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마당서 대부분 위안화로 거래…생활비는 ‘부업’으로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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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화폐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장마당에서 중국 돈 선호도가 북한돈의 3배에 이른다는 탈북민 심층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탈북민 구성은 성별(여성)과 출신지(접경지) 쏠림이 심하기 때문에 심층정보 사업 결과가 북한 주민 전체의 양상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 사회 변화의 추세를 보여주는 지표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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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집권기 시장화 본격 진행…최근 당국 통제 강화로 주춤”
북한에서 화폐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장마당에서 중국 돈 선호도가 북한돈의 3배에 이른다는 탈북민 심층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또 공식직업보다 부업으로 더 많은 돈을 버는 주민이 많이 늘어나 봉급이 주소득인 주민의 배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연합뉴스 보도 등에 따르면 최근 작성된 ‘북한 경제·사회 실태인식보고서’(초안)에는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시장화’ 실태를 보여주는 다양한 정보가 수록됐다.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코로나19 ‘봉쇄’ 이전 5년간(2016~2020년) 탈북민의 58.7%는 탈북 전 북한에서 위안이나 달러 등 외화를 보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원화만 갖고 있었던 탈북민은 10.7%에 그쳤다. 17.3%는 보유 현금이 없었다고 했다.
이에 비해 2000년 이전 탈북민들은 북한에 거주 당시 53.0%가 보유 현금이 아예 없었으며 27.4%는 북한 돈만 갖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특히 외화를 보유한 비율은 3.9%에 불과했다. 15~20년 만에 외화 보유율이 13배로 급증한 셈이다.
2010년 이전(2000년 이전, 2001~2005년, 2006~2010년)까지 탈북민은 81.6~85.2%가 시장 거래수단으로 북한 돈을 가장 많이 사용했으나 최근 탈북민의 경우 25.7%만 북한 돈을 주로 이용했다. 장마당에서 위안화를 주로 썼다는 응답은 2000년 이전 탈북민 중 6.4%뿐이었지만 2016~2020년 탈북민 중에서는 68.4%로 껑충 뛰었다.
북한에서 생활비 이외의 여윳돈을 가지고 있었다는 탈북민은 2000년 이전에는 7.8%에 그쳤지만 2016~2020년 탈북민 가운데 이 비율은 49.5%로 치솟았다. 최지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정은 집권기 본격적으로 진행된 ‘시장화’로 여유자금을 보유한 주민들이 많아졌다"며 "특히 2009년 북한 정권이 단행한 화폐개혁의 실패 등 여파로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벌어지면서 북한 돈에 대한 신뢰가 추락, 위안화나 달러화를 보유·사용하려는 성향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활성화에 따라 본업이 아닌 부업이 주(主) 소득원이 되는 주민도 꾸준히 증가했다. 2000년 이전 탈북민의 50%는 가족 내 주(主) 소득자의 주소득원이 공식 직장에서 받은 봉급이라고 답했지만, 2016~2020년 탈북민은 같은 답변 비율이 23.8%로 감소했다. 2016~2020년 탈북민의 69.4%는 주 소득자의 공식소득보다 나머지 소득이 더 높았다고 답변했다.
심각한 상납·뇌물 관행도 드러났다. 2016~2020년 탈북민의 39.0%는 북한에서 월소득의 30%가 넘는 돈을 간부나 정권에 ‘수탈’당했다고 털어놨다. 불법행위가 적발됐을 때 ‘일반적으로 뇌물을 제공한다’는 답도 82.3%에 달했다. 2.6%만이 ‘뇌물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번 보고서는 통일부가 2010년부터 수행한 ‘경제·사회 심층정보 사업’을 통해 북한이탈주민 총 6351명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경제·사회 심층정보 사업 결과는 그동안 3급 비밀로 분류돼 통일부 내부에서만 북한사회 분석용으로 활용되다 이번에 처음 보고서 형태로 일반에 공개된다.
탈북민 구성은 성별(여성)과 출신지(접경지) 쏠림이 심하기 때문에 심층정보 사업 결과가 북한 주민 전체의 양상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 사회 변화의 추세를 보여주는 지표로 의미가 있다.
또, 2020년까지 북한에서 탈출한 주민으로부터 수집한 정보이므로 북한의 국경 봉쇄 이후 실태 변화는 대부분 반영되지 않았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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