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 이겨내고 한 단계 성장한 NC 김형준 “지난해 ‘액땜’ 다 해…부상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하고 싶다” [MK인터뷰]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1.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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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액땜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부상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하고 싶은 생각이다.”

여러 부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한 계단 도약한 김형준(NC 다이노스)이 올 시즌 꾸준히 건강한 모습을 보일 것을 약속했다.

가동초, 세광중, 세광고 출신 김형준은 우투우타 포수 자원이다. 지난 2018년 2차 1라운드 전체 9번으로 NC의 부름을 받아 프로에 입성했고, 2021~2022년 상무를 통해 군복무를 마쳤다. 2023시즌까지 통산 185경기에서 타율 0.229(332타수 76안타) 11홈런 3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57을 작성했다.

최근 만난 김형준은 올 시즌 꾸준히 건강한 모습을 보일 것을 다짐했다. 사진(창원)=이한주 기자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을 펼친 NC 김형준. 사진=천정환 기자
타고난 장타력과 빼어난 투수 리드로 일찌감치 많은 관심을 받으며 NC의 2020시즌 통합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던 김형준. 그러나 그는 최근 지독한 불운에 시달렸다. 전역 직전이었던 2022년 8월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올랐다. 이후 긴 재활 끝에 지난해 5월 복귀했지만, 같은 달 말 훈련 도중 공을 밟아 오른 발목 인대 손상을 당했다.

8일 NC의 신년회가 끝나고 만났던 김형준은 “그때는 약간 백지였던 것 같다. 아무 생각이나 기분이 안 드는 그런 상태였다. 약간 ‘멘붕’이었다”면서 “(무너진 마음을) 딱히 챙기려고 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괜찮아질 것이라 생각을 했다. 빨리 복귀하려고는 했지만, 그냥 흘러가는 대로 하려고 마음가짐을 먹었다. 빨리 하려고 하면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을 것 같았다. 별 생각 없이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했던 것 같다”고 힘들었던 시기를 돌아봤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 했던가. 어려운 시간을 버티니 좋은 기회가 김형준을 찾아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해 6월 재활에 힘쓰고 있던 김형준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선발했다. 김형준은 이러한 믿음에 부응하듯 항저우에서 주전 포수로 투수들을 잘 이끌며 한국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아시안게임 기간 당시 NC는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대회 후 만났던 NC 관계자는 “(좌완투수) 김영규와 (내야수) 김주원 등 모든 선수들이 빠진 것이 아쉽지만, 특히 김형준의 빈 자리가 이렇게 클 줄 몰랐다”고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 주전 포수로 활약한 김형준. 사진=천정환 기자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른 김형준. 사진=천정환 기자
국제대회 경험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한 김형준은 가을야구에서도 큰 존재감을 발휘했다.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른 것이 시작이었다. 이어진 SSG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KT위즈를 상대한 플레이오프에서는 타석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안정적인 리드로 투수들의 호투를 이끌었다.

이후 그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2023에서도 대표팀 주전 안방마님으로 포수 마스크를 꼈다. 4경기 모두 출격했고, 특히 일본과의 예선전에서는 오카바야시 유키와 코조노 카이토의 도루 시도를 모두 저지했다. 이런 그를 두고 이나바 아츠노리 일본 감독은 “한국 포수(김형준)의 핸들링과 스로잉이 훌륭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형준은 비시즌 기간 착실하게 몸을 만들며 오는 2024시즌을 준비 중이다. 앞서 너무나 큰 불운들이 발목을 잡았기에,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역시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었다.

김형준은 ”지난해에는 재활 때문에 처음부터 1군에 있지 못했다. 올해는 부상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하고 싶은 생각“이라며 ”다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1년을 소화할 수 있는 그런 몸과 체력을 만들어야 한다. 아프지 않고 꾸준히 할 경우 기술적인 부분은 시즌이 지나면서 스스스로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록이 좋으면 좋겠지만, 아프지 않는 것이 먼저다. 아프지 않고 자리를 안 비우는 것이 최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형준은 ”지난해 액땜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작년만큼 더 다칠 수 있겠나’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몸 관리는 안 아프게 꾸준히 잘해야 할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비시즌 기간 김형준은 한 센터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공교롭게도 한국 야구 최고의 포수로 꼽히는 양의지를 비롯해 내야수 양석환(이상 두산)도 이 센터를 같이 다닌다고.

김형준은 ”제가 하는 센터에서 (양)의지 선배, (양)석환 선배와 오전 같은 시간대에 운동을 하고 있다. 의도치 않게 같은 센터, 같은 시간대에 운동하다 보니 좀 더 동기부여가 생기고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운동 끝나고 이야기도 많이 해 좋다“며 ”(양의지 선배께) 1년 동안 풀타임을 뛰려면 어떻게 몸 관리를 해야 하는지 들었다. 저의 문제점이나 그런 것들에 대해서도 말해주셨다“고 이야기했다.

계속해서 그는 ”(양의지 선배는) 열심히 한다. 매우 열심히 한다“며 ”운동 끝나면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최대한 하신다. 시즌 들어가서 ‘운동 좀 더 할 걸’이라는 후회를 안 하게 계속 하시는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김형준은 오는 30일 미국 애리조나 투손으로 출국해 NC의 N팀(NC 1군 팀) 스프링캠프에 나설 예정이다. 김형준의 미국 스프링캠프 참여는 지난 2020시즌 이후 4년 만이다.

그는 ”오랜만에 가는 것이라 좀 어색할 것 같지만, 예전에 가 봤으니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해 날씨가 안 좋았다고 들었는데, 올해는 날씨가 좋았으면 좋겠다“며 ”12월부터 운동을 바로 시작했고 아팠던 부분에 대한 치료도 마쳤다. 천천히 몸을 만들었고, 지금은 많이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다치지 않고 캠프에 가서 잘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들 것“이라고 눈을 반짝였다.

김형준은 올 시즌 건강한 모습으로 NC의 안방을 지킬 참이다. 사진=천정환 기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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