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없다' 60세 이상 68%…소멸 위기의 보은 회남면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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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청호반에 자리한 충북 보은군 회남면 산수리.
오후 2시를 조금 넘긴 시간인데도 마을엔 적막감만 감돌았다.
회남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이 마을의 주민은 고작 14가구 30명.
회남면 14개 마을 중에서도 사람이 가장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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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마을 보전 걱정…규제 완화·지원 절실"
[보은=뉴시스] 안성수 기자 = "예전엔 150가구도 넘게 살았던 동네였는데 지금은 30명 뿐이야. 우리가 죽으면 마을이 과연 보전될지…"
10일 대청호반에 자리한 충북 보은군 회남면 산수리. 오후 2시를 조금 넘긴 시간인데도 마을엔 적막감만 감돌았다.
이동하는 차도 없었다. 영하권 날씨에 인적마저 드물어 을씨년스럽기만 했다. 외부에 사람이라곤 노인회관에서 만난 양선석(76) 이장과 주민 양승윤(79)씨 뿐이었다.
회남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이 마을의 주민은 고작 14가구 30명. 회남면 14개 마을 중에서도 사람이 가장 적다. 이 중 절반이 70~80대 노인이다.
양 이장은 "하나 있는 40대 젊은 부부 가족을 빼면 마을에서 61세가 가장 어리다"면서 "최고령자 89세 두 분이 계시니 난 그나마 젊은 편이 아닌가"하며 허탈하게 웃었다.
과거 150여가구가 살았던 이 마을은 대청호가 들어선 1980년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묶이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당시 수몰지역에 살던 마을 주민들은 보상을 받고 청주, 대전, 서울로 뿔뿔이 흩어졌다.
상수원 보호구역인 탓에 수십년간 마을에 집은커녕 식당 하나도 들어오지 못했다. 그렇게 마을은 군에서 가장 열악한 곳이 됐다.
8년여전 고향에 돌아온 양승윤씨는 "수변 경치가 좋아 귀촌 문의가 많았었다"면서 "그러나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는 바람에 집을 지을 수 없어 모두 등을 돌렸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6년여전 부모 집으로 들어온 젊은 부부 가족이 2년 전 아이를 낳아 오랜만에 마을에 울음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같은 해 노인 3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양 이장은 "마을 회의 때마다 부부가 안고 오는 아이를 보면 좋다가도 걱정이 된다"면서 "노인들이 다 가고 난 뒤 이 마을이 과연 남아있을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군과 마을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양 이장의 호소로 차도 못 다니던 도로가 넓어지고, 마을 정원도 조성됐다. 마을안길 진입로 미끄럼 방지 포장 사업도 올해 사업에 반영됐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인구 회복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양 이장은 "가장 시급한 건 집을 지을 수 있게 규제라도 완화해 주는 것"이라며 "그래야 젊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결국 인구도 늘지 않겠냐"고 따졌다.
다른 마을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보은군 등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회남면 인구는 723명이다. 군의 10개 면 중 1000명 이하 면은 회남면이 유일하며, 60세 이상 인구는 496명(68%)에 달한다.
학생 부족으로 면에 유일한 학교인 회남초등학교는 회인초 분교로 전환될 뻔했다. 주민들의 격한 반대로 3년 유예됐으나 앞으로 인구 유입이 없다면 분교화는 불 보듯 뻔하다. 올해 회남초 신입생은 단 1명이다.
홍영의 회남면장은 "회남면은 상수원 관리지역으로 묶인 곳이 많아 해당 원주민들의 피해가 커 군에서도 고심이 많다"면서 "국가 차원의 규제 완화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군에서는 기초생활거점사업과 생태공원사업을 펼쳐 수변지역 특성을 살린 관광 활성화를 검토 중"이라며 "벚꽃 100리길, 포토존, 드라이브 코스같은 차별화된 전략을 찾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ugah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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