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한동훈, 尹에 할 말 안하면 제2의 황교안 될 것"

개혁신당 창당을 선언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일 대구 수성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조대원 작가의 북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준석 전 대표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김건희 여사나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생각해 할 말을 하지 않으면 선거에서 질 것"이라며 "제2의 황교안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전 대표는 11일 공개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인터뷰에서 한 비대위원장의 '김건희 리스크' 대응에 대해 "전직 당대표로서 굳이 말하자면 고민의 시점에 있을 때는 본인이 책임져야 할 식구들을 떠올려야 한다"며 "선거를 이기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불명예라는 걸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위원장은 당내에서 '김건희 리스크' 우려가 커지는 것에 "다양한 생각을 많이 얘기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를 벗어나지 않는 한 환영받을 일"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김건희 특검법에는 국민적 찬성여론이 더 많았음에도 '총선용 악법'이라며 대통령실과 결을 같이 했다.

그는 "제가 대통령 선거 시절에 (윤 대통령에게) 알랑거리지 않았던 이유는 딱 하다. 이겨야 되기 때문"이라며 "선거대책위원회 직책을 다 내려놓겠다고 하면서까지 후보가 바뀌어야 한다는 투쟁을 했고 그래서 이긴 거라고 본다"고 했다.

이 전 대표가 한 위원장에게 '제2의 황교안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은 황교안 전 대표가 차기 대선주자급의 인기를 누렸으나 총선 패배 이후 정치적 영향력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한 위원장 역시 현재는 보수진영의 기대를 받으며 차기 대선주자로 부상했으나 총선에서 패배하면 황 전 대표와 같은 결과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한 위원장 취임 이후 잠시 상승했던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다시 주춤하고 있는 이유로 수직적 당정관계 개선 등 근본적인 해법보다 '이재명 때리기' 등 오답에 골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은 윤 대통령의 정책이나 정치 방향이 마음에 안든다고 하고 있다. 횟집에 비유하면 '이 횟집은 회가 맛이 없다'고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그런데 인요한 혁신위원회도, 한동훈 비대위도 국민이 '회가 문제'라고 손가락질 하는데 '새로운 콘치즈를 개발했다. 꽁치가 맛있다. 옆집보다 낫다'고 반찬으로 승부를 보려고 한다. 회가 안 바뀌면 답이 없다"고 주장했다.

개혁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 전 대표는 목표 의석수를 "다다익선"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봉사할 수 있을 때,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있을 때 당이 잘 됐으면 좋겠다"며 "대한민국이 녹록한 상황이 아니다. 제 생각에 공감한다면 더 많은 의석을 달라'고 호소하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대구 출마 가능성에는 "배제하지 않고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은 당세에 따라 유동적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