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안정 생활플랫폼 '함부', 부의 양극화 해소 프로젝트

[CEO 인터뷰] 주식회사 '함부' 현도관 대표

집값과 부의 양극화가 점점 더 심화되는 자본주의 시대에 집도 없고 생활 형편도 어려운 이들을 지원하는 밀착 상담과 일자리 제공 플랫폼이 만들어졌다. 플랫폼 안에선 서민이든 흙수저든 누구나 주거안정과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우고 아이돌봄과 간병, 중고물품 거래 등 다양한 생활서비스를 주고받으면서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주거복지 생태계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021년 창업해 2022년 국토교통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생활플랫폼 '함부'는 주거안정과 일자리 창출 관련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높은 비용과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원스톱라이프를 더 많은 이들에게 지원하는 것이 서비스의 목적이다.

설립 3년차인 지난해 무주택자와 청년, 취약계층 대상으로 온라인·전화·방문 상담을 실시해 5400건 이상을 기록했다. 중소기업 두 곳과는 연간 컨설팅 계약을 체결해 소속 종사자와 가족에게 주거안정과 내 집 마련 상담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함부의 창업자는 현도관(사진) 대표로 국내 최대 주거복지 공공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33년 동안 재직한 해당 분야의 전문가다. 1988년 LH 전신인 한국토지공사에 입사해 2009년 통합공사 설립추진단과 재무개선특별위원회 등의 책임자를 맡았고 LH 출범 후 경영지원본부장, 서울지역본부장, 전략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해 공사 발전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LH소셜마켓추진단장을 수행해 공공임대주택 생활플랫폼을 창설한 경험은 함부 경영의 큰 자산이 됐다. 함부는 '함께 나누는 부, 함께 커가는 부'라는 의미다. 현 대표는 서울지역본부장으로 근무하던 2015년 쪽방과 반지하 등 열악한 환경에서 거주하는 이들의 현실을 직면하며, 퇴직 후에 민간 주거복지기업을 만들겠다는 결심과 함께 지금의 사명을 지었다.

"높은 주거비에 허덕이는 사람들과 내 집 마련의 꿈을 접는 젊은 세대가 한국 사회의 많은 구조 문제를 발생시킨 원인이 되고 있다. LH 재직 시절 상담자 중에는 본인에게 수급자 자격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경우가 있다.한 번은 창문도 없는 비좁은 단칸방에 월 35만원을 내고 살던 상담자가 있었다. 시설이 훨씬 좋고 월세도 10만원대인 공공임대주택의 입주 안내를 했더니 깜짝 놀라던 기억이 오래 남는다."

현 대표는 국내 주거복지제도의 가장 큰 허점으로 '신청 주의'를 지적했다. 아무리 좋은 주거복지제도라도 복잡하고 어려워서 대상자가 모르고 신청자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제도의 효용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주거 문제로 제도의 문을 두드리는 많은 사람들이 현재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는 자격이 있음에도 모르거나 아니면 보증금 몇 백만원을 구하지 못해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다. 그는 "온라인, 유튜브 등을 통해 다양한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지만 이는 정보 약자에게 해당하지 않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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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 주의 아닌 찾아가는 주거복지 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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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고시원·여인숙·쪽방·노숙인쉼터·복지시설 등에서 3개월 이상 거주하는 사람들을 주거취약계층으로 분류한다. 이들은 도심의 공공임대주택인 전세임대주택·매입임대주택 입주 자격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주거취약계층은 긴급 주거지원 대상이 되는데 이를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현 대표는 "국내 주거복지제도의 가장 개선해야 하는 '신청 주의' 구조는 2022년 '수원 세 모녀 사망 사건'에서 알 수 있듯 복지 사각지대의 허점을 보여준다"면서 "전문가도 이해가 어려울 정도로 유형이 다양하고 신청 방법이 복잡한데 이들만의 잘못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취약계층에 지원하는 국민임대·영구임대·전세임대·매입임대·장기전세·행복주택·청년안심주택·뉴:홈 등은 자격 요건과 신청시 필요 서류가 제각각이다. 최근에는 이 같은 문제를 일부 해결해 '통합 공공임대주택'을 새롭게 선보였지만 여전히 청년·신혼부부·수급자·고령자 등 계층별과 공급 유형 등에 대해 일반 국민들은 매우 어려워하고 있다고 현 대표는 지적했다.

"공공주택 유형별로 지원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자격 요건과 필요 서류가 다양할 수밖에 없지만 좋은 제도와 정책도 당사자가 멀게 느낀다면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 '저 좀 도와주세요'라고 외치지 않아도 알려주고 목적지까지 인도하는 진정한 주거복지의 실현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 등 행정기관이 복잡한 제도를 최대한 단순화·일원화하고 민간 전문기관이 취약계층 발굴을 지원해 함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호보완이 필요하다."

