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 "건설현장도 AI 혁신 필요… 안전·환경 다 잡겠다"

정기선 부회장 기조연설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은 10일(현지시간) 미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팔라조 볼룸에서 CES 2024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장우진 기자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이 CES 2024에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내세우며 안전과 친환경, 자율주행 등의 건설산업 청사진을 제시했다. 역대 CES 중 처음으로 비전자 부문 기조연설을 맡은 정 부회장은 유창한 영어실력과 힘찬 억양, 무대를 휘젓는 세련된 무대매너를 선보이며 2000여명의 관객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정 부회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팔라조 볼룸에서 가진 CES 2024 기조연설 서두에서 "건설산업의 미래를 변화시켜 인류의 미래를 바꾸는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 비전을 공유한다"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안전성 확보, 생산성 향상을 위한 무인 자율화, 에너지 밸류체인 구축과 탈탄소화 등 3대 목표 달성을 통해 인프라와 삶, 미래를 건설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지능형 현장 관리 솔루션인 'X-와이즈 사이트'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건설 장비가 지능적인 운영 지원부터 완전한 자율 운영까지 가능하도록, 개별 장비의 성능을 훨씬 더 안전하고 스마트하게 향상할 것"이라며 "이러한 혁신 기술은 우리 사업의 본질이 하드웨어 기반 장비 제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반 솔루션 제공업체로 진화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행사 마지막에 다시 등장해 마무리 인사를 전했고, 2000여명의 참석자들은 환호와 함께 10여초간 박수갈채를 보냈다. 특히 정 부회장은 연설 내내 유창하고 힘 있는 영어를 구사했고, 무대 좌우를 오가면서 적재적소에 힘이 넘치는 제스처를 취해 청중들을 압도했다. 정 회장은 회색 바지에 검은색 목폴라, 베이지색 자켓과 함께 안경을 착용하고 등장했다.

정 부회장의 연설에 이어 윈타 베레켓 HD현대인프라코어 디벨론 마케팅 매니저, 마르코 후터 그라비스 로보틱스 창업자, 이정민 HD현대 AI센터 책임매니저, 필립 모이어 구글 클라우드 AI 사업부 글로벌 부사장, 이동욱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 가다 알라무드 사우디아라비아 산업광물자원부 국제관계 자문위원의 발표가 이어졌다.

필립 모이어 부사장은 HD현대와 구글 클라우드와의 협력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안전성, 생산성, 지속가능성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X-와이즈 사이트'의 고도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최신 대규모 언어 모델인 제미나이와 구글 버텍스 AI플랫폼은 생성형 AI 모델을 통해 건설산업에 특화된 인공지능(AI)을 X-와이즈 사이트에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동욱 사장은 수소 에너지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사장은 "해상에서 육상까지 전 지구를 아우르는 수소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해상에서는 풍력 터빈의 재생 전기로 수소를 생산, 선박으로 수소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효율적으로 운송하고 육상에서는 수소 동력 장비, 로봇 충전소 등을 통해 탈탄소 글로벌 에너지 가치사슬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약속했다.

가다 알라무드 자문위원은 HD현대와의 '사우디 비전 2030'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사우디 비전 2030을 통해 탄탄한 사회 인프라를 통한 활력 있는 사회, 우호적인 사업환경과 미래 일자리를 통한 경제 성장, 효율성과 책임감을 가진 국가를 핵심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네옴 프로젝트'와 같은 대규모 건설공사를 진행하고 있으고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 건설을 위해서는 혁신적인 건설 기술이 필요하다"며 "HD현대는 사우디에 가장 많은 건설장비를 공급하는 기업으로, 오늘 기조연설에서 보여준 차세대 건설 장비와 현장 운영 솔루션은 '비전 2030' 추진 속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미국)=

장우진기자 jwj1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