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유엔 안보리서 “러, 북 미사일로 우크라 공격은 결의 위반”
한국과 미국 등은 10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가 북한산 탄도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것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미국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보리가 주최한 우크라이나 평화·안보 관련 브리핑에서 주요국들은 북·러 간 무기 이전과 북한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한 러시아의 행위를 규탄했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 대사는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불법적으로 제공받은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사용하고 있고, 이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북·러 군사협력 중단을 촉구했다. 황 대사는 특히 우크라이나에 사용된 북한 탄도미사일의 비행 거리인 460㎞가 원산~부산 간 거리와 일치한다는 점에서 “이는 남한에 대한 가상의 공격(simulated attack)”이자 “대한민국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사는 북한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에서 실전 사용된 것을 계기로 여타 국가에 수출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대표부 차석대사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를 향해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여러차례 사용했으며 우크라이나 핵심 인프라 파괴 및 민간인 살상을 위해 추가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우드 대사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다른 유엔 회원국을 공격하며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며 “모든 회원국들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러시아의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러시아의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대사는 북한산 미사일 사용에 대해 “이 정보는 며칠 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은 이에 대해 증거가 없다고 말했고, 미국은 이를 사전에 확인하지도 않고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안보리 회의에 앞서 한국·미국·일본·영국·프랑스·몰타·슬로베니아·우크라이나 등 8개국은 공동성명을 내고 북·러 무기 이전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북한 미사일 사용을 강력 규탄했다. 8개국은 “지난달 30일, 올해 1월 2일과 6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파괴적인 공습을 가해 수십명이 죽고 수백명이 다쳤다”며 “이런 극악무도한 공격은 부분적으로 북한에서 조달한 탄도미사일과 발사대를 이용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북한으로부터 무기 조달 및 수출을 금지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행위”라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이런 위반에 기꺼이 가담하는 것은 그 지위를 명백히 악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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