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는, 글로벌 AI 격전장
전세계 기업 AI 기술 열띤 신경전
인텔·구글 AI 자신감 관람객 눈길
삼성·LG도 AI 제품·기술력 과시
올해 'CES 2024'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AI(인공지능)다. 지난해 전세계를 사로잡은 '챗GPT'의 열기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까지 고스란히 이어졌다. CES 주관사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도 생성형 AI의 막강함을 받아들인 것이다.
앞서 게리 샤피로 CTA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AI가 전례 없는 방식으로 전세계를 장악했다. 생성형 AI로 단 1년 만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해보면 놀랍다"며 'CES 2024'의 핵심 테마로 AI를 꼽은 배경을 강조했다.
'CES 2024'에는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가운데 절반이 넘는 284개 기업이 참가했는데,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이들 500대 기업 중에서 92%가 현재 생성형 AI를 사용 중이다. 올해 CES에 참가한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가 AI로 집중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같은 대세에 따라 'CES 2024' 혁신상 부분에도 AI가 새롭게 추가됐다.
선봉대 선 인텔, 구글의 위상
개막일인 9일(현지시간) 방문한 CES 행사장은 예상대로 'AI 격전장'을 방불케했다. 그중 최근 메타·IBM 등 50여개 기업과 'AI 동맹'을 결성하겠다고 발표한 AI 산업의 대표 기업인 인텔이 선봉에 섰다.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ES 2024' 기조연설에 나와 "AI 발전 속도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수준이며 그 속도는 무어의 법칙이 탄생하던 초창기 PC에 버금간다"고 설명했다.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24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급변하는 기술 세계에서 정보혁명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겔싱어 CEO는 또 "AI PC로 향후 내 컴퓨터에서 모든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인텔은 AI PC 리더로서 최고 자리를 이어가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인텔은 지난해 9월 슈퍼컴퓨터에서 처리능력을 빌리지 않고도 자체적으로 생성형 AI를 가동하는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수년내 전체 PC의 80%가 AI PC로 대체될 거라고 인텔은 예상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경쟁하며 AI에 총력을 쏟고 있는 구글도 CES에서 위상을 뽐냈다. 행사장 외부 센트럴플라자에 마련한 구글의 대형 전시관에는 '안드로이드 AI'를 체험하려는 관람객들로 연신 붐볐다. 생성형 AI 배경화면부터 AI와 협업하는 '듀엣 AI'까지 구글의 선도적인 AI 기술이 전시관을 가득 메웠다.
이밖에 구글은 안드로이드가 모바일과 자동차 등을 연결하고, 사진 편집과 글쓰기 등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로 부스를 꾸렸다.
삼성·LG도 AI 기술에 방점
국내 기업들도 AI 역량을 과시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이라는 비전을 공개하고, AI를 활용한 '차원이 다른 경험'을 약속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기술을 넘어 산업계 전반을 재구성하고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하는 AI를 구현하고자 10년 넘게 투자해왔다"며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일상생활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삼성 가우스'를 공개했다. 올해 CES에서 삼성전자는 '삼성 가우스'의 활용 방안을 소개하면서 AI 기반의 연결성을 강조한 '스마트싱스'와 '빅스비'를 선보였다. TV와 가전·모바일 등 신제품에서도 AI 기능을 강화하면서 본격적인 AI 시대를 선언했다.
LG전자도 AI에 방점을 찍기는 마찬가지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전날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AI는 고객 경험을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라며 "우리의 초점은 AI가 실생활에서 어떻게 변화를 일으켜 고객에게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하는지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약 7억개의 LG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며 "여기에는 AI 지원 지능형 센서가 탑재돼 고객의 신체적·정서적 생활패턴을 학습하고 분석하는데 최적"이라고 덧붙였다.
LG이노텍은 지난해보다 2배 커진 규모의 전시관을 꾸리고 AI 혁신 제품과 기술을 공개했다. 올해 새롭게 마련한 AI존에서는 대용량 데이터 분석 처리에 필요한 고부가 반도체용 기판 제품과 공정, 생산 과정을 디지털 전환한 제조혁신 사례를 내보였다.
문혁수 LG이노텍 CEO는 "LG이노텍은 CES 2024에서 지금까지 축적해온 확장성 높은 고부가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모빌리티·AI 분야 혁신 기업임을 글로벌 시장에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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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 yj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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