪽 공격은 20%대에 그쳤다. 한국도로공사의 왼쪽은 타나차가 책임져줘야 한다. 하지만 타나차는 리스브 불안으로 2세트 초반 경기에서 교체됐고 4득점에 그쳤다. 문정원과 전새얀의 왼쪽 공격도 성공률이 떨어졌다.
디펜딩 챔피언 한국도로공사가 올 시즌 부진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박정아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예상했던 아시아쿼터 타나차의 부진도 있다. 타나차는 2000년생 22살이지만 태국 국가대표 아포짓 스파이커다. 그녀는 21-22시즌 태국 리그 서브왕에 올랐고, 지난해 일본 리그에서 수준급의 공격력과 리시브 능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아직 V리그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2라운드 초반까지만 해도 제 몫을 하는 듯했지만 이후 부진한 모습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김종민 감독이 타나차를 빼고 전새얀을 투입한 건 공격보다는 리시브 안정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전새얀은 서와 리시브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타나차의 리시브가 불안해지자 IBK기업은행은 그녀에게 목적타 서브를 넣고 한국도로공사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계속된 실수에 타나차의 자신감은 떨어졌다. 그때 임명옥과 문정원이 그녀의 손을 잡아주고 어깨를 두드리며 따뜻하게 격려했다. 언니들의 응원을 받고 특유의 파이팅넘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2세트 초반 교체된 이후 웜업존을 지켰다.
역전승을 거두며 승점 22(7승15패)를 기록한 한국도로공사지만 타나차의 계속된 부진은 고민이다. 이날은 리시브 효율이 올라가며 부키리치 위주의 단순한 공격 루트가 통했지만, 매 경기 이렇게 경기할 순 없다. 부키리치의 오른쪽이 아닌 타나차의 왼쪽 날개도 살아나야 한국도로공사가 살아날 수 있다.
[동료들의 격려를 받은 타나차 / KOVO(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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