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與 영입인사 여혐’ 공세에…한동훈 “피해 호소인 말한 분들이”

이가영 기자 2024. 1. 11.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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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상수 변호사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일 영입한 박상수 변호사가 운영한 법조인 커뮤니티에 ‘여성 혐오’ 글이 다수 게재됐다는 보도를 인용하며 공세를 펼쳤다. 한 위원장은 “거기는 ‘피해 호소인’ 이런 말을 한 분들이 아닌가”라고 받아쳤다.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1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인사 검증을 해왔던 인사 참사 장본인이 여당으로 오니 여당도 인사 참사가 시작된 것 같다”며 “박상수 변호사가 운영하던 커뮤니티에는 ‘예쁜 여자는 페미니즘을 하지 않는다’ ‘서른 살에 결혼 못 하고 아기 안 낳으면 남녀불문 아오지탄광으로 보내야 한다’ 이러한 극단적인 게시글이 최근에도 계속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지난 5일 ‘국민들이 전혀 공감하지 않는 극단적인 혐오의 언행을 하는 분은 우리 당에 있을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나”라며 “국민의힘은 여성혐오에 대해 도대체 어떤 입장인가”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의 비판에 대한 견해를 묻는 말에 “거기는 ‘피해 호소인’ 이런 말을 한 분들이 아닌가”라고 했다. 민주당 인사들이 2020년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당시 피해 여성을 ‘피해 호소인’으로 표현해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졌던 것을 소환한 것이다. ‘피해호소인’ 표현에 동의했던 고 최고위원은 피해자가 직접 민주당 차원의 징계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자 당시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 위원장은 박 변호사가 운영한 커뮤니티에 관해서는 “박 변호사가 직접 쓴 글이 아니라, 운영하는 사이트에 논란될 만한 글들이 있는 것”이라며 “디시인사이드, 엠팍(MLB파크) 등의 (커뮤니티) 책임자가 다 책임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박 변호사 본인이 그런 생각이나 철학이 있거나, 혐오적 발언이 있다면 우리 당은 같이 갈 수 없다”며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법조인들의 사이트다 보니 게시글을 무단으로 삭제할 경우 저작권법 위반이란 판례를 들어 운영진을 고소‧고발하고 손해배상 청구한다는 협박이 늘 있었다”며 “이에 몇 회 이상 신고 시 블라인드, 몇 회 이상 신고 시 익명 글 정지 등의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운영했다”고 했다.

그는 “포털이나 커뮤니티에 악플이 있으면 운영진의 책임인가. 기사에 악플이 달리면 기자의 책임이냐”며 “심지어 저는 지난해 봄 이 사이트의 운영진 자리를 내려놓았다”고 했다. 이어 “이 기사를 학교폭력 기사에 대해 많은 인터뷰와 자문을 해준 기자가 진보 언론 매체에서 작성하는 것이 우리 정치 현실의 아픈 현주소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1979년생으로 서울대 법대와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뒤 2017년부터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법률 자문을 맡아왔다. 지난해 12월부터는 교사 유가족협의회 법률 자문도 담당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2012년부터 참여연대에서 활동했지만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인연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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