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한동훈, 윤에 할 말 안하면 제2황교안 된다…선 수도권 후 영남 공천 살육전" [인터뷰②]
쌍특검 대비 '선 수도권 후 영남 공천' 전망에 "(영남) 살육전, 학살"
개혁신당 창당 앞두고 "대한민국 녹록한 상황 아냐. 의석 달라 호소"
[서울=뉴시스] 이재우 신항섭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은 10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김건희 여사나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를 생각해서 할 말을 하지 않으면 선거 진다. 제2의 황교안이 된다"고 경고했다. 또 김건희 특검법 재투표를 감안해 영남권 공천 물갈이를 최대한 늦추는 '선 수도권 후 영남권 공천' 전략을 통해 살육전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이뤄진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김건희 리스크 대응과 관련해 "전직 당대표로서 굳이 말하자면 고민의 시점에 있을 때는 본인이 책임져야 할 식구들을 떠올려야 한다"며 "선거를 이기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불명예라는 걸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대통령 선거 시절에 알랑거리지 않았던 이유는 딱 하다. 이겨야 되기 때문"이라며 "선거대책위원회 직책을 다 내려놓겠다고 하면서까지 후보가 바뀌어야 한다는 투쟁을 했고 그래서 이긴 거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한 위원장이 김 여사나 윤 대통령과 관계를 생각해서 할 말을 하지 않으면 선거 진다"며 "외람되지만 제2의 황교안이 된다. 황 전 대표는 보수진영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선거 한번 지고 정치적 영향력이 급감했다. (한 위원장도) 선거 지면 결과가 똑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같은날 당내에서 제기되는 '김건희 리스크' 관련 우려에 "다양한 생각을 많이 얘기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를 벗어나지 않는 한 환영받을 일"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제2부속실 설치와 특별감찰관 도입에서는 "필요하다", "협의하겠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김건희 주가 조작 의혹 특별법'에 대해 "지금 단계에서는 찬성한다"고 밝혔다. "너무 늦었다. 정무적 해결의 시기를 지났다"며 제2부속실이 설치되고 특별감찰관이 임명되더라도 김건희 리스크를 진화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위원장은 한 위원장 취임 이후에도 당정이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꼽히는 수직적 당정관계 개선 등 근본적인 해법 보다는 '이재명 때리기' 등 오답에 골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은 대통령께서 펼치는 정책이나 정치의 방향이 마음에 안든다고 하고 있다"며 "정부여당을 횟집에 비유하면 '이 횟집은 회가 맛이 없다'고 판단을 내린 거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인요한 혁신위원회도, 한동훈 비대위도 국민이 '회가 문제다. 회 맛을 안 바꾸면 망한다'고 손가락질 하는데 '새로운 콘치즈를 개발했다. 꽁치가 맛있다"며 "옆집보다 낫다'고 곁들이찬(일명 쓰키다시)으로 승부를 보려고 하고 있다. 회가 안 바뀌면 답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쌍특검 표결에 대비한 '선 수도권 후 영남 공천'은 '살육전' 수준의 물갈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점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공천 작업을 하고 싶어할 텐데 쌍특검 표결이 남아있어서 시기적으로 '미스매치'가 난다고 본다"며 "최대한 표결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사람 자르는 걸 늦추면 문제가 생긴다"고 짚었다. 경선 준비 시간이 부족해 당원 100% 경선 등이 대두될 수 있다는 취지다.
이어 "경선 방식으로 가려면 안심번호 신청하는 시간부터 해서 15일 가량이 필요하다. 3월초까지 공천을 하려고 하면 설 연휴 직후에는 공천 신청부터 다 돼 있어야 한다"며 "무경선이나 안심번호 신청 안하고 할 수 있는 당원 100% 경선이면 그야말로 살육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김기현 전 대표의 퇴장도 대통령실 주도 공천의 징조로 제시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소들이 비를 피하기 위해 큰 나무 밑에 뭉쳐 있다가 벼락을 맞아 몰살됐다는 기사가 주기적으로 나온다"며 "영남권 의원들도 용산이 내린 '비(낙하산)'를 피해 '경선 시켜주겠지'라고 본인들이 무리수를 써서 밀어올린 김 전 대표 밑에 몰려가 있다가 김 전 대표가 벼락을 맞으면서 전부 다 같이 날아가는 상황이다. (벼락 맞은 소가) 얼마나 참혹한지 그 기사를 다 보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개혁신당 당원이 10일 기준 4만6000명을 돌파했다면서 대중적 인기의 배경을 메시지와 정책에서 찾았다.
그는 "정치를 똑바르게 하려면 '메시지'와 '정책' 능력만 있으면 된다. 그 두가지를 빼놓고 정치하려니까 피곤한거다"며 "대통령이 무단 통치를 해도 정책이 예쁘면 좋아한다. 그런데 정치하는 방식도 이상한데 정책도 대안도 매력적이지 않으니까 지금 같은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정강정책위원장을 직접 맡은 건 정치권이 생산적인 아젠다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난 대선 때 젊은 세대가 갑자기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젠더 이슈부터 실생활에 밀접한 아젠다가 나와서다. 다만 젠더 이슈는 이번 선거 주전장은 아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개혁신당의 목표 의석수에 대해 "다다익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봉사할 수 있을 때,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있을 때 당이 잘 됐으면 좋겠다"며 "대한민국이 녹록한 상황이 아니다. 제 생각에 공감한다면 더 많은 의석을 달라'고 호소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주전장'으로 지목한 대구 지역구 출마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움직일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비례대표 출마에 대해서는 "저는 항상 앞장서는 정치를 해왔다. 지금 상황에서는 지역구에서 무조건 한석이라고 더 가져와야 한다"며 "당세가 작은 상황에서, 예를 들어 4~5석 할 상황에서 비례대표를 한다고 하면 굉장히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당세가 커진 상황에서는 예를 들어 정당 지지도가 25%대에 도달하는 일이 생기면 저 한 사람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것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하라는 요구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hangseo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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