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30대 중반이 되었어도, 레오는 레오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4. 1. 11.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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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는 레오다.

OK금융그룹 외국인 선수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등록명 레오)가 도드람 2023-24 V-리그 남자부 4라운드를 지배하고 있다. OK금융그룹의 4연승 행진에 앞장서고 있다.

레오는 4라운드 4경기에 나와 142경기 공격 성공률 63.73% 세트당 서브 0.813개 세트당 블로킹 0.375개를 기록 중이다. 득점-공격 성공률-서브 모두 1위다. 독보적이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라운드 MVP는 따놓은 당상이다. 레오는 V-리그 입성 후 단 한 번도 라운드 MVP 수상 없이 시즌을 마친 적이 없다.

사진=KOVO 제공
사진=KOVO 제공
직전 라운드인 3라운드 106점 공격 성공률 49.49% 세트당 서브 0.250개 세트당 서브 0.200개로 주춤하던 레오는 없다. 모두가 무서워하던 레오로 돌아왔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삼성화재에서 뛰면서 V-리그 최고 외인으로 군림했던 레오. 세 시즌 연속 정규리그 MVP와 함께 삼성화재에 3년 연속 정규리그 1위 및 2번의 챔프전 우승을 안겨줬다.

그 시절 레오는 점프만 했다 하면 득점이었다. 2012-13시즌 867점 공격 성공률 59.69%, 2013-14시즌 1084점 공격 성공률 58.57%, 2014-15시즌에는 1282점 공격 성성공률 56.89%를 기록했다. 특히 1282점은 2021-22시즌 KB손해보험에서 뛰던 말리 특급 노우모리 케이타(등록명 케이타)의 1285점이 나오기 전까지 V-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이었다.

튀르키예, 레바논, 중국, 아랍에미리트 등을 거쳐 6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레오는 20대가 아닌 30대가 되었어도 늘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타점은 다소 내려왔을지 몰라도 특유의 폭발력은 여전했다. 점프가 되지 않는다면 블로커의 손을 이용하거나 또는 상대의 빈공간을 활용했다. 또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가 되었다. 자기 자신만 신경 쓰는 게 아닌 동료들을 챙길 줄 아는 선수가 되었다.

사진=KOVO 제공
세 시즌 째 OK금융그룹과 함께 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21일 한국전력전은 레오가 잊지 못할 것이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자존심이 상하는 경기였다. 레오가 그날 2점에 공격 성공률 8.33%에 머문 것. 팀 패배를 떠나 레오가 한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건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다. 레오가 한 자릿수 득점을 올린 건 V-리그에 온 후 역대 네 번째며, 지난해 1월 26일 현대캐피탈전 6점 이후 처음이었다. 5점 미만의 득점도 처음.

그렇지만 언제 그랬냐듯이 레오는 레오답게 돌아왔다. 12월 25일 대한항공전 22점 공격 성공률 57%를 시작으로 12월 29일 대한항공전 20점 공격 성공률 53.85%를 기록했다.

그리고 2024년, 새해 들어서는 완전히 삼성화재 시절의 레오를 보는 듯하다. 새해 첫 경기 2일 삼성화재전에서 혼자 47점을 올렸는데 공격 성공률이 70.49%였다. 6일 한국전력전 39점 공격 성공률 66.67%, 10일 우리카드전 36점 공격 성공률 57.69%로 맹활약했다.

사진=KOVO 제공
최근에 만났었던 레오는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때와 지금 똑같을 수는 없다. 그때는 어리고 성숙하지 못했다. 재능과 점프를 믿고 배구를 했다”라며 “그때를 기억하고, 그때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 늘 경쟁하고 있다. 그래도 그 당시에 비해 경험이 쌓였다. 이제는 몸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꾸준하게, 연속성을 가지고 배구를 하려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레오는 레오 다운 활약을 펼치며 팀의 순항을 이끌고 있다. 1-2라운드 8승 4패로 순항했다가 3라운드 갑작스러운 6연패 전패를 당했던 OK금융그룹은 4라운드 반등에 성공했다. 4연승과 함께 순위도 4위까지 끌어올렸다. 1위 우리카드(승점 42점 15승 7패)와 승점 차는 9점. 지금의 기세라면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OK금융그룹은 2020-21시즌이 마지막 봄배구며, 시몬이 뛰던 2015-16시즌이 마지막 우승 시즌. 레오와 함께 더 높은 곳에 갈 수 있을까.

사진=KOVO 제공
어느덧 30대 중반, 나이가 들었어도 레오는 레오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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