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세형 "父 뇌암, 시한부 6개월 별세…서울대 나와 도배일 하셨다"

이은 기자 2024. 1. 1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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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양세형(38)이 뇌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기억했다.

양세형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해 "제가 서른살에 돌아가셨다. 원래 아버지가 어깨가 아프시다고 해서 그 진단을 받으러 병원에 갔는데, 뇌암이었다. 뇌암은 무조건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짧게는 6개월, 길면 1년 2개월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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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 화면

코미디언 양세형(38)이 뇌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기억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는 코미디언에서 시인으로 변신한 양세형이 출연했다.

지난달 4일 시집을 낸 양세형은 "시집에 아버지 관련 시들이 꽤 있는데 우연히 발간일이 돌아가신 아버지 생신"이라며 그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MC 정형돈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진하게 남아있는 것 같다"고 하자 양세형은 "별로 말씀이 없으신데 저랑 동생 있을 때는 관심 없으시다가 없으면 검색해보시고 그랬다"고 기억했다.

양세형은 기억에 남는 아버지와의 추억에 대해 "원래 크리스마스 선물도 잘 안 해주셨는데 크리스마스 이브날 자려고 준비하는데 집 전화로 아버지의 전화가 왔다. '뭐 받고 싶냐'고 해서 저랑 동생이 장갑을 말했다. 그 어릴 때도 장갑을 안 사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아침에 일어나니 검은 봉투에 빨강·파랑 장갑이 있어서 끼고 밖에 나갔는데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다. 장갑 끼고 맨발로 동생과 신나게 눈싸움하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사진=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 화면

양세형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해 "제가 서른살에 돌아가셨다. 원래 아버지가 어깨가 아프시다고 해서 그 진단을 받으러 병원에 갔는데, 뇌암이었다. 뇌암은 무조건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짧게는 6개월, 길면 1년 2개월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의사 선생님이 저희를 불렀을 때 느낌이 이상했는데, 드라마에서나 보던 시한부 선고를 하시더라. 가족들은 다 충격에 빠졌다. 저는 장남이라는 책임감이 있어서 아버지와 둘이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 말할까 하다가 둘이서 계속 TV 보다가 슬쩍 '아빠 걸린 병이 오래 살 수 있는 병은 아니라네'라고 했는데 아버지도 고개를 끄덕이시더라. 좀 마음이 그랬다. 판정 6개월 조금 지나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양세형은 "아버지 맞춤형으로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 아버지가 아프실 때 개그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 엄마 뒷담화 개그도 해보고, 아버지를 위한 스탠딩 코미디쇼도 해봤다. 코미디언이라는 게 좋았다. 그렇게 힘드신 와중에도 재미있는 거 하나 터지면 많이 웃으시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는 아버지의 유언에 대해 "마지막 순간에는 유언할 수 없는 건강 상태라 유언을 들을 수 없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며칠 뒤에 갑자기 꿈속에 나타나셨다. 아빠의 유언은 '보람있게 살아라'라고 생생하게 말씀하셨다. 그 말을 늘 적어두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다"고 말했다.

/사진=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 화면

양세형은 아버지가 가수 김창완과 서울대 잠사학과 동기라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가 그 정도로 공부를 잘하셨는데 도배일을 하셔야 했던 걸 매번 힘들어하셨던 것 같다. 집안의 기대를 많이 받고 살았는데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삶에 대해 늘 힘드셨던 것 같다. 아버지 출신 학교를 20살 넘어서 처음 들었다. 한 번도 말씀 안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항상 당구장을 차리고 싶어 하셨다. 그래서 상가를 사드리고 당구장을 하실 수 있게 인테리어 해드렸다. 실제 운영하시면서 너무 행복해하셨다"고 말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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