함부는 주거복지 상담 분야에서 국내 처음으로 인공지능(AI)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오픈AI가 개발한 'Chat(챗) GPT'와 같은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가 상용화되는 가운데 주거복지 관련 지식과 정보가 수천·수만건 쌓여서 체계화될 경우 최첨단 프롭테크를 구현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 대표는 한국 사회 최대 취약 고리인 '부의 양극화' 해소 방안으로 낙수효과나 분수효과가 아닌 제3의 길 '함께 업(UP)'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경제활동 능력이 있음에도 빈곤이나 빚에 시달리는 취약계층에 품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서 경제적 자립을 이루도록 지원하고 이들이 다시 지원 대상자의 경제 독립에 참여함으로써 보답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룰 것"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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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 경제교육, 예산과 행정력 낭비 줄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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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사건이 사회 최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현 대표는 이 같은 경제범죄가 이전보다 집단화·지능화됐을 뿐 유사한 형태의 피해는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바른 임대차계약 방법이나 보이스피싱, 주거복지제도와 같이 생활에 꼭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잘 모르거나 어려워하는 경제상식을 지자체와 공공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학교에서 필수 교양수업으로 교육해 사회 진출 전에 체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년 기준 국내 무주택 가구 수는 939만가구다. 전체 가구의 46%다. 이 중 39세 미만 청년계층의 무주택 가구는 354만가구다. 수급자 가구는 180만여가구이고 이 중 53만가구만이 공공임대주택에 산다.

LH가 건설한 공공임대주택은 120만가구인데 나머지는 월세 등에 살고 있다. 고령자가 가구주인 가구는 492만가구이고 이 중 97만가구가 세입자로 산다. 특히 반지하·지하·옥탑방 등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주택이나 주택 외에 거처하는 고령자 가구는 38만가구에 이른다.

"대부분의 공공임대주택은 수급자에게 입주 최우선 순위를 부여하는데 여건이 더 힘든 분들에게 자격을 주자는 취지이나 또 다른 문제가 있다. 공공분양과 달리 공공임대는 청약 신청에 제한이 없어 당첨 후 입주 여부에 상관없이 우선 순위가 유지된다. 이는 다른 무주택자의 기회를 빼앗는 폐해가 발생한다."

현 대표는 "매입임대주택에 공가가 많은 이유 중의 하나는 더 좋은 위치와 조건의 공공임대주택이 공급될 때까지 입주를 미루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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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종합 플랫폼 실현해 수익 다변화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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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의 수익 구조는 LH와 유사한 형태를 추구한다. LH는 공공임대주택 건설·운영사업 등에서 발생한 적자를 부동산 개발사업과 분양수익으로 교차보전한다. 함부도 주거복지 무료 상담과 공무원·행정가 등 전문지식을 보유한 은퇴자 등의 재능기부를 유치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 컨설팅과 개발사업 PM(프로젝트 매니지먼트)을 통해 수익을 내 손실을 보전하는데 앞으로는 직접 개발사업 시행에 뛰어들어 사업 규모를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현 대표는 "LH에 재직하는 동안 대규모 택지개발과 산업단지, 지역개발, 해외사업, 중소 도시개발, 주택사업, 부동산금융 등 크고 작은 모든 개발사업을 다해 봤다. 함부의 주거복지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 개발사업도 직접 시행해서 자본력을 크게 키울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주거복지사업을 통한 매출 구현 방안을 고안해내 중소기업과 컨설팅 용역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현 대표는 "기업 입장에서 사내 복지를 향상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대표는 33년 주거복지 공공기관에서 일하며 느낀 정책과 제도의 아쉬운 점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주거복지제도가 정권과 이념을 벗어난 사회안전망의 영역임을 잊지 않고 정책당국과 실무책임자가 정치적인 이해관계나 시장 상황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대응하여 제도의 근간을 흔들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 공공주택의 정책 기조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들에 비해 10년 이상 장기임대주택 비중이 낮은 것을 주거불안의 원인으로 보고 이를 지속해서 늘리자는 것이었다. 저소득 서민이 장기간 임대로 살다가 큰 돈 없이 내 집 마련으로 전환할 수 있는 10년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사실상 중단되고 5년 6년 단기임대주택으로 전환하고 있는 정책이 과연 바람직한지 의문이다."

LH 등 공기업이 도심의 민간 공동주택을 매입해 무주택 서민에게 임대하는 매입임대주택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도 아쉬운 점으로 지적했다. 현 대표는 "매입임대주택제도는 도심 내에 거주하는 영세 서민들이 멀리 이사하지 않도록 현재의 터전에 공공임대주택을 마련해 주는 취지로서 도심개발 중심으로 전환하는 시대 상황에도 부합하는 좋은 제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매입임대주택을 통해 싱가포르처럼 토지와 주택을 국유화해 공공주택을 공급하고 주거안정과 국유자산 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며 "공공이 소유한 매입임대주택이 지속해서 쌓이면 향후에 주변의 민간 부지와 합쳐 도심의 신도시로 쉽게 개발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제도임에도 일각에선 '서민 임대주택을 민간의 비싼 주택으로 사서는 안된다'는 근시안적 비판으로 축소되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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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도관 함부 대표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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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서울대 환경대학원 도시계획학 석사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도시계획학 석사 ▲경원대 대학원 핵정학과 박사 과정 ▲1988년 한국토지공사(기획조정실) ▲2007년 전략경영실 ▲2009년 선진화추진실 ▲2009년 통합공사 설립추진단 ▲2009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재무개선특별위원회 사무국장 ▲2011년 홍보실장 ▲2013년 경영지원본부장 ▲2015년 서울지역본부장 ▲2016년 전략사업본부장 ▲2018년 LH소셜마켓추진단장 ▲2020년 명예퇴직 ▲2021년 주식회사 함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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