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 vs KB·NH' 은행계 증권사 MTS, 따라가기·홀로서기 승자는?

이지운 기자 2024. 1. 11.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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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슈퍼앱 경쟁은 계속된다③] 신한·하나 "은행과 통일성 강조"… NH·KB "독자브랜드 활용"

[편집자주]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한 모바일금융 거래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1946~65년 출생률이 급격히 증가한 시기에 태어난 세대)도 모바일금융에 빠졌다. 이들의 모바일뱅킹 이용률은 80%를 넘어섰다. 전통 금융사들의 슈퍼앱 구축은 이젠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됐다. 엄지족들을 사로잡기 위한 금융사들의 전략을 살펴봤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MTS 경쟁이 치열하다./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공룡 은행, 슈퍼앱으로 토스 뛰어넘을까
②토스로 택시 부르고 네이버페이로 부동산 한다
③'신한·하나 vs KB·NH' 은행계 증권사 MTS, 따라가기·홀로서기 승자는?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슈퍼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이며 치열한 각축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상반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전략으로 관심을 모은다. 신한, 하나증권은 통합 브랜드 등 그룹 디지털 전략에 발을 맞추는 반면 NH, KB증권은 자체 브랜드 사용 등 독자 MTS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신한·하나, 은행 브랜드 MTS에 적용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그룹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활용해 개인투자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금융권에서 슈퍼앱 개발을 통한 본격 '유니버설 뱅크' 경쟁의 막이 오르면서 두 증권사는 그룹에 힘을 보태는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신한투자증권 MTS 신한알파는 지난달 18일 '신한 SOL(쏠)증권'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신한금융그룹이 슈퍼앱 '신한 슈퍼 SOL'을 출시하면서 은행을 비롯한 금융그룹 계열사와 통일감 있는 MTS 이름으로 변경한 것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5월 신한알파 3.0을 출시한 이후 같은 해 12월 고객 눈높이에 언어를 맞추는 사용자경험(UX) 라이팅(writing) 가이드 수립, 업무처리가 강화된 챗봇 서비스 실시 등에 나서면서 고객 친화적 금융 서비스 플랫폼에 집중했다.

김장우 신한투자증권 디지털그룹장은 "그룹의 통합된 디지털 브랜드인 '신한 SOL'을 바탕으로 간편성을 추구, 업권의 경계를 허물었다"며 "그동안 신한투자증권이 고객 친화적 금융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온 만큼 앞으로도 고객이 좀 더 쉽고 편하게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 외에 은행과 같은 브랜드를 사용하며 통일성을 강조하는 증권사는 하나증권이 있다. 하나증권은 MTS에 '원큐'라는 은행 브랜드를 녹인 '원큐프로' 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원큐'를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한 슈퍼플랫폼으로 도약시킨다는 복안이다. 하나원큐에서는 마이데이터 기반 자산관리 플랫폼 '하나 합'과 AI을 활용한 프라이빗뱅커(PB) '아이웰스(AI Wealth)'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원큐프로에 하나 합을 오픈하고 그룹의 고객 WM(자산관리) 사업을 확장하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나 합은 하나그룹의 마이데이터 공동브랜드로 은행, 증권, 카드, 보험사 등에 분산된 손님의 금융거래 정보를 하나로 통합해 맞춤형 디지털 자산관리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그룹사 디지털 전략 기조에 뜻을 함께하면서도 동시에 금융지주 네임밸류를 활용해 MTS 시장점유율(M/S)를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NH·KB "우리 MTS는 우리가" 독립성 강조



NH투자증권 나무 앱 화면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그룹과 별개의 독자 MTS 전략이 눈길을 끈다. NH농협은행은 콕뱅크, 올원뱅크 등 앱이 존재하고 KB국민은행은 스타뱅킹이 있지만 이들 증권사는 독자적인 MTS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NH투자증권은 2016년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모바일증권 서비스 브랜드를 선보인 회사다. 당시 디지털 시장 선점을 목적으로 은행연계증권 브랜드 '티엑스'를 '나무'로 리브랜딩했다. 증권사 중 가장 먼저 MTS를 선보인 증권사로써 자체적으로 확보한 투자자도 많다.

실제로 NH투자증권 나무 앱의 고객 충성도는 5대 증권사 앱 중 가장 높다. 지난해 12월 기준 증권·투자 앱으로 나무 앱만 사용하는 고객 비율은 34.91%에 달했다.

현재 NH투자증권은 나무를 이용해 타 금융사 보유 주식과 펀드의 금융상품 투자 성과를 분석해주는 '투자성과리포트'와 보유 종목의 이슈를 알려주는 '오늘의 내 종목 체크 서비스'를 필두로 고객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정병석 NH투자증권 디지털플랫폼 본부장은 "나무 서비스는 300만명 이상의 고객 데이터 분석과 1000명 이상의 MZ세대 고객 설문 등을 통해 오랜 시간 준비해 선보였으며 투자 콘텐츠 기획, 발굴, 제작 등에 큰 공을 들였다"며 "MZ세대는 물론 모든 고객에게 각인될 수 있는 유효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증권 역시 독자 MTS 브랜드인 마블을 2017년 5월 첫 출시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리뉴얼로 MTS 서비스 고도화를 이룬 KB증권은 최근 AI를 결합한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율주행 서비스는 KB증권과 제휴된 운용사들이 투자 엔진을 기반으로 로보어드바이저 투자를 간단하게 설정할 수 있는 서비스다. 고객이 'On'으로 설정만 하면 로보어드바이저가 투자하고 'Off'로 설정하면 로보어드바이저 투자가 종료돼 고객이 직접 매매할 수 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경제지표 알리미'도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미국 현지에서 경제지표가 발표되는 동시에 고객이 증시 환경에 빠르게 대비할 수 있도록 알림을 발송한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국내총생산(GDP) 예측치 등 약 300여개의 지표를 발송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우리투자증권, KB증권은 현대증권과 합병해 탄생한 대형 증권사로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이 많다"며 "전통과 역사, 쌓아 놓은 영업력 등이 있기 때문에 그룹과 통일성을 가지기보단 자체 브랜딩을 통해 고객 확보에 주력하는 쪽으로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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