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6G'·최태원 '반도체'…총수들 첫 행보 의미는?
최태원, SK하이닉스서 HBM 등 AI 메모리 점검
정의선, 기아 오토랜드 광명 이어 CES 행보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주요 그룹 총수들이 올들어 첫 현장 경영 행보에 속속 나서며, 올해 경영 로드맵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6G 기술'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반도체' 현장을 각각 새해 첫 행선지로 삼으며 올해 중점 사업 방향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인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신년회를 갖고, 연이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미국 CES 현장을 찾아 끊임없는 변화를 강조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전날 새해 첫 경영 행보로 서울 서초구 우면동 소재 삼성리서치를 방문해 6G를 포함한 차세대 기술 동향과 대응방안을 점검했다. 이 회장이 새해 첫 경영 행보로 네트워크 통신기술 현장을 찾은 것은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삼성리서치는 삼성의 글로벌 R&D 허브로서 ▲차세대 네트워크 통신기술 ▲AI ▲로봇 ▲헬스케어 등 최첨단 분야의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이다.
이 회장은 "새로운 기술 확보에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달려있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선제적 R&D와 흔들림 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더 과감하게, 더 치열하게 도전하자"고 밝혔다.
이 회장의 이날 현장 행보는 그만큼 6G 기술 선점이 삼성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6G는 인공지능(AI)을 내재화해 더 높은 에너지 효율과 더 넓은 네트워크 범위를 제공하며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로봇 ▲확장현실(XR) 등 첨단 기술을 일상 생활에서 구현하는 핵심이다.
이전 단계인 5G가 인류의 삶과 산업 변화에 끼쳤다면 6G는 훨씬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6G 주도권을 향한 기업 및 국가 차원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6G는 2025년 글로벌 표준화 절차를 시작으로 2030년 전후로 본격 상용화할 전망이다.
최태원 회장은 올해 첫 현장 행보로 지난 4일 SK하이닉스 본사인 이천캠퍼스를 찾았다. 이날 최 회장은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등과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메모리의 성장동력과 올해 경영방향을 점검했다.
최 회장은 "역사적으로 없었던 최근 시장 상황을 교훈 삼아 골이 깊어지고 주기는 짧아진 사이클의 속도 변화에 맞춰 경영계획을 짜고 비즈니스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거시 환경 분석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그는 "여러 관점에서 사이클과 비즈니스 예측 모델을 만들어 살펴야 한다"며 "특정 제품군만 따지지 말고 매크로 상황을 파악해야 하고 마켓도 이제 월드마켓이 아니라 분화된 시장 관점에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특히 AI 반도체 전략에 대해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수요 등 고객 관점에서 투자와 경쟁상황을 이해하고 고민해야 한다"며 글로벌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토털 솔루션(Total Solution) 접근법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조직개편에서 'AI인프라'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산하에 'HBM 비즈니스' 조직을 새롭게 편제하는 등 미래 AI 인프라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역량을 쏟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인 경기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2024년 신년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차가 아닌 기아에서 신년회를 여는 것은 1999년 기아 인수 및 그룹 편입 이래 처음이었으며, 생산 공장에서 신년회를 개최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정 회장은 "올해를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하는 해로 삼겠다"며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해 '환경'과 '품질, '보안'이라는 3가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또 "외부 위기를 감지해 기회로 만들기 위해 '빨리 빨리'가 아닌 '미리 미리' 준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준비돼 있는 사람만이 올바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첫 현장 행보 이후 나란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를 찾아 다양한 전시관을 방문하며 현장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2년 연속 CES를 찾은 최 회장은 독일 기업 지멘스의 롤랜드 부시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을 들은 데 이어 SK그룹 전시관과 삼성·LG전자 전시관을 차례로 방문, 최신 신기술 트렌드를 주의 깊게 살폈다.
정 회장은 그룹사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해 현장을 챙기는 한편 메르세데스-벤츠전시관을 찾아 벤츠가 자체 개발한 전용 운영체제 MB.OS 전시물에 집중하는 이색 장면도 연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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